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1호 벤처농업인…수세미오이 하나로 승부”

[한국농어민신문 윤광진 기자]

▲ 정광환 대표가 수세미오이를 이용해 개발한 발효액, 비누, 샴푸 등 관련 제품을 펼쳐 보였다.

수액·발효액·비누·샴푸 등 
가공제품 만들어 고부가 창출
3년 전부터 온라인 판매 전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1등’도

“6차 산업 경쟁력 강화 등 위해
전국적 협동조합화 추진할 것”

수세미오이 한 품목에 승부를 건 농업경영인이 있어 화제다. 수세미오이를 연구 개발해 차별화 된 기술로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로 도약할 준비를 끝낸, 즉 수세미오이 농사에서 고부가가치 가공을 통한 6차산업화의 토대를 마련한 주인공으로 평가 받고 있다.

대전광역시 동구 삼괴동에서 만난 농업회사법인 마동이의 정광환 대표는 직접 수세미오이 농사를 짓고 수확은 물론 가공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2013년 새농민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몇 년 간 한농연중앙연합회가 주최한 전국으뜸농산물한마당에서 세 차례나 큰 상을 수상했으며, 틈틈이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누비고 다녔다.

2015년 충남농업6차산업센터로부터 인증을 받고(이후 2018년 재 인증) 수세미액, 수세미발효액, 돼지감자분말을 가공해 전국 장터는 물론 지인 소개 등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제가 대전광역시 벤처농업인 1호입니다”라고 밝힌 정광환 대표는 “2000년대 초에 홍마늘을 개발해 크게 각광 받았고 돼지감자 분말이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신바람 났지요. 그러나 여타 업체들이 흑마늘 관련 제품을 잇달아 쏟아내고 돼지감자 또한 유행이 한풀 꺾이면서 내리막길에 접어들게 돼 결국 수세미오이에만 집중했어요.”

정 대표는 수세미오이 사업이 자리 잡힐 무렵, 즉 3년여 전부터 오직 인터넷 온라인 판매에 전념했다. 수세미수액, 수세미발효액, 수세미비누, 수세미 샴푸 등 가공제품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이와 관련 수세미발효액이 G마켓, 옥션, 11번가, 쿠팡,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특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는 1등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명실상부한 6차 산업의 길잡이가 되기 위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판매시스템 및 다양한 제품 개발 등 고부가가치 창출에 눈을 돌렸다.

지난해 1월 시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수세미오이를 원료로 하는 샴푸, 비누, 주방세제, 바디클린저 등을 개발하는 연구과제’ 제안서를 제출해 빛을 보게 됐다.

“수세미비누, 샴푸 등의 제품을 개발하기까지 시행착오가 많았는데, 서원대학교 바이오 코스메틱학과 경기열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수세미 비누와 샴푸 개발을 끝낼 수 있었지요.”

개발한 수세미 비누와 샴푸의 상호를 ‘루파머스’로 정했다는 정 대표는 “인터넷에 루파머스를 검색하면 관련 제품 소식을 접할 수 있다”고 귀뜸했다.

정 대표가 보유한 특허등록 현황은 △발효효율을 높인 수세미오이 발효기 △수세미오이 천연 발효액을 이용한 탈모방지 및 피부연화 기능이 있는 샴푸 제조방법 △향균성을 갖는 수세미 발효액의 제조방법 △수세미외 발효액을 이용한 비누 제조방법 △수세미오이 분말을 이용한 천연 비누 제조방법 등 다수에 이른다.

이를 근거로, 마동이 정 대표는 2019년 1월 22일 충북산학융합본부에서 청주지역에서 고급비누 및 세정제 제품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라파로페 회사와 원료공급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앞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종평 박사팀이 2019년 10월경 마동이의 수세미 발효액을 이용해 ‘프리미엄세정제 및 샴푸 개발을 위한 고기능성 천연물 소재의 성분 연구 및 원료 표준화에 관한 연구’를 과제로 채택해 검사해본 결과, 마동이의 수세미오이 발효액이 항산화 활성도에서 상당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라파로페 측은 정 대표로부터 ‘염증 및 알러지 등에 효과가 있고 화학계면활성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성 천연물 소재’인 수세미오이 원료를 공급 받게 돼 신규 기능성 샴푸 등 제품을 개발하여 내수 및 수출용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정 대표 역시 수세미 원료 공급으로 농가소득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제품 개발 및 유효성분 입증 절차 등에 주력해왔던 정 대표는 “이제 인터넷 판매 등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 개시에 나설 것”이라며 “머지않아 고향인 충남 홍성군 갈산면에 식품가공 사업장을 신축하고 또한 수세미오이를 활용한 6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가격 안정을 위해 수세미오이의 전국적인 협동조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윤광진 기자 yoonk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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