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우수 후계농업경영인

[한국농어민신문 이우정 기자] 

유선석 한농연강원특별자치도청년분과위원장이 트랙터 앞에서 홍천군 영농 대행 작업단을 운영 중인 영농조합법인 다해드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유선석 한농연강원특별자치도청년분과위원장이 트랙터 앞에서 홍천군 영농 대행 작업단을 운영 중인 영농조합법인 다해드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옥수수조사료·잔가지 파쇄 작업
지역농협과 ‘드론팀’ MOU도

청년농 스마트팜 지원 고집보다 
정착 돕는 실질적인 정책 필요

농사에 가장 중요한 요소 성실함
청년분과 운영 지역 많아졌으면

“스마트팜만 고집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청년농들이 정착하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와 지원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2001년 홍천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4년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된 유선석(41) 한농연강원특별자치도연합회청년분과위원장은 승계 창업농으로, 현재 친환경 벼 9만9173㎡(3만평), 일반 벼 6만6115㎡(2만평) 등 총 16만5289㎡(5만평)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청년농 육성과 지역 상생을 위해 2019년 청년농들을 모아 영농조합법인 다해드림을 설립, 홍천군의 영농대행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다해드림은 현재 옥수수 조사료 사업단과 과수원 잔가지 파쇄작업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농협과 MOU를 맺고 드론팀을 구성, 드론 자격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유선석 위원장은 “영농조합법인 다해드림을 운영하면서 청년농들에게 일자리도 만들어주고 영농 정착을 위한 나름의 노하우도 전달하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청년농들이 지역에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고 지역 농업인들에게 일손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다해드림을 더욱 더 키우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성실함이라고 말한다. 유 위원장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10년 안에 정착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3만3057㎡(1만평)으로 농사를 시작해 16만5289㎡(5만평)까지 확장하고 제대로 기반을 다지는 데까지 1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마저도 그가 꾸준하고 성실하게 움직였기에 가능했다. 

그는 “청년농업인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농 기반 마련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청년농업인 정책에 대해 “스페인, 호주 등 각지를 다녀왔지만, 생각만큼 스마트팜을 하는 곳이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계절이 뚜렷해 효율이 다소 떨어지고 특히 강원도의 경우 겨울철 낮은 온도로 난방비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어마어마한 유지비가 들어 스마트팜을 실시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며 “초기자본이 많이 들어 청년농 한두 명 밖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스마트팜을 고집하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청년농들이 기반을 다지고 정착을 할 수 있는 제도와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현재 농촌에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40대~50대의 경우 청년농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이들이 성장해서 청년농들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정작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농업에 종사하면 누구나 경영비 절감에 대해 고민을 하지만 이는 농사꾼들만의 고민이고 실질적인 정책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강원도는 반값 농자재 제도를 시행하기는 하지만 대농들에게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며 “소농들을 챙기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대농들을 위한 정책도 함께 수반돼야 하며 청년농이 대농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유선석 위원장은 “청년농과 기존 농업인들간 중간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라고 한농연강원특별자치도연합회가 청년분과위원장 자리를 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청년분과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홍천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도 청년분과가 생겨 청년농들이 기존 후계농업경영인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며 농업 발전을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홍천=이우정 기자 leew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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