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소득 확보 방안은 직거래 활성화”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김민호 VIP한라봉농장 대표는 소비자와 신뢰 관계를 통한 직거래 활성화로 농가소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민호 VIP한라봉농장 대표는 소비자와 신뢰 관계를 통한 직거래 활성화로 농가소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가-소비자 신뢰관계 형성 땐
재구매율 높아질 수밖에 없어

감귤·레드향·카라향 등 생산
연간 1역여원 조수익 올려

‘나의 꿈’인 한라봉 이용해 교류
소비자와 소통 카페 만들고 파

“농가 소득을 확보하는 방안은 소비자와의 온라인 등을 활용한 직거래 활성화라 생각합니다. 농가와 소비자간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 재구매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소비자와 농가가 상호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판단됩니다. 아울러, 직거래를 위해 농가에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한 연중 출하구조를 만들어야만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농산물 유통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오프라인을 통한 소비가 주춤하고 네이버스토어, 지자체 운영 농축수산물 온라인 유통 플랫폼, SNS와 라이브커머스 등 온라인 비대면 유통이 크게 늘고 있음을 농가들은 몸소 체험하고 있다.

온라인 비대면 농산물 유통의 확장은 농산물 직거래로 직결됨은 물론 일부에서는 농업과 유튜브를 합성한 신조어 ‘농튜버’가 탄생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상황이다. 눈과 손으로 확인하지 못한 농산물을 산다? 온라인 비대면 농산물 유통의 핵심은 농가와 농산물에 대한 신뢰다.

소비자가 농산물에 대한 믿음을 갖게 만드는 것은 농가의 노력과 소통의 장 마련이라 생각하며, 블로그 등에 농사 과정을 소개하고 체험을 통해 신뢰를 쌓아 생산 농산물 대부분을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는 김민호(54) VIP한라봉농장 대표를 만나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지난 1996년 과수 부문으로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그는 제주 서귀포시 효돈동 일대에서 노지감귤 6611㎡(2000여평), 한라봉 4958㎡(1500여평), 레드향 1983㎡(600여평), 카라향 1322㎡(400여평)를 경영해 연간 1억여원의 조수입을 올리고 있다. 28세라는 젊은 나이에 후계농으로 선정된 그는 26년간 노지감귤과 한라봉 등 감귤류를 중심으로 농사를 지어오고 있다.

그는 “농과 대학을 나와 감귤류 품종 연구를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감귤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연구를 통해 좋은 감귤 품종을 만들어 농가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고 운을 땠다.

감귤 품종에 관심이 많았던 그였듯 일본에서 ‘부지화’를 들여와 제주에서 한라봉을 재배한 선두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1995년도 일본에서 한라봉 품종을 알게 됐다. 맛과 향이 독특해 제주에 도입하면 좋겠다고 생각, 제주에서 선구적으로 한라봉 농장을 시작했다”라며 “한라봉 재배 당시 재배법을 제대로 몰라 생산된 한라봉의 맛이 시고 모양도 이상해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았지만 재배기술이 안정화되고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주 특산품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한라봉을 생산하기는 했지만, 가격이 받쳐주지 않아 이 때부터 직접 소비자들과 교류하면서 판매하는 것이 소득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해 감귤따기 체험과 직거래를 중심으로 농장을 운영했다”며 “처음에는 육지에 있는 지인을 통해 판매를 했고 반응이 좋아 재구매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소비자와 관계 형성을 위해 체험을 하며 즐기라는 의미를 담아 ‘제주탐나는놀이터’ 블러그와 SNS 계정을 개설, 농장 운영과 체험 등에 대한 소개를 업로드하면서 농장과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쌓아갔다.

그는 “블러그와 SNS에 농장 모습을 올리고, 이를 본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과 구매를 하면서 나중에는 믿음이 생겨서인지 재구매가 많았다”며 “지금은 코로나19로 체험 등을 중단해 예전보다 소득이 감소 했지만 코로나가 풀리면 다시 찾는 이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더불어 그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농산물 판매를 많이 한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면 생각 만큼 판매하기 힘들다”며 “블로그를 통해 수확 재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직접체험을 하면서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 결과적으로 재구매 및 소득 증대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귤따기 체험을 왔다가 나중에 가족과 지인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주고, 구매를 해 줄 때 소비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고 이 일이 보람되게 느껴진다”며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농가에서 시기별로 레드향, 천혜향, 카라향, 한라봉, 노지감귤 등 여러 품종을 일년 사이클에 맞춰 생산·출하하는 감귤 연중 출하 구조를 만들어야지 농가 소득도 안정화 되고 지속가능한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한라봉은 나의 꿈으로 이 꿈을 키우기 위해 한라봉을 이용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며 “한라봉차를 소비자와 함께하며 세상살이 얘기도 나누고 소비자와 이웃이 된다는 느낌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9월 제7회 서귀포시후계농업경영인대회 및 최고 후계농업경영인상 시상식에서 최고 후계농업경영인상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서귀포=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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