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농장 늘리는 재미 쏠쏠”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영월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김광성 전 한농연영월군연합회장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인 아이쿱 정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사과 품질향상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월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김광성 전 한농연영월군연합회장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인 아이쿱 정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사과 품질향상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업인후계자 선정된 20대부터
UR협상 반대 등 농권 운동 전념

축산·잡곡 등 거쳐 사과 선택 
2만3000㎡, 연소득 2억 훌쩍

‘이중형 재배’ 등 기술 개발 노력
직거래 판매 점차적 늘릴 계획

“요즘은 사과 농장 늘리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올해 48세인 김광성 전 한농연영월군연합회장은 어떻게 보면 시간을 거꾸로 살아온 것 같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은 좀 더 젊었을 때 자기와 가족들이 먹고 살아갈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나이가 들어 여유가 좀 있을 때 사회변혁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24세인 지난 1997년 축산으로 농업인후계자에 선정된 김씨는 지원금 2700만원으로 한우 10마리와 밭 3900㎡를 구입해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4-H 활동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농권을 운동을 시작했다. UR협상 반대, 수입농산물 전면 개방 반대 등 취약한 우리농업을 벼랑으로 몰고 가는 정부의 시장개방에 반대하는 운동에 전념했다. 집회와 시위에 참가했다가 갈비뼈 3개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때 같이 4-H 활동을 하던 이정란 씨를 만나 결혼해 지금은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부채가 상당하다는 내용을 공개했는데도 자신을 믿고 결혼해준 부인이 항상 고맙다고 말했다.

부인 이씨는 “일처리가 야무지고 책임감이 강한 것 같아 믿음이 가서 결혼을 결심했는데 살아보니 자신의 생각이 맞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작은 아들 민수군은 농고를 졸업하고 한국농수산대학에 다니며 아버지 농사를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김씨는 주 작목에서 3번의 변신 끝에 지금의 사과 농장에 정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 한우를 중심으로 축산을 시작했지만 파동을 겪으며 수입산 소고기의 홍수로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2001년 축산을 접었다.

바로 시작한 것이 3만1000㎡ 규모의 고추농사와 8000㎡ 규모의 잡곡 농사였다. 연간 소득이 1억8000만원으로 생산비를 제하고도 반 정도는 남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순소득은 줄고 생산비는 높아지는 등 경영에 어려움이 밀려왔다.

바이러스와 병해충이 심해져 방제비용이 늘어나고 인력부족으로 인건비도 높아지는 등 우리 농촌현실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밭농사 규모를 축소하며 사과로 작목을 전환했다.

2008년 본격적으로 사과농사를 시작하며 평생의 업으로 삼기로 했다. 3만5000㎡ 규모의 사과농장을 갖는 것을 목표로 일하고 있는 김씨의 현재 사과농장 규모는 2만3000㎡다. 미얀마 부사 품종을 중심으로 연간 60톤 정도를 생산해 40톤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iCOOP·아이콥)에 납품하고 나머지 20톤은 일반으로 판매한다. 올해 조합원 가입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아이콥에 정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연간 총 소득은 2억2000만 원 정도이며, 생산비용은 인건비 1500만원, 농자재 1200만원, 농기계 인대 및 감가상각비 500만원, 금융비용 600만원 등 38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자신의 인건비 연간 6000만원과 부인 4800만원은 따로 생산비용에 포함하지 않는다.

김씨는 “내가 목표한 정도의 규모로 사과 농장을 만들면 점차적으로 직거래 판매를 늘리고 소비자들에게 좀 더 좋은 품질의 사과를 공급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확산되면서 유통의 큰 흐름이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한 직거래 방식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노동력 절감과 품질향상 및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사과나무 이중형 구조로 재배를 하면서 신기술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김광성 씨는 “농업발전을 위해서는 유행성 정책보다는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농업인들이 기술개발과 생산에 집중해야 한다”며 “인력부족과 기후변화로 병해충이 늘고 있는 것은 반드시 우리농업이 극복해야할 과제다”고 강조했다.

영월=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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