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우수후계농업경영인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정태식 마산국화축제위원회 사무국장이 아내 박계련 씨와 함께 국화재배 온실을 살피고 있다.
정태식 마산국화축제위원회 사무국장이 아내 박계련 씨와 함께 국화재배 온실을 살피고 있다.

농가 자발적으로 시작, 올해 23회
열흘 동안 70만 명 가까이 찾아

30여년 국화농사, 1회부터 참여
최근 4년 사무국장 맡은 숨은 일꾼

꽃 나눠 갖는 ‘생생화환’ 확산하고
전략직불 늘려 노지 국화 촉진을

“우리나라 국화의 상업적 재배가 시작됐던 경남 창원시 옛 마산지역에서 국화재배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했던 마산국화축제가 올해로 어느덧 23회째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시민들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고, 화훼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축제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정태식(65) 마산국화축제위원회 사무국장은 지난 6일 폐막한 ‘제23회 마산국화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아내 박계련(61) 씨와 함께 국화재배 온실을 살피며 이와 같이 피력했다.

창원시특례시가 주최하고, 마산국화축제위원회가 주관한 ‘제23회 마산국화축제’는 ‘국화야! 내 마음을 바다 줄래?’라는 주제로 10월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3·15해양누리공원을 수놓았다.

주제처럼 푸른 마산 앞바다를 배경으로 한 2만5000㎡ 규모의 축제장에 10만여 본의 국화꽃밭이 그림처럼 펼쳐졌고, 8개 주제로 조성된 201개 작품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4년 만에 야간 개장도 재개돼 조명에 비친 국화작품들이 가을밤 낭만을 더했다. 드래곤보트대회, 창원홍합축제 등 연계 행사도 열려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곳 축제장 외에도 합포수변공원, 오동동문화광장, 돝섬 등지에 국화를 전시하고 다양한 문화공연을 열어 즐거움을 선사했다.

28일 개막행사 드론 라이트 쇼에 2만여명, 3일 합포만 멀티미디어 불꽃 쇼에 2만5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이번 마산국화축제에는 열흘간 69만7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220억원의 소비지출로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했다고 한다.

정태식 사무국장은 마산국화축제가 경남 창원특례시를 대표하는 가을축제이자 전국 최대 규모의 국화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1회째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 꾸준히 정성을 쏟아왔고, 이번 23회째 축제까지 최근 4년간 사무국장을 맡아 실무를 챙기며 활약해온 숨은 일꾼이다.

정 국장에 따르면 지금은 창원특례시로 통합됐지만 옛 마산은 우리나라 국화산업의 메카이다. 1961년 회원동 일대에서 여섯 농가가 전국 최초로 상업적 국화 재배를 시작한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다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마산 국화는 1972년 국내 처음으로 일본에 수출됐다.

정 국장은 고향인 마산 회원구 송정마을에서 1991년부터 국화 농사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국화 상업적 재배가 시작됐던 회원동이 도심화 되면서 국화재배 농가들이 인근 지역으로 밀려났는데, 송정마을은 그곳 중 한 곳이다. 그는 1992년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된 후 더욱 체계적인 국화재배 시스템을 구축해 30여년 국화 농사만 지어왔다. 국화재배 선구자였던 지역 선배들을 따라 시작한 국화 농사가 그의 인생을 바꾸어놓았고, 마산국화의 맥을 잇게 했다.

지역 농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농정활동에도 앞장서 한농연창원시연합회 회장을 지냈고, 경남절화연구회 회장과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이사 및 절화의무자조금 관리위원도 맡고 있다. 경남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에서 육성한 국화 신품종 재배 시범포 역할도 수행해왔다.

정 국장은 “고부가가치 농업으로 각광받던 국화 농업도 수입꽃이 물밀 듯 밀려오고, 무분별한 화환 재사용과 쌀화환 사용이 늘어나면서 채산성이 악화됐다”면서 “생산비가 급증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가 위축돼 큰 시련을 겪었기에 활로 모색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정 국장은 “높은 시장잠식률을 더욱 높이는 수입꽃으로부터 우리나라 화훼산업의 근간을 지켜내는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꽃 문화를 교란하는 재사용 화환 및 쌀화환을 퇴출시키고, 행사 후 선물로 사용될 수 있는 ‘생생화환’을 확산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생산비 급증으로 국화도 온실재배를 줄이고 노지 재배를 늘여가는 추세다”며 “전략직불금 지급대상을 확대해 사료작물과 노지 국화 이모작을 촉진시킬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국화 재배 메카인 창원시에서 올해 공원묘역 플라스틱 조화 퇴출 협약 체결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는데, 전국으로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면서 “국화는 마음을 전하고 움직이는 작물인 만큼, 국민 마음을 더욱 사로잡고 지지를 끌어내 생산기반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남=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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