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켓으로 제2의 대부포도 특화 꿈 꿔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선친 이은 농사 ‘포도박사’로 통해
90% 이상 캠벨품종 한계 봉착
샤인머스켓으로 눈 돌려
대부지역에 첫 도입 돌파구 모색
지난해 직판으로 순식간에 동나
품질 으뜸 수확량 많아 최상품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포도 주산지다. 특히 섬 특유의 해양성 기후와 비옥한 토양에서 재배된 포도는 향과 당도가 뛰어나 수도권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반면 국내 포도 재배면적이 늘고 수입포도가 확대되면서 가격은 하락하고, 90% 이상이 캠벨 품종인 대부 포도는 시장 경쟁력 한계에 봉착했다.

이에 안산시 포도연구회 조인호(57) 회장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포도계의 슈퍼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샤인머스켓’을 대부도 지역에 처음 도입, 제2의 대부포도 특화를 꾀하고 있다. ‘망고포도’라고 불리는 ‘샤인머스켓’은 껍질째 먹는 씨 없는 청포도로 과립이 크고 향과 당도가 높으며 아삭아삭한 식감으로 최근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안산시 대부도에서 선친의 대를 이어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조 회장은 포도박사로 통한다. 조 회장은 캠벨 재배 시 일찌감치 수형개선과 광폭 비가림 설치 등으로 방제비·인건비 절감은 물론 다양한 재배기술을 도입해 고품질 출현율과 수확량도 타 농가보다 월등했다. 

특히 당도가 높아지고 알이 굵어 백화점과 직거래로 전량 판매해 높은 소득을 올렸다. 이에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2013년 탑프루트 품질평가와 2014년 한국과수대전 포도부문에서 잇따라 대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대부 포도가 캠벨 품종으로는 더 이상 시장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었다. 10년 전 까지만 해도 백화점과 대형 유통매장 뿐 아니라, 직판장에서도 고가로 판매됐는데 점점 시장 교섭력이 떨어지면서 소득은 현저히 줄어 폐원농가도 속출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됐다.

조 회장은 돌파구가 필요했다. 우선 포도연구회 활성화를 위해 안산시에 지원확대를 요구하고, 수입포도에 대응하기 위해 씨 없는 포도인 ‘샤인머스켓’에 눈을 돌렸다. 우선 개인적으로 2016년에 한국포도회 지인을 통해 샤인머스켓 삽순(묘목)을 분양받아 대부도에서 처음으로 시범재배 했다. 이어 안산시에 ‘샤인머스켓 재배단지조성 시범사업’을 신청해 56명 회원 가운데 30명이 보조 사업비를 받아 묘목을 구입하고 각종 재배시설과 관수시설 등을 설치한 후 2017년부터 본격적인 재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만류했어요. 캠벨만 재배하던 농가들이라 두려움이 앞섰건 거죠. 기술습득을 위해 회원들과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아직은 미약하지만 나름 성과가 나타났어요.”

조 회장은 재배 3년차인 지난해 2000㎡ 과원에서 샤인머스켓을 수확한 결과 품질과 당도가 좋아 직판으로 순식간에 판매됐다. 현재 9900㎡ 과원에 샤인머스켓을 재배하고 있다.

조 회장은 “샤인머스켓은 묘목 식재 후 3~4년차에 수확이 이뤄지는데 지난해보다 올해는 더 수확량이 많고 품질도 월등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탁월한 농법에 기인하고 있다. 약 4000㎡ 과원은 모두 비닐하우스와 관수시설을 설치하고 미생물과 우분, 볏짚으로 자가 퇴비를 만들어 밭에 살포한다. 올해 5월 중순에 자가 퇴비와 토양 중성비료(영양제)인 ‘코코리’ 제품을 추비로 함께 살포한 결과 포도 품질이 월등히 좋아졌다고 한다.

조 회장은 “2000㎡에만 코코리를 살포하고 나머지 2000㎡는 관행농법으로 했는데 코코리를 살포한 곳은 수세가 상당히 좋아 잎과 열매의 생육성장이 월등히 좋았다”며 “특히 코코리를 살포한 지역은 숙기가 빨라 추석 전에 수확했으며, 과립이 크고 당도도 18~20브릭스가 나와 1kg에 2만원에 판매해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샤인머스켓이 인기가 있어 당장 주문량이 밀려든다 해도 덜 익은 과일을 무리하게 출하하는 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이 수확한 샤인머스켓은 포도 1송이 무게가 650g 이상 50알 이하로 달려 최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조 회장은 “샤인머스켓은 캠벨에 비해 병에 강하고 열과도 심하지 않을 뿐더러 캠벨·거봉보다 가격도 2~3배 높아 분명 경쟁력이 있다”며 “앞으로 대부 포도의 새로운 특화를 위해 샤인머스켓 재배를 확대하고 이에 따른 기술교육과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수립,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 회장은 연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 농촌진흥청 박사의 출장교육을 통해 재배방법 및 현장접목기술 등을 습득하고 선진지 벤치마킹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판로 안정화를 위해 30~40대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과 출하계약도 체결, 고품질의 대부도 샤인머스켓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조 회장은 전했다.

한편 조 회장은 한농연안산시연합회 사무국장과 안산시 대부농업경영인 작목반장 등을 역임하며 지역농업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안산=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