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수확체험 상품화로 억대 매출 달성"

▲ 한농연제주도연합회 감사 김태하 동산농원 대표.

10여년 전 딸기 농사와 인연
체험 중심 운영 "미쳤다" 듣기도

인건비·포장비 등 비용 절감
시장 출하보다 소득 20% 높아
입소문 타고 매년 체험객 늘어
동남아 관광객 300명 방문도


“밭에서 농작물을 재배·수확해 출하한다는 단편적인 농사 인식에서 벗어나 현재 자신이 짓고 있는 농사 자체를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활용해 판로를 다변화하는 등 농업인의 생각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소비자인 고객과 신뢰 관계 형성은 농가 소득 안정화와 농업 발전으로 이어지는 토대입니다.”

한농연제주도연합회 감사인 김태하(59) 동산농원 대표의 말이다.

1990년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 된 이후 시설하우스 딸기에 집중하고 있는 김 대표는 현재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일대에서 딸기 시설하우스 6600여㎡(2000여평)을 관리하고 있다.

김 대표가 처음부터 딸기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다.

제주지역 여느 농가처럼 감귤 등을 주작목으로 하던 김 대표가 시설하우스 딸기 농사와 연을 맺은 것은 10여년 전이다.

특히 딸기 수확을 체험·관광으로 상품화해 지난 200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딸기 수확체험 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간 8000여명이 다녀가 약 2억원 가량의 소득을 올리는 등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김 대표는 “딸기 출하보다 체험을 중심으로 농장을 운영하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미쳤다’는 소리도 들었다”며 “하지만 단편적인 생산과 출하 인식에서 벗어나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당시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단순 생산·출하에서 체험·관광 상품으로 딸기농사를 활용하면서 딸기 유통 판로의 다변화를 꾀했다”며 “체험이 활성화되면서 인건비와 포장비 등 비용이 절감되면서 오히려 시장 출하보다 체험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소득이 주변 농가보다 20% 가량 높았다”고 얘기했다.
이어 “불안정한 시장가격에 상관없이 꾸준하게 소득을 창출 할 수 있어 오히려 농사를 짓기에는 더욱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체험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안정적 소득은 무농약·친환경 재배로 이어져 소비자인 고객과 신뢰 관계를 형성, 입소문을 타면서 매년 20% 정도씩 체험객이 늘고 있다.

김 대표는 “딸기 수확 체험객 중에는 어린이집 유아와 초등학생이 많다”면서 “소득이 안정화 되면서 체험객에게 안전한 딸기를 공급하기 위해 친환경·무농약 재배에 집중하다보니 수확철이 되면 매년 체험을 진행했던 곳에서 사전에 체험을 신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라호텔제주와도 호텔 투숙객을 대상으로 한 체험프로그램을 수년째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딸기 안전성과 상품성을 두고 체험했던 고객들과 신뢰가 쌓여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올해에는 동남아시아 관광객 300여명이 이곳에서 딸기 수확을 체험하고 갔다”며 “한국관광공사에서도 동남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서 주겠다는 입장이라 딸기 농사가 농사이자 해외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수확하고 판매하는 기존 농사 개념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서 새로운 길이 개척된 것”이라며 “6차산업화를 강조하는 지금 농업인의 생각 전환과 소비자와의 신뢰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농촌 체험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해외 관광객 대상 관광 상품화로 앞으로 딸기 체험농장을 찾는 체험객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 추세로 볼 때 2~3년 내 체험객이 1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그에 걸맞는 운영 규모를 확충해 나가는 것이 향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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