“25년 한결같이 친환경·유기농업만 고집”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 이천에서 최초로 유기농 인증을 받은 황한수 풀잎농장 대표가 딸기 하우스를 둘러보며 소비자 신뢰를 위한 무농약·유기농 매뉴얼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기농 연구 몰두한 부친 이어
국내 유기농업 선구자
녹비작물-채소류 윤작으로
수량성 높이고 병해충 차단

마켓컬리 납품 ‘판로 안정’
경기친환경급식센터 공급도
귀농·청년농업인 대상 교육 등
유기농업 저변 확대 구슬땀

경기 이천시 호법면 단천리에 위치한 ‘풀잎농장’ 황한수(48) 대표는 25년 동안 오롯이 친환경 유기농업만 고집하며 친환경 채소의 시장경쟁력을 확보해 1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는 전문 유기농사꾼이다.

황 대표는 시설하우스 4만6200㎡(1만4000평·42동)와 노지 1만3200㎡(4000평)에서 100% 친환경·유기농 채소를 재배 생산한다. 현재 신선초·케일·시금치가 주작목이며, 딸기·메론·양파·감자·마늘·피망·로마네스코 브로컬리 등의 다양한 유기농 엽채류와 특수채소를 연중 재배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된 유기농 채소는 품질을 인정받아 농식품 대형 유통업체인 ‘마켓컬리’와 경기도 학교급식 등으로 전량 납품되고 있다.

“군 제대 후 처음부터 친환경·유기농업을 시작했고, 25년 동안 관행농법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어요”

황 대표가 유기농업에 매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부친인 황광남(73)씨다. 농촌진흥청 농업과학원 유기비료연구실장을 지낸 부친은 평생을 유기농업 연구에 몰두한 국내 유기농업 연구의 선구자이다.

황 대표는 군 제대 후 부친의 권유로 1995년부터 이천에서 유기농 채소재배를 시작했다. 3년 동안 끊임없는 노력으로 1997년에 이천시 최초로 유기농 인증을 받았으며, 이듬해 (주)풀무원에 녹즙용 케일을 납품하면서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연중 생산하는 엽채류 재배에 있어 가장 기본은 윤작입니다. 하우스에 한 작물을 계속 심는다면 소득은 조금 늘어날 수 있지만 토양병과 염류집적으로 작물 피해가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작물 재배를 위해 윤작은 필수로 합니다”

황 대표는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부터 윤작 체계를 확실히 지키고 있다. 부친이 연구한 분야도 녹비작물과 채소류의 윤작이었고, 녹비작물과 윤작을 병행하면 채소 수량성도 좋아지고 병해충 제재도 적게 투입돼 생산비 절감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작물 파종·모종 전에 식물성 유박퇴비와 볏짚 등을 투입하고 자체 제조한 미생물 제재와 유황 오일 등도 살포해 병해충 방제와 지력을 증진시켜주고 있다.

특히 볏짚과 산야초 등의 유기물 재료로 혼합해 만든 퇴비차는 영양공급 뿐 아니라 토양개량과 병 발생 억제, 작물 생육촉진 등의 다양한 효과를 보고 있다. 해충 예찰과 방제를 위해 모든 하우스에 방충망과 끈끈이 트랩도 설치했다.

“거래업체와 소비자 신뢰를 위해 무농약·유기농 매뉴얼은 철저히 지키고 있어요. 잦은 병해충 발생으로 어려움도 겪지만 화학제품은 절대 사용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해충을 잡고 잡초를 제거합니다. 물론 힘들지만요”

이러한 노력의 결과,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농식품 유통업체인 ‘마켓컬리’와 지난 2015년 납품 계약을 맺고 해마다 유기농 케일, 신선초, 베이비 시금치, 로마네스코 브로컬리 등의 신선채소를 365일 공급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직매입 구조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함으로써 재고 부담도 덜었다. 업체와 협력관계를 통해 생산량의 60% 이상 납품돼 2016년 이후 전체 매출이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한 양파와 감자·메론·마늘·딸기·피망 등은 경기도친환경급식센터를 통해 도내 학교급식용으로 공급되면서 채소가격 폭락 시에도 매출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황 대표는 유기농 채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한경대학교 농업마이스터 대학에서 친환경채소 과정을 수료했으며, 올해는 친환경 딸기 과정을 밟고 있다. 5년 전 유기농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황 대표는 이천시 대월초등학교 스쿨에코팜 유기농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학생들에게 친환경 농업과 안전 먹거리의 중요성 등을 널리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기농업 저변확대를 위해 올해 경기도농업기술원 경기농업대학 농업강사과를 졸업하고 귀농인과 청년 농업인, 친환경농업인들을 위한 교육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이천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국장까지 맡아 지역의 친환경농업 발전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친환경․유기농업을 통해서도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널리 공급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현장실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 이천시 호법면 이섭대천로29, 010-5426-6989>

이천=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