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창고, 카페수준 명품 쉼터로 만들어”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안병화 창원시 대산면 유등마을 이장이 자신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안병화 창원시 대산면 유등마을 이장이 자신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주민들의 소통 공간은 물론
낙동강변 여행객들 휴식 제공

커피·딸기주스·착즙·먹거리에
제철 농산물 판매 ‘매출 쏠쏠’

멜론·수박·딸기 등 다년간 경험
소득 작물 시설재배 ‘달인’ 명성도

“마을공동창고 일부를 카페 수준의 명품 쉼터로 단장시켜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만들었습니다. ‘유등마을쉼터’는 주민들의 편안한 휴식과 소통 공간은 물론, 낙동강변 여행객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휴식을 선사하며 도·농 교류를 꽃피우는 농촌마을카페가 됐습니다.” 경남 창원시 대산면 유등마을의 안병화(61) 이장은 이와 같이 피력했다.

안 이장은 낙동강변의 대산면 들판에 철재 비닐하우스를 처음으로 도입했던 시설농업 선구자다. 수박을 비롯한 다양한 소득 작물을 수십 년 재배한데 이어, 딸기 수경재배와 당근·쌀 등의 농사를 지으면서 활력 넘치는 마을 만들기에도 앞장서온 후계농업경영인이다.

안 이장은 낙동강 둔치 안에서 노지딸기를 재배하던 부친의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다. 일찍이 과채류 유통에 눈뜬 그는 부산 부전시장의 상회에서 일한데 이어, 서울 가락동농산물종합도매시장이 생겼을 때 상경해서 청과 유통에 열정적으로 뛰어들었던 경험도 있다.

안 이장은 약 35년 전 고향으로 귀농했다. 대나무를 뼈대로 비닐하우스를 지었던 그 시절에 안 씨는 대산면 일대에 철재 비닐하우스를 가장 먼저 과감하게 도입했다. 이후 애호박, 참외, 수박, 무, 멜론 등 다양한 시설작물을 재배해왔다.

1995년 후계농으로 선정된 안 씨는 수박농사를 오래도록 지었다. 창원 대산면 들판이 수박 주산지가 됐는데, 그는 수박축제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맡아 창원 대산수박 홍보와 브랜드화에 앞장섰다. 수박 수확이 끝나면 비닐하우스를 철거한 논에 모내기를 하고, 벼 수확이 끝나면 다시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수박 모종을 정식하며 부지런히도 살아왔다.

그는 10년 전 1980㎡(600평)의 고정형 대형비닐하우스를 지어 멜론과 수박농사를 지었고, 6년 전부터는 그 온실을 재단장해 딸기 하이베드 수경재배를 시작했다. 경상대학교 최고농업경영자과정을 밟으며 열정을 쏟아 딸기 재배기술력을 높였다. ‘설향’ 품종 등 당도 높은 딸기 재배를 안착시켰고, 10여명의 딸기농가와 함께 대산농협 공동선별 출하시스템도 다졌다.

아울러 수박농사를 지어오던 1만1220㎡(3400평)의 단동 비닐하우스에는 수박보다 비교적 노동력이 덜 필요한 당근을 재배하게 됐고, 수확 후에는 비닐하우스를 철거해 벼를 심고 있다. 대산면 수박농가들이 고령화되면서 당근 시설재배로 많이 돌아섰던 추세를 따랐다.

안 이장은 다년간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에 힘입어 다양한 소득 작물 시설재배의 달인이 되었지만, 자신의 농사에만 매몰되지 않았다. 마을 이장인 그는 더불어 살아가는 농촌 문화를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활기찬 마을 만들기 사업에 각별한 정성을 쏟아왔다.

특히 벼 건조와 저장 등에 사용되고 있는 마을공동창고 일부를 활용해 웬만한 카페 부럽지 않은 ‘유등마을쉼터’를 조성했다. 노인일자리지원사업 등을 활용해 쉼터를 실속 있게 운영하면서 ‘농촌형 명품 마을카페’의 모델을 제시했다. 마을주민들이 분위기 좋은 이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자주 모이게 됐으며, 입소문을 타면서 외지인의 방문도 잦아졌다.

대산면 유등마을은 창원시의 동쪽 끝 마을이다. 김해시 한림면과 인접해 있다. 낙동강 건너편 밀양시 하남읍 들판과도 마주한다. 이에 낙동강을 따라 자전거여행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많은데, 어느덧 이들이 ‘유등마을쉼터’의 쏠쏠한 매출을 올려주는 단골고객이 됐다.

드라마 촬영 후 명소로 급부상한 ‘우영우 팽나무’와 낙동강변에 위치한 새로운 명소 '대산미술관'도 매우 가까이에 있어 ‘유등마을쉼터’ 방문객은 입소문을 타며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유등마을쉼터’에는 커피, 딸기주스, 당근착즙 등 다양한 음료와 먹거리는 물론, 제철 지역농산물이 ‘착한 가격’에 활발히 판매되며 도·농 상생의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경상남도연합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안병화 이장은 “세련된 농촌마을카페 조성과 노인일자리사업과 연계한 알찬 운영이 농촌마을에 새롭고 소중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음을 느꼈다”면서 “참신한 농촌마을카페가 더욱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 이장은 “향후 인근 낙동강변 둔치에 꽃밭도 조성해서 ‘유등마을쉼터’를 더욱 아름다운 휴식 공간으로, 머물고 싶은 아름다운 농촌마을카페로 가꾸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푼 꿈을 안고서 후계농으로 선정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지난해 환갑을 맞아 만감이 교차했다”면서 “아직도 농사짓는 틈틈이 조기축구회에 나가 공도 차고, 오토바이 동호회에 가입해 전국 농어촌을 누비면서 마음만은 아직도 청년의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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