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자 가공 판매로 부가 가치 높여”

[한국농어민신문 윤광진 기자] 

친환경 무농약 구기자 600평 
가을 수확 끝나면 전량 직거래

‘담아유’ 영농조합법인 만들어
구증구포 티백·분말 등 가공
쇼핑몰 위주 전국으로 판매

“힘든 농사일 따라준 가족 감사”

청양군 운곡면 제2농공단지 내 창업보육센터에서 선식 제조 작업 중인 최문갑 대표.
청양군 운곡면 제2농공단지 내 창업보육센터에서 선식 제조 작업 중인 최문갑 대표.

‘화려한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있다. 임인년 새해 벽두, 충남 청양군 대치면 가파로에서 친환경 구기자 시설농사에 종사하고 있는 최문갑 전 한농연충남도연합회 사업부회장을 만났다.

그의 한 해 계획과 지난날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골 산골에서 전국 소비자를 온라인으로 만나고 있었다. 단순 생산에 그치지 않고, 가공·온라인 판매 등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6차 산업에 뛰어 든 그의 모습은 아름다워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평소 존경하고 사랑했던 선대부인(돌아가신 최 부회장 어머니)과 헤어져야 했던 최 부회장. 선대부인과의 이별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새해 벽두 그의 얼굴에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도전 및 야무진 계획이 드러나 보였다.

“그동안은 구기자 생산에만 전념했어요. 시설하우스 600평에서 친환경 무농약 구기자를 생산해 국내 모 업체 및 개인 도매상에 전량 직거래(구기자 원물) 했어요.”

최 부회장 말대로, 가을 수확이 끝나면 그의 영농활동은 끝난 셈이다. 한 방(?)에 전량 직거래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8월 새로운 길을 걸었다. 군내 4명의 구기자 생산농가와 함께 ‘담아유’라는 영농조합법인을 조직해 대표를 맡았다. 코로나19 시대에 적응해야 했으며, 또한 고부가가치 창출 도모에 나선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전환했다. 최상의 구기자를 생산,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게 최고급 안전 구기자를 수확하게 된다.

올부터는 업체와의 직거래는 접고, 개인 도매 직거래(구기자 원물)와 인터넷 판매(구기자 가공품)로 양분, 구기자 시장 장악에 나선다. 한때는 농한기였던 요즘, 최 대표는 청양군이 조성한 운곡면 제2농공단지 내 창업보육센터 에서 바쁜 하루일과를 보내고 있다.

법인 회원이 생산한 구기자는 구증구포 티백, 분말로 가공하고, 천마는 분말 제품화 및 향후 진액 생산 계획까지 갖고 있다. 뽕잎·잔대 잎·밤·보리·귀리 등 10가지가 들어간 선식 가공품 그리고 찰누룽지(찹쌀·멥쌀)가 칠갑마루, 네이버, 쿠팡 등에서 절찬리 판매되고 있다. 올부터는 아마존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09년 구기자 친환경인증을 받은 최 대표는 지난해 청양군 구기자생산자연합사업단 사무국장직에 자원하여 연합사업단을 이끌고 있다. 촌음을 아껴가며 청양군 보조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을 조율하고, 농가이익 대변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이처럼 최 대표의 화려한 변신과는 달리, 이전에는 농민운동을 한 농민단체 활동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젊어서 10여년 간의 4-H 활동을 통해 농촌의 어려움과 농민의 아픔을 처음 접한 이후, 1983년 본격적인 영농활동을 시작해 1988년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되면서 농민운동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농연청양군연합회장과 한농연충남도연합회 사업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가을 벼 수확기에 쌀값 보장을 요구하는 농민집회 등 위기 및 도탄에 빠진 농업·농업인 살리기 위한 농민집회에 빠지지 않고 참가했으며, 농업인의 목소리 대변에도 앞장섰다.

“2014년 농협청양군지부에 볏가마를 쌓았어요. 쌀값 보전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함이었지요.”

최 부회장은 여러 날에 걸친 적재 시위로 5억원의 쌀값 보전액을 확보, 농가에 톤백 및 40㎏ 마대자루를 지원하는 성과를 도출했다. 또 한농연의 자립도 확립을 위해 공동사업을 펼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부직포와 식물영양제 등 농가가 꼭 필요한 영농자재를 공동으로 구입·공급했는데, 농업경영인 등 농가들은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또 한농연은 재정적 수입을 거두는 일석이조 효과를 낳게 한 장본인이다.

이제 최 대표는 올해 ‘담아유’ 법인 활성화에 올인 할 계획이다. 가급적 오프라인 판매는 지양하고, 쇼핑몰 위주로 전국 소비자의 구매손길을 끌어낼 생각이다.

끝으로 최문갑 대표는 “가정이 화목해야 농사일도 잘할 수 있어요. 그동안 힘든 농사일에 불평 없이 묵묵히 따라주고, 선비(돌아가신 최 대표 어머니) 생전에 효부노릇해 준 부인 임영신 여사와 농촌산골 생활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자라 어엿한 성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1남 2녀의 자녀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청양=윤광진 기자 yoonk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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