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맞춤 생산’ 침체된 감 농업 활로 제시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감농업마이스터로 통하는 유용석 산청군 청감농원 대표가 자신의 단감 과수원 앞에서 명품 단감과 고종시로 만든 감말랭이를 들고 있다.
감농업마이스터로 통하는 유용석 산청군 청감농원 대표가 자신의 단감 과수원 앞에서 명품 단감과 고종시로 만든 감말랭이를 들고 있다.

지리산 자락서 명품 단감
고종시 감말랭이 생산·유통

‘마이스터 부부’ 과학영농 정착
신품종 비율 30%까지 늘려

70% 이상 소비자와 택배 거래
맛·신선도 좋아 재구매율 ‘쑥’

유용석 경남 산청군 청감농원 대표(62세)는 ‘감농업마이스터’로 통한다.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 출신의 선도농업경영인답게 지리산자락에서 고품질 명품 단감과 고종시 감말랭이를 고객 맞춤형으로 생산·유통하면서 침체된 감 농업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하고 있다.

유 대표는 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최고농업경영자과정에 이어 경남농업기술원에서 운영하는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 단감재배의 기본기를 다지고 혁신기술을 습득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유통 수요에 맞춰 작기마다 큰 단감과 작은 단감을 적정한 량으로 조절해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달인’이 됐다. 

3만3000㎡(1만평) 1300주에 달하는 청감농원의 단감나무는 통풍이 잘되고 햇볕이 나뭇잎 곳곳에 잘 닿도록 수형이 세심하게 잡혀져 있다. 밀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병해충이 적게 발생하면서 친환경재배가 용이하다. 또한 고소작업차, 승용예취기, 스프링클러 등도 도입해 단감재배 기계화율도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품종도 조중생종 신품종 비율을 30%로 늘리고, 오래된 만생종 ‘부유’ 품종비율을 70% 이하로 줄였다. 만생종 ‘부유’ 재배비율이 90%이상이나 되면서 수확기 홍수출하로 고질적인 가격폭락 및 인력난에 시달리는 다른 단감농가들과 확연히 대조된다.

청감농원은 경남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로부터 신품종 단감 재배농가로도 지정돼 있다. 이에 ‘감누리’에 이어 ‘올누리’ 등 경남도 육성 조생종 신품종 단감 품종도 발 빠르게 도입된다. 또 단감나무는 품종 갱신에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지만, 유 대표는 접붙이기를 통해 가지를 갱신함으로써 조생종 신품종 도입에 필요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조생종 단감 재배비율이 증가하다보니 수확기 인력 투입이 분산될뿐더러, 숙련도 높은 단감수확인력을 조기에 확보해 만생종 수확기까지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유 대표는 단감 외에도 1만6500㎡(5000평)의 과수원에 ‘고종시’ 품종의 떫은 감도 재배해 ‘황금 감말랭이’로 가공, 연중 판매한다. 산청군에는 도넛 모양의 ‘지리산산청곶감’이 유명하지만 유 대표는 소비자들의 연중 선호도가 곶감보다 높은 감말랭이 가공·유통을 택했다.

감말랭이는 쫀득쫀득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 재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핵심 비결이다. 유 대표는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 강사로 만난 전국 각지의 감전문가들을 다시금 찾아다니면서 배움을 이어갔다. 그 결과 단감 재배 및 수확 후 저장·유통 기술은 물론, 고종시 재배와 ‘황금 감말랭이’ 가공 및 포장·저장·유통 비법까지 터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에 힘입어 청감농원은 2020년 전국과일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청감농원의 단감과 감말랭이는 70% 이상 인터넷쇼핑몰과 전화주문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택배로 보내진다. 탁월한 당도와 맛과 신선도와 품질이 보장돼 재구매율이 매우 높다.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상위랭킹을 유지한다. 소비자들의 후기를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개선사항은 마케팅에 즉각 반영한다. 택배 물량이 많아 송장도 직접 출력·부착해 빨리 보낸다. 

유용석 대표에 이어 아내 옥옥남(60) 씨도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을 통해 ‘감농업마이스터’로 성장했는데, 단감과 감말랭이 생산 및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세심한 힘을 보태고 있다. 

유 대표는 “방치된 단감 과수원을 인수했던 옛날에는 ‘병해충 종합병동’을 방불케 했으나,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의 배움이 결정적 계기가 되어 과학영농을 정착시켰다”면서 “고종시 재배와 감말랭이 가공·판매까지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단감이든 떫은 감이든 감 농업은 사양길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역경을 순경으로 일구어가는 희망의 감농업마이스터 부부가 됐다”며 “최근엔 아들도 불러들여 감 농사로 청년후계농업경영인의 길을 걷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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