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간 우직하게 외길 '한우 장인'

[한국농어민신문 최상기 기자]

▲ 전주석 한농연담양군연합회장은 한우 사육과 수도작, 청보리 농사를 지으며 매년 2억원 가량을 수익을 올리고 있다.

중학생 때 취미로 염소 기르다 
송아지 5마리로 한우 사육 시작
한우 200두 까지 늘어난 지금 
수도작 등 매년 수입 2억 올려

"시장동향 파악·조기비육 중요
28~30개월 출하때 이윤 극대화"


축산업 현장 일선에서 35년째 우수품종 한우를 농가에 보급하고, 축산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선도자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경영마인드로 축산업계에서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전주석(55) 한농연담양군연합회장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한우 200두, 수도작 6만6115m2(2만평), 청보리 13만2231m2(4만평)을 지으며 매년 2억원 가량의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는 전주석 회장은 축산업 외길 40년차인 한우 ‘장인’이다. 취재를 위해 찾은 축사, 소와 교감하고, 소들이 보내는 시그널을 읽어내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달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중학교 재학 시절 때부터 가축을 기르기 시작한 전 회장은 당시 취미로 집 뒷마당 대밭에 죽순 껍데기를 팔아 염소를 키웠다. 한 마리, 두 마리 사서 키우던 것이 어느덧 80마리가 됐을 쯤, 시장에서 송아지 가격이 떨어진 것을 보고 염소를 팔아 송아지 5마리를 구입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한우 사육을 시작을 한 그는 소와 동고동락하며 한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수입농정이 본격화되면서 경영적자가 이어지자 우는 심정으로 기르던 소를 팔고 1983년 군 입대를 하게 됐다. 군 제대 후 잠시 방황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전 회장은 지인의 소개로 지역축협에서 사료배달을 시작했다.

농가에서 소를 접하게 된 그는 한우가 주는 매력에 다시 이끌림을 받았다. 이후 다시 축산업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품고 소를 배달하는 용달업을 시작, 새벽 2시에 일어나 전국으로 소를 운송하며 밤낮없이 일했다. 그렇게 고생해서 번 돈으로 다시 소를 구입하기 시작했고, 1년 만에 30~40마리로 불어났다. 2000년도까지 5년간 운송업을 하며 사들인 소만 60~70두, 기존의 구형축사가 가득 찰 정도로 많아졌다. 

더 이상 구형축사에 소를 수용할 수 없게 된 전 회장은 2만3140m2(7000평) 부지에 신형축사를 지었다. 현대화 시설로 증축을 하던 시기, 때 마침 300만원하던 암송아지가 30~40만원까지 폭락하자 전 회장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번식우 100여두를 사들였다.

“소 값이 떨어질 때도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더 떨어질 것을 미리 예상하고 파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기다리면서 잘 키우면 결국엔 돈이 되거든요.”

전 회장은 한우로 성공하는 농가가 되기 위해선 시장을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금도 시장동향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현장의 분위기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7~8개월령, 몸무게 270~280kg의 송아지 적정가격은 300만 원선으로 봅니다. 250만 원 정도로 가격이 떨어졌을 때 구입하면 돈이 되는 것이죠.”

경험을 통해 본인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출하는 28개월~30개월 사이 760~780kg에 출하했을 때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전 회장은 사육 33개월에 출하하는 농가도 있지만 3개월이면 사료 값이 엄청나기 때문에 빨리 회전 시키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30~40만원에 구입했던 100여 마리의 소들을 높은 가격에 판매했고, 40마리를 한꺼번에 출하해 3억 원이라는 목돈이 들어온 날도 있었다.

또 소를 잘 키우는 비결중 하나는 조기비육이다. “소도 사람하과 똑같습니다. 어렸을 때 잘먹고 잘 자야 성인이 돼서도 건강하듯 소도 송아지 시기 철저하게 관리해야 잔병치례 없이 잘 클 수 있습니다.”

중송아지 때까지 사료를 적게 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는 어린 송아지 때부터 자율급여에 들어간다.

전 회장은 최근 경영비 절감을 위해 농가에서 많이 실시하는 자가 배합사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확한 지식 없이 자가 배합을 해 급여를 할 경우 훨씬 손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경력이 적은 한우농가의 경우 전문가들이 연구해 제품화 한 시중 배합사료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전 회장은 번식우 친환경 방목사육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앞으로 동물복지형 친환경 축산이 확대 될 것입니다. 시장개방화 시대에 농가경쟁력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전주석 회장은 마지막으로 “농업 뿐 만 아니라 모든 것이 위기인 시기라고 말 하지만 우리 농업인들은 위기 속에서도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농업·농촌을 잘 지켜왔다”며 “이제 한농연이 농업인들의 권익향상에 앞장서야 할 시대적 사명을 갖고 이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담양=최상기·김종은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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