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축산 위해 모든 역량 집중”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이덕우 남양주축협 조합장은 수 십 년간 축산업으로 생계를 이어온 도시근교 조합원들의 고충 해결과 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덕우 남양주축협 조합장은 수 십 년간 축산업으로 생계를 이어온 도시근교 조합원들의 고충 해결과 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50년 전부터 터 잡은 축산업
도시화 진행돼도 배려 필요

간이 급이·급수 시설 있어도
적법 축산행위 인정 법 개정을

축분처리 운송 사업비 지원
‘조사료 하치장’ 운영 등 나서

“그린벨트 규제로 벼랑 끝에 내몰린 양축농가들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축산 영위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지역 내 80%가 그린벨트로 묶여 최악의 축산환경 속에서도 수 십 년간 축산업으로 생계를 이어온 농가들의 고충 해결과 제도개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 남양주축협 이덕우(62) 조합장.

‘축산인이 있어야 축협과 축산업이 존재할 수 있다’고 강조한 이 조합장은 “남양주시는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축산농장의 80%가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 있다. ‘개발제한구역 특별조치법 시행규칙’에 따라 그린벨트 안에서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축산업을 영위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축사에 급이·급수 시설이 있으면 불법 건축물로 간주해 축산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조합장은 “아무리 도시화가 진행되더라도 50여년 전부터 터를 잡고 축산업을 해온 농가에 대해선 배려가 필요하다”며 “기존 축사에서 간이 급이·급수 시설을 두는 행위까지는 적법 축산행위로 인정되도록 법 개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미허가축사와 퇴비부숙도 검사제도 의무도입 등으로 지역 축산업 기반은 상실되고 다년간의 단속으로 인한 이행강제금 부과로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검찰에 고발돼 양축농가들이 범법자로 전락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조합장은 이 같은 규제에 맞서 대대로 이어온 양축농가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농식품부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청와대 등에 ‘그린벨트 내 안정 축산 영위를 위한 제도개선’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구책 마련에도 솔선수범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원활한 가축분뇨처리를 위해 농가들에게 가축분뇨처리 암롤 적재함을 지원하고 유기질 비료생산업체 3곳과 가축분뇨 처리 활성화를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암롤 적재함은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56대를 구입해 농가에 지급했다. 이 사업은 양축농가가 매일 농장에서 발생하는 축분을 암롤 적재함에 채워두면 가축분뇨비료 생산업체가 수거한 후 유기질 비료로 재생산해 관내 수도작 농가에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이와 함께 시와 협력사업을 통해 축분처리 운송지원 사업비를 보조받아 농가 비용부담을 줄여주고 퇴비 부숙도 기준 준수를 위한 어려움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남양주시 축산농가는 486농가로 가축두수는 23만300여두이며 지난해 축분처리 신청농가는 90여농가임을 감안 할 때 연간 2만5000톤의 축분을 처리해 관내 축분처리가 100% 가능하다는 것.

이 조합장은 “축분처리는 양축농가들의 가장 큰 현안이자 고충이었는데 이 2개의 사업을 통해 원활한 축분처리 시스템을 갖춰 농가 편의는 물론 민원도 해결할 수 있었다”며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냄새저감과 민원 갈등해소, 농축산업 기반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자연순환농법 활성화로 축산·경종농가간 상생발전 도모는 물론 상수원구역 청정화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료비 절감과 양질의 조사료 확보·공급을 위해 ‘조사료 하치장’을 건립 운영하고, 깨끗한 친환경 축산농장 조성을 위한 ‘방취림 조성사업, 축종별 축산컨설팅 및 가축 순회진료, 공공급식 축산물 육가공사업 등을 통해 농가들의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이밖에 가축질병 방역을 위한 공동방제단 운영과 재해 및 가축질병으로 인한 살처분 피해 조합원 위로금 및 방역약품 지원, 톱밥·유산균 공급, 코로나19 마스크 지원, 조합원 건강검진 및 자녀학자금 지원, 가축 및 농업인안전보험 보조금 지원, 다양한 교육·환원사업 등 조합원 복지향상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조합장은 “저 역시 40여 년 동안 축산업을 해온 양축인이기 때문에 농가들의 고충과 현안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열악한 축산환경이지만 조합원들이 마음 놓고 가축을 사육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고 물심 지원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협동조합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조합장은 군 제대후 1983년부터 낙농업으로 축산에 첫발을 내딛었다. 남양주시 와부읍에서 젖소 20두로 시작해 차츰 두수를 늘려 한때는 1.2톤까지 납유하는 대농이었다.

그러나 우유 파동과 구제역 피해 등으로 낙농을 그만두고 2010년부터 한우로 전환, 현재 80여두의 한우를 일관사육하고 있다. 이 조합장은 농권운동에도 헌신했다. 젊은 시절 지역 4-H활동에 이어 90년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돼 한농연남양주시연합회 사무국장을 하던 때에는 한·칠레 FTA, 수입소고기 수입반대 및 광우병 파동 투쟁 등 최일선에서 활발한 농권운동도 전개했다.

또한 서울우유 대의원과 남양주축협 대의원·이사(3선) 등을 역임하며 협동조합 발전에도 앞장섰다. 이어 2015년 남양주축협 조합장에 첫 당선 된 후 현재까지 2선 조합장으로 지역 축산업 발전에 매진하고 있다.

남양주=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