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분 필요 없는 백향과 묘목 생산”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하석봉 함안군 그린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정성 들여 육묘를 한 백향과와 망고 묘목을 들고서 농민들에게 열대과일 재배 도전을 권하고 있다.
하석봉 함안군 그린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정성 들여 육묘를 한 백향과와 망고 묘목을 들고서 농민들에게 열대과일 재배 도전을 권하고 있다.

수박·고추 등 맞춤형 육묘 생산
2012년부터는 일본 수출도

후계농 아들도 영농법인 합류
망고 등 열대과일 소득원 제시

1년 두 번 수확 가능 백향과
인공수분 생략, 인건비 확 줄여

“인공 수분 작업을 할 필요가 없어 노동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백향과(패션프루츠) 묘목을 생산해 판매합니다. 좋은 망고 묘목도 있습니다. 열대과일 시설재배의 저변을 넓혀가면서 함께 부농의 꿈을 실현하고자하는 농민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적극 지원합니다.” 하석봉 경남 함안군 그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이와 같이 피력했다.

하 대표는 (사)한국육묘산업연합회 회장까지 지낸 육묘농업 전문가다. 경남 시설농업의 중심지인 진주시와 밀양시를 거쳐 함안군에서 그린영농조합의 전신인 함안 푸른육묘장을 2000년부터 경영하는 등 30여년 시설원예농업과 육묘산업을 선도해왔다. 

그는 수박, 고추, 토마토, 가지, 오이, 벼, 화훼 등 지역농업인 맞춤형 고품질 육묘를 오랜 기간 공급해왔다. 2012년부터는 가지, 토마토, 고추, 오이 등의 육묘 일본 수출도 시작했다.

하 대표의 아들 하창재 씨가 경상국립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한 후 2세대 청년후계농업경영인이 되어 그린영농조합법인에 합류하면서 망고와 백향과 등의 열대과일로 기후변화 대응 새로운 소득작물 재배모델을 제시하며 선도적 농업경영 인생에 제2의 황금기를 열어가고 있다.

하 대표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2014년 인도, 베트남, 캄보디아, 일본 등지에서 망고 묘목을 들여와 아들 하창재 씨와 함께 열대과일농사를 시작했다. ‘열대과일의 여왕’인 망고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붙여 국내 유통망을 개척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 대표는 ‘어윈’, ‘질레이트’ 등 6품종 500주의 망고를 식재해 4품종을 중심으로 2018년 첫 출하를 시작했다. 2017년부터는 함안애플망고작목반을 조직해 망고 재배를 더욱 확산시켰다. 

4960㎡(1500평)의 시설하우스에 재배되는 그린영농조합의 망고 중에는 타조알처럼 크고, 무게가 2kg까지 나가고, 당도가 17~18브릭스로 높고, 가식면적이 풍부한 ‘에나망고’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 대표가 ‘에나망고’로 직접 상표등록을 했는데, 백화점에서 고가에 판매된다.

하 대표는 “압도적 당도와 풍부한 가식면적을 자랑하는 ‘에나망고’의 흥행에 이어, 요즘은 별도의 인공수분 작업이 필요 없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백향과 재배와 육묘에 흠뻑 빠져있다”고 피력했다.

하 대표에 따르면 망고는 묘목이 비싸고, 정식 3~4년 후 수확이 이뤄지는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 수령에 따라 시비관리와 재배방법이 다소 까다롭다. 이에 농가마다 기술력에 따른 작황의 편차가 크고, 때로는 시행착오로 적잖은 기회비용이 수반될 수 있다.  

반면에 백향과는 정식 6개월 후 수확할 수 있고, 정식시기에 따라 1년에 두 번씩도 수확할 수 있으며, 투자비용이 적으면서도 재배방법이 손쉽고, 수확 인건비도 적게 들어 기존 시설하우스농가들이 대체작물로 도입하기가 매우 용이하다. 

다만 그동안은 꽃이 필 때 적기를 놓치지 않고 인공수분을 시키는 과정에서 인력 소요가 많아 백향과 재배의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개화기 11시에서 13시 사이인 수정 적기를 놓치면 그날 핀 꽃이 사정없이 져버리기 때문에 농민들은 재배면적을 늘려가기가 매우 어려웠다.

하 대표는 “인공수분 작업 필요 없이 자체적으로 수분이 이뤄지는 획기적인 백향과 묘목을 최근 대만에서 들여와 성공적인 육묘로 모종을 늘려가고 있다”면서 “농가 분양을 통해 열대과일 재배에 신선한 바람몰이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이어 하 대표는 “이 백향과는 생과로 먹기에도 용이하고, 과육으로 에이드를 만들어 먹어도 좋고, 유자청처럼 껍질째 청을 만들어 오래도록 보관했다가 손쉽게 먹을 수도 있다”며 “묘목과 함께 생과 및 가공식품 판매도 병행하면서 백향과의 시장성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석봉 대표는 “진주에서 바나나를 재배하다가 수입개방 봇물이 터져 눈물을 머금고 접었던 아득한 옛 기억이 떠오른다”며 “축적된 육묘기술력으로 어느덧 ‘에나망고’에 이어 수정작업 필요 없는 획기적인 ‘백향과’ 묘목을 생산해 농가에 분양할 수 있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경남=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