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수박 잘 나가야 육묘농사도 빛나”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주재필 함안군 광일육묘장 대표가 아내 손명화 씨와 함께 수박모종을 들고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는 올해 한농연함안군연합회 회장을 맡아 수박농가 코로나19 시련 극복을 위한 활동에 동분서주해 왔다.
주재필 함안군 광일육묘장 대표가 아내 손명화 씨와 함께 수박모종을 들고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는 올해 한농연함안군연합회 회장을 맡아 수박농가 코로나19 시련 극복을 위한 활동에 동분서주해 왔다.

마을사업 계기 육묘 뛰어들어
수차례 시련에도 포기 몰라
현대화된 육묘시스템 구축
안정 생산·탄탄한 판로 확보

“농민들의 든든한 동반자 될 것”

“수박농사를 짓다가 마을사업으로 참여해 시작했던 육묘가 어느덧 주업이 되어 큰 보람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함안수박 농사가 잘되고 제값을 받아야 저의 육묘 농사도 빛을 발합니다. 함안수박 등 시설원예농업을 선도하는 농민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겨울 작기 시설수박이 가장 먼저 출하되는 경남 함안군 군북면 월촌리 들판. 이곳 선도 농업경영인으로 손꼽히는 주재필(62) 광일육묘장 대표는 이와 같이 피력했다.

이곳 함안군 월촌리 들판은 시설수박 촉성재배가 특화돼 있다. 12월에서 1월 말까지 전국에 유통되는 겨울수박의 무려 60~70% 정도가 이곳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수박 ‘접목재배’의 역사를 써내려가며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이곳 수박농가의 탁월한 기술력이 기름진 강변 사질토, 그리고 풍부한 일조량과 지속적으로 결합해온 결과라고 한다.

주 대표는 1만560㎡(3200평) 규모의 현대화된 육묘장을 경영하며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수박 모종이다. 씨 없는 수박과 칼라수박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박 모종을 생산해 농가에 공급하며 함안수박을 선도해왔다. 멜론, 참외, 고추, 배추, 벼 육묘도 한다.

특히 온습도 자동조절과 LED등으로 생육 초기 최적의 육묘조건을 충족시키는 현대식 접목 활착실을 갖췄다. 아내 손명화(57) 씨와 함께 숙련된 일꾼들을 확보해 섬세하면서 안정적인 원예작물 육묘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은 다른 시도에서까지 원거리 주문이 잇따른다.

그러나 주 회장도 지금의 탄탄한 육묘장을 구축하기까지 제법 굴곡진 시련을 겪었다. 그는 대나무로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사용하던 1985년경 젊은 나이에 3년간 수박작목반 총무를 맡기도 했지만, 농사가 힘겨워 도시로 떠나갔다. 그러나 번창하던 제조업이 1992년 예기치 못한 일로 부도를 맞게 되면서 그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수박농사를 짓게 됐다. 

1998년 시설원예로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되면서 재기의 발판을 착실히 마련했다. 농촌체험마을 사무국장을 11년, 마을 이장을 6년 동안 맡기도 했다. 그러던 중 마을사업이 계기가 되어 수박 육묘에 뛰어들었고, 나중에는 아예 육묘장을 직접 운영하게 됐다.

그러나 단동형의 열악했던 육묘장은 2017년 53만주의 모종을 병해로 폐기시키는 큰 시련을 또다시 안겼다. 수습이 막막해 우울증에 시달리기까지 했으나, 그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기어이 현대화된 육묘시스템을 구축했고, 안정적인 생산과 탄탄한 판로를 확보하게 됐다.

두 번의 큰 시련에서 자신을 다시 일어서게 도와준 고향과 동료 농업경영인과 지역사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자 주 대표는 올해부터 한농연함안군연합회 회장을 맡게 됐다.

회장을 맡자마자 그동안 주 대표를 많이 도와주었던 지역의 수박농가들에게 큰 시련이 찾아왔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인해 겨울수박 소비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판로가 끊겨 수박가격이 폭락했던 것이다.

그는 한농연함안군연합회 회장으로서 함안군 겨울수박농가의 처절한 상황을 함안군과 경남도는 물론, 정부와 정치권과 소비자에 호소하면서 다각적인 소비촉진활동 지원과 재난지원금 지급을 견인해냈다. 또한 1작에서 실패한 수박농가들이 2작, 3작에서 손실을 만회할 수 있도록 수박육묘에 각별한 정성을 쏟아 수박 모종을 적기에 활발히 공급해냈다.

주 대표는 “지역의 농민들이 함께 더불어 잘 사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수박농사에서 육묘농사에 뛰어들었고,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한농연을 통해 다양한 농정활동으로 농사의 영역을 넓히게 됐다”며 “농업·농촌과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더욱 신명을 바쳐 일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전국 최고의 수박 주산지이자 시설원예의 메카인 함안군의 농업이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시련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함안 농업계의 역량 결집과 새로운 비전 제시를 위해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함안=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