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호박 키우는 '박과채소의 달인'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박과채소 재배의 달인’인 양재명 한농연의령군연합회 회장이 아내 백철숙 씨와 함께 대형호박 대한민국 기록 경신의 기쁨과 ‘호박마을’ 조성의 꿈을 전하고 있다.

4월 파종 호박 400kg 넘어
국내 기록 319kg 이미 경신
성장 진행 중, 450kg도 내다봐

32년 이어온 수박농사 노하우
하루 2시간씩 정성 쏟은 결실
“호박마을 조성하는 것이 꿈” 

수박 당도 떨어질 땐 ‘100% 리콜’
‘문양수박’ 재부흥·개선도 앞장

경남 의령군에서 무려 400kg대의 대형호박이 생산돼 대한민국 수퍼호박 기록을 경신했다. ‘박과채소 재배의 달인’으로 통하는 양재명(55) 한농연의령군연합회장의 작품이다.

경남 의령군 용덕면의 ‘하늘내린농장’에는 양재명·백철숙 부부가 두 동의 슈퍼호박 비닐하우스에서 초대형 호박을 정성스레 보살피고 있다. 4월 5일 파종하고 25일경 정식한 후 넉 달 보름 넘게 정성들여 키워온 대형호박 7개가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며 결실에 이르렀다.

줄자로 크기를 잰 후 무게를 환산하는 국제적 측정법을 적용할 때 7개 중에서 2개의 대형호박 무게가 400kg대를 넘어섰다. 아직 막바지 성장이 진행 중이라 450kg도 내다보인다. 지난해 전남 영암군에서 생산된 319kg의 수퍼호박 국내최대 기록을 이미 경신했다.

양 회장은 슈퍼호박종자를 미국과 뉴질랜드에서 해외직구로 구매한 후 발아시켜 3~5일 간격으로 영양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퍼호박을 키워냈다. 일반호박 재배에 비해 10배 이상의 노력과 비용이 드는데, 하루 2시간정도의 정성을 지속적으로 쏟아왔다고 한다.

수박, 멜론, 호박, 쌀을 재배하는 양 회장은 ‘박과채소 재배의 달인’으로 통한다. 전국 박과채소 챔피언선발대회에서 2010년 82kg, 2011년 101kg, 2012년 103kg의 호박으로 3년 연속 대상을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2017년에도 163kg의 호박으로 제15회 전국 박과채소 챔피언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26kg의 일반수박으로 제1회 전국 명품수박챔피언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의령 토요애수박축제에서도 5회 이상 대상을 휩쓸었다.

양 회장의 박과채소 재배 노하우는 수박농사에서 비롯됐다. 그는 고등학교 농업과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직후 1988년부터 수박농사를 시작해 32년째 이어왔다. 의령군농업기술센터 수박대학과정 이수와 농촌진흥청 명예연구관 활동 등으로 꾸준히 재배기술을 다져왔다.

올해 1만여개(약50톤)의 수박을 출하했는데, 50%를 직거래로 판매했다. 고품질, 합리적 가격, 택배, 리콜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재구매가 꾸준했다. 섬세한 포장으로 수박을 택배로 안전하게 배송하는 것은 물론, 당도나 식감이 떨어질 경우 100% 리콜을 해주는 ‘신뢰마케팅’으로 차별화를 이뤄냈다. 수박 품질에 자신이 없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수박 표피에 메시지를 새기는 의령 특화 ‘문양수박’의 재부흥과 조각방법 개선도 선도해가고 있다.

접붙이기 과정에서 박 대목만을 사용하는 것이 양 회장의 고품질수박 생산 비결이다. 박 대목에 접을 붙여야 수박의 육질이 아삭아삭하고 부드러우며, 껍질부위까지 높은 당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목이 가진 연작장해의 치명적 단점 때문에 80~90%의 농가가 호박 대목을 사용하는데, 양 회장은 부지런한 윤작과 축적된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해낸다.

양 회장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함께 2008년 수박대목 공동연구 및 시범포 운영을 진행해 좋은 성과를 거뒀고, 이를 계기로 대형호박 재배 공동연구까지 실시하게 됐다.

3년 연속 수퍼호박 전국 챔피언이 된 후에는 농촌진흥청을 통해 다른 농업인들에게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를 전수받은 후배가 지난해 300kg대의 수퍼호박을 생산하자 양 회장은 신선한 자극을 받아 다시금 도전을 재개했고, 결국 꿈의 400kg대를 훌쩍 넘겼다.

영세한 비닐하우스에서 일구어낸 눈부신 성과다. 해외 수퍼호박 재배과정을 유투브 동영상으로 수없이 되돌려보면서 선진기술을 익혔다. 아내 백철숙 씨의 격려와 도움이 큰 힘이 됐다. 차광, 보온, 환기 등이 섬세한 현대화시설이 갖춰진다면 세계기록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양 회장은 ‘호박마을’ 조성을 구상하면서 관상용 호박 재배면적도 확대 중이다. 또한 통상 소비자가 후숙을 시켜먹는 멜론도 생산농장에서 충분이 완숙을 시켜서 택배를 받자마자 쪼개어 높은 당도와 싱싱함을 만끽할 수 있는 생산·유통 시스템으로 전환시켜가고 있다.

양재명 회장은 “박과채소 재배의 메카인 의령군에 관광객들이 사시사철 방문할 수 있는 ‘호박마을’을 조성해 의령농업의 6차산업화를 촉진시키고 싶다”며 “수박과 멜론을 비롯한 의령농특산물의 홍보와 판로 확보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의령=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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