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과일 재배, 미래농업시대 살 길…변화 바람 타고 복합영농 부농 실현”

[한국농어민신문 윤광진 기자] 

황금향 농장에서 가세현 한농연태안군연합회장(좌), 최경희 여사(중앙), 명제혁 씨(우)가 기념 촬영을 함께 했다.
황금향 농장에서 가세현 한농연태안군연합회장(좌), 최경희 여사(중앙), 명제혁 씨(우)가 기념 촬영을 함께 했다.

농가소득 증대 통한 행복 위해
단 한 번도 한눈팔지 않아

논농사·낙농업, 육우·염소 사육
2012년엔 황금향 재배 도전

인터넷 주문 판매로 ‘완판’ 기록
틈새작물 고구마·보리도 짭짤

충남 최 서북단 태안군. 이곳 태안군은 전통적인 농업과 어업을 하는 곳이다.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갯바람과 황토 흙이 농사에 적격인 것이다. 육쪽마늘, 생강, 총각무(알타리무)는 오랫동안 이어져온 전국 최대 집산지로서의 명성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약 10년 전부터 열대과일 재배가 일부 농가에서 시작돼, 지금은 시범 사업 단계를 넘어서 농가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재배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 부응해 복합영농으로 부농을 실현하고 있는 농민이 있어 화제다. 충남 태안군 태안읍 상옥리 명제혁 씨가 그 주인공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농사를 시작해 이것저것 안 해 본 게 없어요. 농가소득 증대를 통해 행복한 농촌생활 영위를 위해 단 한 번도 한눈팔지 않았어요.”

총각시절 돼지 사육을 했던 명 씨는 서산댁 최경희 여사를 아내로 맞으면서 변화를 시작했다. 1980년대 초 양가 부모 소개로 인연을 맺은 부부는 양돈업을 접고 논농사와 한우 사육에 매달렸다. 결혼으로 자녀 낳고 식구가 늘어나면서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돼 돈 되는 품목으로 전업한 것이다. 그러나 잠시뿐이었다. 

“당시 쌀값이 형편없었어요. 한우 파동 등 소값 역시 사료비를 건지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어요.”

명 씨는 포기하지 않고, 생각을 바꿨다. “여건이 어려울 때는 안정적인 농사를 짓는 게  현명한 선택이란 판단을 내렸어요.”

낙농업으로 다시 전업했다. 젖소를 사육하며 착유와 조사료 재배 등 아침, 저녁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시간적 여유는 갖지 못 했으나, 안정적 영농생활을 찾으면서 2000년대 초까지 20여년 정도 부인, 1남 1녀 자녀와 함께 순탄한 삶을 영위해왔다.

하지만, 새 천년 새 시대는 명 씨를 낙농업에 안주하도록 놔두지 않았다. 2000년을 계기로 한우 사육으로 전업했으며, 짬나는 시간이 아까워 중장비 건설업도 병행했다. 그리고 다시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고, 2010년 무렵 육우와 염소 사육으로 또 다시 방향을 바꿨으며, 2년 후인 2012년에는 열대과일 황금향 재배에 도전했다.

“남들이 하는 것을 똑같이 하는 것보다 색다른 농사를 짓고 싶었어요. 길게 보면 이상기온으로 한반도 온난화가 가속될 것이며, 미래농업을 준비하는 자세로 열대과일 재배가 미래농업 시대에 살아가는 살 길 임을 확신했지요.”

500여평 규모의 황금향 연동하우스 관리는 부인 최경희 여사의 조력이 절대적이다. 황금향 연동하우스 관리는 물론, 한여농태안군연합회 태안읍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여성농민 운동에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처녀 수확을 했고, 인터넷 주문 판매로 완판 했다.

“수확량의 일부를 주변 지인들에게 나눠줬는데, 너무 맛있어 해 기분 좋았다”는 명 씨는 부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명 씨는 “태안군은 바다와 인접해 갯바람과 일조량이 많고, 토질도 황토라서 황금향 재배에 제격”이라며 “제주 및 남도 지방에서 생산한 것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았다”고 은근 자랑했다.  

이 밖에 연동하우스 주변에서 재배하고 있는 고구마와 보리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품질이 좋아 수확 때면 지역 주민들이 전량 사갈 정도로 틈새작물로 짭짤한 소득을 안겨주고 있다.

오랫동안 낙농업의 동지였으며, 명 씨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봐 온 가세현 한농연태안군연합회장은 “명 씨는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 많은 농민으로, 이른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부지런히 일하는 타의 모범이 되는 성실한 농민”이라며 “부인과 함께 농민단체 활동을 하면서도 농사일에 결코 소홀함이 없는 열정적 농업경영인”이라고 치켜세웠다.

명 씨는 앞으로 단순 농산물 생산에 머물지 않을 계획이다. 2차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부업으로 해 온 중장비 건설업을 머지않아 접을 생각이다. 황금향 재배 면적을 늘리고, 황금향 분재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분양하는 고소득 영농 그림을 그려 놓은 상태다.

그는 “미래농업을 준비하기 위해 오래 전에 쌀 전업농 수준의 벼농사를 과감히 포기한 바 있다”며 “고부가가치 미래농업 개척을 위해 다가올 10년이 관건이며, 이의 관철을 위해   앞만 보고 나가는 도전정신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태안=윤광진 기자 yoonk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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