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우수 후계농업경영인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달걀 택배 직거래시대를 열고 경남 최초의 신선란 홍콩 수출 길을 개척한 문국동(57) 금포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아내 김민성(52) 씨와 함께 ‘알부자집’ 명품 달걀과 선물세트를 들고 있다.
달걀 택배 직거래시대를 열고 경남 최초의 신선란 홍콩 수출 길을 개척한 문국동(57) 금포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아내 김민성(52) 씨와 함께 ‘알부자집’ 명품 달걀과 선물세트를 들고 있다.

‘알부자집’ 무항생제 명품 달걀 
입소문 타고 전국으로 직거래
‘한인홍’ 매장 통해 홍콩 진출도 

진주시 문국동(57) 금포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경남 최초의 신선란 홍콩 수출 길을 개척한 후계농업경영인이다. ‘알부자집’ 무항생제 명품 달걀로 로컬푸드매장에서 입소문을 얻고, 전국 택배 직거래를 안착시키고, 달걀 선물 세트를 확산시킨 저력을 수출에도 드러내 박수를 받았다.

문 대표는 지난 2월 28일 11톤, 3400만원 상당의 신선란을 저온 컨테이너에 선적해 홍콩으로 보냈다. 진주시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경남지역본부와 함께 3월 1일부터 17일까지 홍콩에서 개최한 진주시 우수농산물 농산물 특판전에서 이 달걀은 딸기, 배, 버섯 등의 진주 신선농산물과 함께 호평을 받았다. 이후 재주문이 이어져 후속 수출을 준비 중이다.

홍콩의 신선란 수입은 2022년 기준 중국 본토 54.7%, 일본 24.9%, 미국 8.8% 순이었다. 한국은 0.3%로 저조했다. 작년 중국에 AI가 퍼지고 일본에서도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자 청정 국가인 한국 신선란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마침 2023년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를 방문한 해외 바이어의 발길을 진주시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금포영농조합법인 산란계 농장으로 이끌었는데, 수출협약 체결로 이어져 올해 홍콩의 ‘한인홍’ 37개 매장을 통해 판매하게 됐다.

금포영농조합법인의 우수한 달걀 품질, 쾌적한 축사환경, 철저한 방역시스템, 신뢰 높은 생산과정, 체계적 유통시스템이 바이어를 사로잡아 경남 최초의 식용란 수출 길을 개척한 것이다.
 

금포영농조합법인의 신선란 홍콩 수출 선적식. 문국동 대표가 조해숙 진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노현기 경남도 농식품유통과장 등과 함께 현수막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금포영농조합법인의 양계시설은 매우 쾌적하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지정받았다. 차단방역도 철저하다. 전국 최초로 자동방역시스템을 도입했다. 축사 곳곳에 설치된 자동 안개 분무기를 통해 이중 삼중의 방역이 이뤄진다. 야생조류 진입 차단을 위해 레이저 조류퇴치기도 일찍이 설치됐다. 이에 힘입어 AI 등의 가축전염병 발생이 전혀 없었다.

문 대표는 천연암반수에서 뽑아 올린 깨끗한 물을 닭에게 먹인다. 생균제도 급여해 사료효율을 높이고 분뇨 악취를 저감시켰다. 무항생제축산물 인증과 축산물 HACCP 인증을 받은 이곳 달걀은 ‘알부자집’이라는 브랜드의 고품질 계란으로 진주시 로컬푸드매장에서 입소문을 탔다.

특히 2019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이 개최한 ‘제10회 국가인증농식품 명품대회’에서 출품된 우수농축특산물 202점 중 영예의 최우수 명품에 선정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문 대표는 철저한 달걀 품질관리와 함께 유통 혁신에도 남다른 도전 정신을 불태웠다. 그는 중간상인의 과도한 횡포에 휘둘리지 않도록 택배를 통한 직거래 확대에 골몰했다. 깨지기 쉬운 생계란 택배가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으나, 끈질기게 해법을 찾았다.

 

달걀 포장재 몇 차례 진화 거듭2020년 거래건수 1만건 돌파

당일 생산된 달걀이 안전하게 배송될 수 있도록 포장재를 개량한 끝에 택배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당일 생산된 달걀이 안전하게 배송될 수 있도록 포장재를 개량한 끝에 택배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전국 달걀 택배 포장재 대부분을 끌어 모아 장단점을 분석하고 포장방법에 창의적인 변화를 꾸준히 시도했다. 배송 받은 달걀 중에서 깨진 달걀이 있다는 소비자의 전화를 받으면 즉시 동일한 새 달걀 상품을 무료로 보내주며 신뢰를 다지고, 보완책을 더욱 치열히 모색했다.

당일 생산 당일 배송으로 신선도를 높여가고, 달걀 포장재가 몇 차례의 진화를 거듭하며 안정화되자, 2018년 3000건으로 시작했던 택배 거래는 2020년 1만건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거래 확산 분위기가 기회로 작용, 준비가 한발 앞섰던 문 대표는 대박을 터뜨렸다. 나아가 그는 달걀 명절선물 세트와 행사 답례품 애용도 확산시켰다.
 

산란계 마릿수 총 24만수지난해 달걀 매출 73억 달해

문 대표는 2000년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돼 3만6000수로 양계를 시작했는데, 금포영농조합법인의 산란계는 어느덧 24만수에 달한다. 지난 2023년 기준 약 73억원의 달걀 매출을 올렸는데, 직거래 택배 매출이 무려 35억원이나 된다. 직거래망도 택배비 지원을 받으며 초창기 성장 발판을 다져온 진주시농특산물쇼핑몰 ‘진주드림’뿐만 아니라 쿠팡, 신세계몰, 네이버몰, 우체국쇼핑몰 등으로 다양해졌다. 우체국 택배만 사용하는데, 택배비만 연간 4억원이 넘는다.

문 대표는 “택배 직거래와 매장 직배송 비중이 높지만, 아직도 20% 정도의 물량은 달걀 수집상인의 손을 빌리는데, 홍콩 수출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경남도로부터 ‘자랑스런 농어업인상(자립경영부문)’을 받기도 한 문 대표는 “안정적 궤도에 오른 가정용 신선란 직거래 외에도 향후 구운 달걀과 업소용 계란을 상품화하는 한편, 진주시와 함께 ‘산란계 분뇨 가공상품화 시범사업’으로 야심 찬 도전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진주=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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