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이자 인생…농사가 내 천직”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정창호 한농연제주시조천읍회 감사는 농업을 자신의 인생이자 천직으로 여기며 묵묵히 농업·농촌을 지키고 있다.
정창호 한농연제주시조천읍회 감사는 농업을 자신의 인생이자 천직으로 여기며 묵묵히 농업·농촌을 지키고 있다.

감귤류·콩·양파 등 밭작물 3만평
연 평균 조수입 2억원 올려

생산·경영비가 조수입의 절반
기계화율 높여야 줄일 수 있어
임대·대행 지원 사업 개선 기대

제주도농업경영인 ‘최우수상’도

“어릴 때부터 농사를 짓고 살아오면서 농사일로 크게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 한마디로 농사가 제 천직임 셈입니다.”

현재 농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농민들이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함께 농사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힘든 농사일을 포기하고 다른 분야에 뛰어들기도 하지만, 여전히 농민 대다수가 어릴 적 시작한 농사일을 지금까지 이어간다. 농업 종사기간이 긴만큼 그들의 농사 노하우는 큰 자산이며, 그들은 농업을 자신의 인생이자, 천직으로 여기며 농업·농촌을 지켜가고 있다.

농사를 천직이라 여기며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일대에서 감귤류와 콩, 양파 등 밭작물을 재배하는 정창호(61) 한농연제주시연합회 조천읍회 감사를 만나 농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1998년 복합영농 부문으로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그는 한라봉 800평, 레드향 800평 등 만감류 시설하우스 1600평과 노지감귤 2000평, 마늘·양파·무·콩·보리 등 밭작물 3만평을 경영, 연 평균 2억원의 조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다가 10년 정도 농산물 유통을 하던 중 다시 농업으로 돌아왔다”며 “후계농에 선정 된 이후 감자와 콩 5만평 등 본격적인 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얘기를 시작했다.

이어 “농산물 가격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데 인건비 등 생산비와 경영비가 올라 걱정”이라며 “그래도 예전보다 농사를 지으면 생산량이 많이 늘어 농사를 유지하고 있지만 생산비가 계속해서 올라가면 농민들은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또한 그는 “조수입의 50%가 생산비와 경영비로 들어간다”며 농가 생산·경영비 절감을 위한 방안 마련이 절실함을 얘기했다. 특히 “무엇보다 농촌이 고령화 되면서 농사를 지을 인력도 없고 인건비도 상승해 인부를 찾기도 힘들다”며 “농사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제주도 기계화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기계가 비싸서 농가 개별 구입은 엄두가 나지 않지만, 기술센터와 농협에서 농기계를 임대해주거나 대행해주는 사업이 있어 농가에는 다행”이라며 “빌리는 사람도 많고 임대장소까지 거리가 멀어 불편한 점은 있지만 차차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건비 등 생산비 절감을 위해 기계화가 필수가 되는 만큼 아람콩 등 기계화에 적합한 품종이 농가에 보급돼야 한다”며 “지금은 콩·양파, 무·호박 등 이모작 형태로 농사를 짓는데 앞선 작목으로 뒷그루작목 인건비를 대고, 뒷그루작목 수익이 농가 소득이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비 증가다 뭐다 농사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껏 농사를 지어서 자녀들을 다 키웠고 어릴 때부터 해오던 일이라 농업 자체가 나의 일상이고 인생이 되어버렸다”며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없지만 농사일을 하면서 크게 힘들다고 느껴본적이 없어 농사가 저의 천직이라 생각된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앞으로 10년 정도 특별한 것 없이 지금처럼 농사를 지을 생각”이라며 “그 이후에는 이제까지 고생한 아내와 즐기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열린 제16회 제주특별자치도농업경영인대회에서 최고농업경영인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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