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이어온 감귤사랑…‘감귤은 행복’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어려서부터 부모 농가 도와
감귤만 30여년째 재배
“감귤원 올 때 마음 제일 편해”

조기출하 등 소득만 생각하는
일부 농가모습 안타까워
당도로 당당히 경쟁하길


“어려서부터 감귤농사를 지어서 그런지 감귤나무가 너무 좋습니다.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하고, 농사라는 일이 하나의 노동이기보다는 제 일생의 업이라 생각하니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자식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을 만큼 농사를 짓는 일이 고되고 힘들지만 농사일은 일생의 업이라 생각할 정도로 즐기며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는 강성호(58)씨를 만났다.

지난 1989년 감귤 분야 농업인후계자로 선전된 이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한라봉 2500평, 레드향 700평, 천혜향 700평, 토양피복(타이벡) 감귤 1500평, 노지감귤 1000평 등 감귤만 30여 년째 재배하고 있는 그는 감귤나무를 사랑하고 감귤농사를 즐기는 농민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부모님 밑에서 감귤 농사를 지어온 그는 28세에 처음으로 자신 소유의 노지 감귤밭 2000평을 경영하기 시작해 현재 수준까지 재배면적과 품종을 늘려왔다.
그 전에는 4년 동안 파인애플 농사도 지었지만 비용과 소득 문제로 자연스레 파인애플 농사를 접기도 했다.

감귤 농사를 오랫동안 짓다보니 노하우가 쌓여 다른 농가만큼 농사의 굴곡은 많지 않았으나 10여년 전 한라봉 비닐하우스 1000평 전부가 동해 피해를 입어 수확도 못한 채 폐기하고 한라봉 나무도 동해 피해를 입었을 때가 그에게 있어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그가 아직까지 감귤을 재배하고 있는 것은 감귤 나무에 대한 애정과 즐거움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는 “다들 농사일이 힘들다고 하지만 저는 감귤나무를 키울 때가 가장 행복하고 그 자체가 좋다”며 “돈도 돈이지만 어릴 때부터 농사 외에는 생각은 안 해보고 감귤나무만 계속해서 보고 와서 그런지 감귤원에 올 때 마음이 가장 편안하고 즐겁다”고 얘기했다.

이어 “감귤 밭에 오면 마음이 편하다보니 농사일이 하나의 직업이나 노동이라고 생각되기 보다는 인생의 업으로 생각해 농사일이 만족스럽다”며 “제주에서 감귤은 행복”이라고 덧붙였다.
감귤에 대한 애정이 깊다보니 소득만 생각하는 일부 농가의 모습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그는 “소득 때문에 일부 농가나 상인들이 명절 대목이나 출하기에 앞서 한라봉 등을 조기출하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출하 초기 시장성을 너무 떨어뜨려 열심히 농사를 지은 농가를 비롯해 제주 감귤산업에 피해를 줘 아쉽다”며 “농가들이 스스로 자중하고 자신의 농사에 자신감을 갖고 당도로 당당히 경쟁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한라봉 면적을 줄이고 유라실생 품종으로 전환해 볼까 생각 중”이라며 “나이가 있어 노동력 문제도 있고 소득과 비용을 고려해 면적 조절을 통한 순차적 재배·수확·출하로 감귤 출하를 분산 시키는 노력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아울러, 그는 거점산지유통센터(APC) 등 감귤정책에 대해 “감귤이나 만감류를 농협과 상인에게 출하하는데 대부분의 APC보다 상인을 선호하는 것은 돈 문제보다는 농협 출하 시 한꺼번에 물량이 몰리면 출하가 늦어지기 때문”이라며 “공선회원이 일반적으로 100여명 이상인 곳이 많은 데 집중 출하됐을 경우 선별이나 출하작업이 어렵고 내년 1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과연 얼마나 APC를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 한간에는 우리 물건을 우리가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말들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PC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APC는 출하 이후 모든 과정을 맡겨버리는 것이지만 예전 작목반은 농가가 자신의 물건을 관리해야 돼서 주 52시간 근무 문제로 각 지역에 작목반이 다시 운영되면 많은 농가들이 작목반을 선호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한농연에 대해서는 “한농연 조직이 단결된 모습으로 임원이나 회원 모두 다 같이 잘 살았으면 한다”며 한농연에 대한 화합을 강조했다.

한편 그는 지난달 10일 열린 제15회 제주특별자치도농업경영인대회에서 최고농업경영인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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