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희망은 지속가능성”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친환경 농업·농민운동 앞장
과수 재배·전 처리 사업 전념

자신만의 관점·시기·방향성이
농업의 생존·성공의 길

농가-가공업체 공공영역서
연계하는 방안 모색할 필요

문근식 제주특별자치도친환경농업협회 회장은 스스로의 농업 관점·시기·방향성이 생존·성공의 길이라고 강조한다.
문근식 제주특별자치도친환경농업협회 회장은 스스로의 농업 관점·시기·방향성이 생존·성공의 길이라고 강조한다.

“농업의 희망은 지속가능성입니다. 제 브랜드 ‘내 딸에게’란 이름처럼 농업을 이어 나갈 자를 위해 그 기반을 닦는 일이 나의 일이라 생각하며, 농업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바탕으로 적절한 추진 시기와 방향성을 찾는 것이 스스로와 농업이 생존·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를 비롯한 우리나라 농업은 농업·농촌 인구 감소, 고령화, 인력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업 기반인 농지는 비농업인의 개발과 투기 대상으로 전락한지 오래며, 농업에 대한 스스로의 철학과 방향성 없이 농산물 가격과 지난 성패 그리고 남들을 따라 투기·도박성 재배에 나서는 일부의 행태로 농업은 지금 흔들리고 있다.

이에 친환경 농업과 농민운동에 항상 앞장서 농업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e제주영농조합법인 대표 문근식 제주특별자치도친환경농업협회 회장(55)을 만나 농업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2000년 과수 부문으로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그는 한농연제주시연합회장, 한농연제주도연합회 감사 등을 역임하며 제주지역 농민운동에 앞장섬은 물론, 20여년간 감귤, 레몬 등 과수 재배와 전 처리 사업 등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현재 제주시 삼양동 일대 비닐하우스에서 레몬 3966㎡(1200여평), 키위 1322㎡(400여평)를, 노지에서 팔삭 4958㎡(1500여평)를 경작하고 있으며, 냉동 창고, 전 처리장, 선별장, 건조장 등 시설을 갖춰 냉동감귤과 진피로 연간 10억원, 레몬과 팔삭 등으로 연간 7000만원의 조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는 “후계농에 선정된 2000년부터 친환경 농업을 시작했다”며 “레몬, 농산물 가공 등을 남보다 앞서 시작했지만 그 동안 날린 수업료만 수십억”이라고 힘들었던 얘기로 운을 땠다.

그는 “그래도 20여년 농사를 지으면서 드는 생각이 지금 성공하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라며 “농업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으로 방향을 잘 설정해 적절한 추진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사람들은 기후변화에 맞춘 작물 선택 등 농업의 방향성은 얘기하지만 시점에 대한 언급은 없다”며 “농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시기를 기다릴 줄 알고 전문성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인식 속에서 비상품 농산물 처리에 대한 고민,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냉동 농산물과 진피를 사업화 하기 시작해 지금의 주 소득원으로 만들었다.

그는 “농사를 짓고 유통을 하다 보니 비상품 농산물이 나오고 비상품 처리에 대한 고민 중 냉동감귤 사업화까지 이르렀다”며 “감귤 알맹이만 냉동 판매하면서 감귤 껍질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 한약재와 차로 활용하는 진피 사업도 연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일정 규격의 고운 감귤이 상품이지만 관점에 따라 비상품이 상품이 되기도 한다”며 “농업에 대한 관점에 따라 주변 사업이 주 사업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 소비자가 원하는 농산물은 어떤 것인지 의문”이라며 “농산물 소비자를 주부가 아닌 다양한 곳에 초점을 맞춘다면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공사업으로 실패를 맛 본 그는 “농가가 생산부터 가공을 다 하기에는 어렵다”며 “농업인과 가공 업체가 연계할 수 있다면 농가는 비용을 줄여 생산에 열중할 수 있고 업체도 가동일 수를 늘려 수익이 발생해 윈윈할 수 있어 공공영역에서 농가와 가공업체를 연계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농업의 생존과 희망을 위한 농업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농민운동을 해 왔지만 누군가의 반복적인 희생과 생계 문제 등으로 한계에 부딪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스스로의 방향성을 찾기보다 남을 모방하고 부러워하는 작금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농업에 대한 방향성을 찾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농업의 생존을 위해 지속성이 강화돼야 한다”며 “농업의 지속을 위한 희망의 빛은 후계자”라고 얘기했다.

그는 “언제든 자녀들이 혹은 뜻을 함께하는 자들이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마련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며 “‘내 딸에게’라는 브랜드도 그런 의미에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농업의 생존과 희망을 위해 내 역할과 노력을 누군가 이어준다면 농업의 지속성을 유지 될 수 있을 것”이라 언급하며 “농업은 삽질이 아닌 경영이란 명제를 가지고 농업경영인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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