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양질의 한우 만들기 위해 노력”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김두봉 민오름목장 대표는 농산물 시장개방 시대에 농가·소비자 상생만이 농업을 지속가능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두봉 민오름목장 대표는 농산물 시장개방 시대에 농가·소비자 상생만이 농업을 지속가능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우·흑우 200두, 감귤 재배로
연간 조수입 4억원 올려

품질 좋은 한우 사육하기 위해
조사료 생산 경진대회 장려상도

자국 농축산물 우선소비 중요
농가-소비자 상생 노력해야

“남이 하지 않는 부문에 미래가 있습니다. 그 곳에서 일인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 했더니 희망이 보였습니다. 앞으로도 일등 한우, 양질의 한우를 만들기 위해 지금보다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며, 거세지는 시장개방에서 살아남기 위해 농가와 소비자간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소비자가 우리 농축산물을 우선 소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농업의 지속성을 이끌어 나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발효에 이어 정부는 최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에 가입·참여를 추진하기 위해 농업을 비롯한 국내 1차산업을 희생양으로 앞세우고 있다.

농업의 규모화, 국가별 농업생산비 등의 차이로 국내 농축산물의 가격 경쟁력은 수입산과 비교해 뒤쳐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속에서 낮아지는 수입 문턱은 농가를 힘들게 한다.

그나마 국내 농축산물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신선도와 안전성 그리고 품질. 이를 바탕으로 농민과 소비자간 상생관계를 구축하고, 자국 농축산물을 우선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해 농업의 지속성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두봉(65) 민오름목장 대표를 만나 그의 농업 인생과 앞으로의 농업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지난 1981년 축산 부문으로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그는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 축사 3305㎡(1000여평)에서 한우·흑우 200두와 노지감귤 3만3057㎡(1만여평)를 경영, 연간 4억원의 조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는 “청소년기부터 외삼촌이 운영하는 축사를 관리하면서 축산업에 발을 디뎠다”며 “23세에 후계농으로 선정된 지원금으로 육우 5마리를 구입해 본격적인 축사 운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축산업에 뛰어들었지만 그의 운영은 순탄하지 않았다. 축사 운영을 위한 비용 마련을 위해 하우스 시설 설치 작업, 고사리 장사 등 돈이 되는 일은 닥치는 대로 했다. 하지만, 전두환 정부의 무리한 외국산 송아지 입식 장려 사업으로 1980년대 소 값 파동을 겪으면서 축산업을 포기하고자 했다.

그는 “전두환 시절 수입소 입식 등으로 소 값이 폭락하면서 포기하려 했지만 주 업을 버릴 수 없었다”며 “남의 감귤원에서 일을 하고 버티면서 1995년 제주에 한우가 도입되면서 다시 축산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포기하고 싶었지만 살아야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고 회상했다.

특히 그는 좋은 품질의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소 먹이를 좋은 것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조사료를 직접 생산함은 물론 전국 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그는 “최근 사료 값이 많이 올라 축산농가 경영비가 증가해 어려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먹이의 중요성을 생각하고 조사료를 자급하고 있어 어느 정도 버티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고 얘기했다.

이어 “좋은 한우 생산을 위해서는 좋은 먹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조사료 생산에 최선을 다한 결과, 2014년 전국 자급조사료(사일리지) 품질경연대회에서 수단과 혼파로 장려상을 받았다”며 “조사료에 중점을 두는 것은 높은 등급 등 품질 향상도 있지만, 배합사료를 줄여 경영비 절감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그의 노력으로 HACCP과 무항생제 인증을 받아 현대백화점 지정 제주흑우납품 목장으로 15년째 이어가고 있다.

그는 “축산업에 발을 들인지 40여 년 동안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축산업에 걸고 이 분야의 일인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왔다”며 “가진 것이 없이 시작하다보니 남들이 하지 않는 부문에서 시작을 해야 미래가 있을 것 같았다”고 얘기했다.

그는 “앞으로도 일등 한우를 만들기 위해, 품종 개량을 통한 양질의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이는 가속화 되는 시장개방 속에서 축산업이 살아남기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농업이 무너지는 순간 식량주권을 물론 해외 의존 심화로 결국 모든 것이 끝날 수도 있다”며 “농업 생존을 위한 자국 농축산물 우선 소비를 위해 농가와 소비자간 상생을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농민의 대표인 한농연이 농촌에 대한 책임을 다 한다는 소명 아래 자기 발전이 농업과 국가의 발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해 주길 바란다”며 “지금껏 제 뒷바라지에 고생한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9월에 열린 제7회 서귀포시후계농업경영인대회 및 최고 후계농업경영인상 시상식에서 최고 후계농업경영인상 대상을 수상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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