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위기를 전화위복 계기로 바꿀 것”

[한국농어민신문 구정민 기자] 

박승술 전북한우육종협동조합 이사장은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소고기 공급과 축산농가 소득증대, 경영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승술 전북한우육종협동조합 이사장은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소고기 공급과 축산농가 소득증대, 경영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대 청년 때 2마리로 시작
40대 초 300마리까지 늘려

‘정읍한우’ 생산 400여 조합원
중간 유통 없이 제값 받아줘

송아지 경매장 개설, 운영하고
직영식당 ‘연 100억 매출’ 목표 

“위기 속에 기회가 온다 하지 않습니까. 한우산업에 어려운 난관도 많았고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정읍한우가 앞장서 지금의 위기상황을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바꿀 것입니다.”

일평생 한우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정읍의 박승술 전북한우육종협동조합 이사장(67)은 매일 아침 농장을 바쁘게 누빈다. 인생의 동반자인 아내보다 소를 먼저 만났다는 그는 바쁜 일정에서도 항상 소와 동거동락하며 아침을 시작한다.

먹고살기 힘든 어린시절부터 늘 한우로 부농을 꿈꾸던 그는 1980년대 20대 청년이 되면서 소 2마리를 끌고 고향을 떠났다. 당시 그가 살던 곳은 정읍 산내면이었는데 산골이라 소를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아 넓은 평야가 있는 인근 이평으로 간 것이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매일같이 땀 흘리며 우직하게 일해 소 2마리로 시작한 20대의 한우농장은 40대 초반에 이르러서는 300마리로 늘어 남부러울 것 없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그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개인의 성공보다 모두의 성공을 중요시 한 그는 어떻게 하면 좋은 한우를 싸게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축산농가에 도움을 줄수 있을지, 여기에 더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를 늘 고민해 왔다. 이런 고민 끝에 만들어진 것이 전북한우육종협동조합이었다.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전북한우육종협동조합은 정읍한우를 브랜드로, 한우만 생각하는 400여명의 조합원이 기른 한우를 직접 가공하고 판매하는 자주적 협동조합이다. 정읍한우에서는 한우 농가로부터 제 값에 한우를 매입해 중간 유통과정 없이 가성비 좋고 맛있는 한우고기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오는 7월 전국한우협회 정읍시지부와 전북한우육종협동조합이 통합운영 된지 3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정읍한우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더불어 사는 지역 공동체를 형성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회환원사업을 전개함으로써 지역발전을 함께 이끌어 가고 있다.

박승술 이사장은 초대 이사장으로 추대된 이래로 소비자에게는 좋은 고기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축산농가의 소득증대와 경영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방법은 없는지 늘 고민하고 있다

그는 “정읍은 전국에서 한우를 키우기 가장 좋은 요건들을 많이 갖추고 있다. 축산업 비중이 전국 2위 규모의 도시로써 우수한 송아지 생산을 위한 고능력 종빈우도 많이 보유해 고품질 한우고기가 생산되고 있지만 다른 도시에 비해 브랜드 가치는 현저히 낮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전북한우육종협동조합은 앞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는데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우협회 지부 최초로 송아지 경매장을 개설하고 조합 직영 정육식당을 운영한다.

직영 정육식당은 저렴하면서도 최고등급의 고기를 제공해 이미 정읍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현지 명품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해 전북으로 놀러온 여행객들이 단골로 찾는 일이 많아졌다.

축산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해 시작한 정육식당은 운영하면서 2021년도에 38억의 매출 수익을 올렸고 지난해는 50억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도 많이 벗어나 100억을 목표로 전 직원이 합심으로 매출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전남 나주 등 타지에서 도축 가공하던 것을 정읍 관내에 가공시설을 설립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박 이사장은 “도차원의 지원이 아직 미흡해 지연되는 등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라며 “축산 관련 국도비 예산 확보문제는 행정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환원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비증가와 소값하락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농가들을 위해 정육식당에서 얻은 수익을 통해 사료를 구입해 저렴한 가격에 조합원들에게 제공한다.

출생 신고를 한 신생아, 산모 등에게 최고급 한우 고기와 미역 등을 지원한다. 지역 소외계층과 어르신들에게는 매월 설렁탕 400인분을 제공해 추운겨울 따뜻한 온정을 나누는데 힘쓰고 있다. 중·고등학교 무료급식도 수시로 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끝으로 “전북한우육종협동조합은 앞으로도 정읍한우의 대표성을 갖고 공동 이익창출에 나설 것이다”라며 “이를 위해 육가공판매장등 가공시설 설립을 추진해 한우농가 수익을 높이고 얻어진 수익을 환원해 지역민과 상생하면서, 정읍한우의 브랜드 가치를 높혀 함께 지역발전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정읍=구정민 기자 kooj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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