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한길…사과농사 잘 짓기로 소문자자

[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 충북 단양군 대강면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조동용 씨가 자신의 사과밭에서 재배노하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나무 모양만 봐도
어떻게 전정할지 알아
손이 덜 가는 재배방식 터득
묘목도 직접 키워
크기 키우기보다 맛에 집중
먹어본 소비자 대부분 재구매


충북 단양군 대강면에서 사과농사 2만6446㎡(8000평)을 짓는 조동용 씨(58). 조씨는 사과농사 잘 짓기로 소문난 사람이다. 올해로 40년째 사과에만 매달려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선친이 세상을 떠나자 바로 시작한 게 사과농사였다. “그때는 106 대목을 많이 썼는데 학교에서 어설프게 배운 거 갖고 하니 제대로 안되더라구요. 전정하는 법도 몰라 영주까지 가서 교육도 많이 듣고 아는 사람을 통해 전정하는 법을 배우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알음알음 배우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제 그는 기술자가 됐다. 나무 모양만 봐도 어떻게 전정을 해야 할지 안다. 주변에서는 전정하는 사람들을 사서 하지만 그는 혼자 다 한다. 인건비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전정 뿐 아니다. 수확이 끝날 때까지 일체 인력을 사서 쓰지 않는다. 적과 작업도 부부가 다 한다. 비결이 있다. 손이 덜 가는 방식으로 재배를 하는 것이다. 우선 꽃따는 작업을 하지 않는다. 중심화가 수정이 되고 난 후 유황을 세 번 정도 살포를 한다. “하단에 먼저 하고 상단에 한 번, 그 다음에 전체적으로 한 번 더 하면 적화 작업이 끝나요. 인력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이게 그의 기술이다. 유황 살포 시기를 잘못 잡거나 살포를 제대로 못하면 꽃이 다 떨어지는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는 아예 폐농을 하는 농가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적화작업을 하면 적과도 쉬워진다. 따내야 하는 열매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적과를 다른 이들보다 늦게 한다. 5월20일경부터 시작해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다 끝난다. 이것도 부부 일손으로만 해결한다.

과수원 2만6446㎡(8000평) 중 현재 1만8182㎡(5500평) 가량을 수확한다. 8265㎡(2500평)은 품종 교체를 하는 중이다. 홍로, 후지, 양광, 호노까 등 품종이 다양하다. 이전에는 묘목을 사다가 심었지만 지금은 그 스스로 묘목을 만든다. 쓸만한 품종을 선택해 3년 정도 묘목을 길러 본 밭에 정식을 하면 3년 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 묘목을 사다가 심으면 5년 후부터나 수확을 하니 남들보다 2년 빨리 수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묘목을 사다 쓰면 수확도 늦지만 제대로 된 물건이 안 나와요. 내가 원하는 사과를 만들려면 묘목을 스스로 키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대과 위주로 생산을 하지 않는다. 먹기 좋은 크기로 키우는 것이다. “대과는 명절 때만 반짝하지 소비자들은 이걸 선호하지 않습니다. 맛있는 사과를 만들어야지 크기만 키운다고 다가 아닙니다.”

그의 사과를 맛본 소비자들은 대부분 재구매를 한다고 한다. 생산량의 30% 가량을 직거래로 하는데 호평이 좋다는 것이다. 맛있는 사과를 만드는 비법은 간단하다. 비료를 일체 쓰지 않는 것이다. 대신 퇴비를 많이 써 토양에 유기물 공급을 늘린다고 한다. “대과를 만드는 건 쉬워요. 비료 많이 주면 되는 거예요. 그러나 이런 사과는 맛이 없고 저장성도 떨어져요.”

농약도 다른 농가보다 훨씬 덜 한다. 올해는 10회 가량 했는데 복숭아순나방이 생기는 바람에 그렇지 평년에는 8회 정도가 보통이다. 그러면서도 병을 잡는 것이다. 올해 홍로에서 탄저가 기승을 부려 많은 농가가 피해를 입었으나 그는 탄저를 비껴갔다. 그만큼 과원관리를 제대로 했다는 것이다.

농약사용을 줄이니 생산비가 적게 들어간다. 올해 약값으로 나간 게 430만원 정도. 그의 규모라면 최소 1000만원을 훌쩍 넘기는 게 다반사다. 그만큼 농약을 적게 쓰는 것이다.

그는 10년생 나무 한 주당 10kg짜리 다섯 박스 정도를 수확한다. 과를 많이 달지 않는 것이다. “많이 달면 과가 잘거나 큰 게 나와요. 중간 크기로 키우면서 상품성이 있는 걸 달아야 돼요.”
그 스스로 사과농사를 져서 돈 좀 벌었다고 한다. “밑으로 동생이 셋 있어요. 시집 장가 제가 다 보냈습니다. 아들 두 명도 교육 다 마쳤으니 그런대로 벌은 거지요.”

단양=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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