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확으로 승부 걸던 시대 지나…관행농법 탈피해야 소비자 욕구 충족”

[한국농어민신문 최상기 기자] 

소식재배·화학비료 절감 힘써
4만평 수도작 조수익 ‘억대’

여성·청년 중심 농업지원책
낀 40~50대 배제로 어려움

“농촌 지키는 모든 농업인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애국자”

이동주 씨가 올해 대풍을 기원하며 논에서 피 뽑고 있다.
이동주 씨가 올해 대풍을 기원하며 논에서 피 뽑고 있다.

“다수확으로 승부를 걸던 시대는 지났고, 관행농법에서 탈피한 제대로 된 생산물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농업 경쟁 시대가 이미 오래전에 왔다고 봐야지요.”

이미 관행농법을 벗어나 영광군에서 젊은 신세대 농사법으로 수도작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참 농사꾼 이동주 (48세) 가 대뜸한 말이다. 영광하면 ‘굴비’다. 조선시대 때부터 이미 진상품으로 유명한 굴비로 이름이 알려진 고장이 바로 영광이다. 이곳 햇볕은 예사롭지가 않다. 영광(靈光)은 한자로도 지명에 대한 선조들의 뜻이 담겨져 있다. 물고기를 햇볕에 말려 놓아도 파리가 달려들지 않는다. 그래서 참으로 신기하게도 굴비가 유명해질 수 있었다고들 말한다.

더욱이 햇볕이 좋아 쌀농사는 물론 태양초 고추, 최근엔 아열대 기후에 따른 망고가 재배되고 있다. 이곳 농사는 남다르다. 인위적인 것보다는 자연에 의존하고 맡겨 놓는 게 많다. 그는 영광 군남면을 크게 벗어나질 않았다. 이곳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이곳에서 다녔고, 농업에 대한 욕심 때문에 방통대에서 농학을 전공했다. 넓은 들녘을 바라보면서 농업인의 자식으로 성장했다. 영광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농토가 풍부하다. 오늘의 농업역사를 새롭게 창조하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4H가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지난날을 소환했다. 지역4H에서부터 도회장을 거쳐 중앙감사와 현재도 4H 도 본부 이사를 맡고 있다. “여기에 학구열이 더해져 지역 참 농업인으로 성장했다”고 말한다.

도시 생활도 생각했지만, 잠시 외지에서 차량정비 교육을 받은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보면 농촌에서 농업을 하는데, 기계 조작 정비교육이 얼마나 유용한지 모르겠다”고 자랑한다. 수도작 관련 모든 농기계 수리가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이 또한 경쟁력이다.

그는 “현재 소비자 욕구에 맞추기 위한 그런 농산물 생산 시대가 이미 열렸다”고 주장한다. 소비자가 외면하는 저품질 농산물은 퇴출되어야 한다는 것. 여기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관행농법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과거에는 모를 심을 때도 논에 푸른빛이 가득하도록 많은 량을 심었다. 하지만 최근 트랜드는 그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옛날 관행농사가 농촌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고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쉽게 바꿀 수는 없지만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대표적으로 한 포기에 3~4개 정도면 될 모를, 지금 것 10~15개씩 심어왔고, 생산량은 결국 차이가 없다는 실증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1200평 논에 1평 기준 37주로, 40개 모판으로 모두 심었다면 관행농법으론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다. 관행농법은 최대 150개 모판 이상도 심어 온 게 사실이라고 꼬집는다. 여기에 온갖 화학비료도 적정량 이상으로 과다 투여해 관리를 해왔다. 이 또한 크게 토양을 오염시키는 문제로 남아있다. 관행과 과다로 이어지는 모순을 이제는 과감하게 벗어던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해 4만평 수도작으로 조수익 1억원 정도를 내다보고 있다.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서는 현장참여 정책이 펼쳐지고, 자연을 상대로 하는 농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히 농업에 종사는 모든 농업인은 단순 직업분류가 아닌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최일선의 전사”라며 “농촌을 지키는 모든 농업인은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성 청년 중심으로 농업지원정책이 바뀌어 나이드신 분들 사이에 낀 40대~50대는 지원에서 배제돼 어려움이 가중된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올해도 우리 마을에서 3명의 농업인이 도시로 떠났다. 이는 곧 농업인의 삶이 고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으로, 농업인이 농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영광=최상기·이강산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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