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공존하는 농사 짓기 앞장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 송치훈 씨는 제수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한우를 사육하며 감귤, 감자와 무 등도 함께 재배하고 있다.

월동무·당근 친환경재배
한우 키우면서 ‘순환농업’ 실천
자체적으로 거름 만들어
지력 높이고 비료·사료비 절감

생드르영농조합·한살림 통해
판로 걱정 덜고 소득 안정
“힘들어도 언젠가 다 돌아올 것”


“자연 순리에 맞춰 농사를 짓고 가급적 자연공해를 줄여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최고의 농업이라 생각합니다. 순환농법을 활용한 친환경 농업이 때로는 힘든 일이지만 언젠가는 우리에게 다 돌아올 것입니다.”

순환농법을 활용한 친환경 농사와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송치훈(51)씨를 만났다.

지난 1993년 축산 분야 농업인후계자로 선정된 그는 현재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한우 100여 마리를 사육하는 한우농가로 천혜향과 레드향 등 무농약 만감류 비닐하우스 5940㎡(1800평), 무농약 노지감귤 6600㎡(2000평), 무농약 감자 3만3000㎡(1만평), 무농약 무 1만9800㎡(6000평)도 함께 경영하고 있다.

30대에 축산업을 시작한 그는 상황적 여건의 어려움으로 축사를 처분하고 일반 직장 생활을 하다 지난 2003년 친환경 농업으로 농사일에 다시 복귀했다. 복귀 후 3년간 친환경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비료의 한계, 토양 지력의 한계로 친환경 농업을 지속하기 위한 방안을 찾다가 축산퇴비를 활용한 순환농업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지난 2006년 접었던 축산업을 다시 시작했다.

수확을 마무리 한 농지에서 목초를 재배하고 이를 소 먹이로 사용한 뒤 다시 거름으로 농지에 뿌리는 방법이 비료와 지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라 판단한 이후 지금까지 순환농법을 활용한 친환경 재배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월동무와 당근을 친환경 농업으로 시작해 한우와 함께 지금까지 하고 있다”며 “한우는 다시 시작한 만큼 뒤처지지 않기 위해 육질과 육량 개량에 몰두해 외부 입식 없이 자가 수정·생산과 비육을 하고 1+ 이하가 없을 정도로 등급이 좋아 자부심이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친환경 농업은 2003년도 생드르영농조합을 통해 첫 발을 딛었는데 친환경 농업이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들어 남들은 기피하지만 품목을 연구하고 생산하면 부가가치로 연결돼 농가 소득으로써 괜찮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환경 농업은 비용과 생산량 차원에서 확실히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축산을 통해 자체적으로 거름을 만들고 밭에 깔면 지력 향상 효과가 높아 비료 사용량이 줄어 비용을 절감하고 목초로 사료비도 줄어 경영비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며 “농업으로 일어서기 위해서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계화 작업이 가능한 형태로 농사를 짓고 순환농법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높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그렇다고 모두에게 순환농법이 맞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며 “농업과 농법의 형태와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주변 얘기에 휩쓸리지 않고 농가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적용하면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순환농법을 활용해 친환경 농사를 짓는 그에게도 큰 걸림돌은 판로였다. 아무리 친환경적으로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도 팔 곳이 없으면 난감한 일. 그는 생드르영농조합과 한살림이란 조직을 통해 이를 해결해 나갔다.

그는 “친환경 농사를 지으면서 거래처를 뚫지 못하면 저장고에 보관하다 폐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것도 농업의 한 과정이라 생각하지만 농가는 생산에 열중하고 영농법인은 좋은 가격에 농산물을 팔려고 노력하면 농가 소득이 올라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생산자 조직과 소비자조직간 협조체계가 형성·유지되면서 조직과 농가 간 생산 및 판매 안정화와 규모화를 이뤄내 실제 농가 소득 증대와 경영 안정화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환경 농업을 강조하는 그는 농업의 의미에 대해 “자연 순리에 맞춰 농사를 짓고 가급적 자연공해를 줄이는 것이 농민으로서 농업의 과제”라며 “농업은 안정적 생산과 연구를 거듭하면 언젠가 소득으로 돌아와 순환농업이 힘들지만 마음을 더 굳건히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어찌됐든 땅이든 식물이든 요구하는 것을 공급하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농업이 최고의 농업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농업정책에 대해서는 “농가와 행정이 서로 맞춰가는 정책수립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정책이 다 나쁜 것이 아니고 왜 시행하는지 농가도 생각하고 행정도 농가 입장을 이해하고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며 “순환농법을 활용한 친환경 재배로 제주농업과 환경보전에 일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제15회 제주특별자치도농업경영인대회에서 최고농업경영인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서귀포=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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