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생산·유통 전반적 구조조정 필요”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한우 3마리로 축산에 뛰어든 지명진 한농연횡성군현합회장은 한우 150마리를 키우는 전업농으로 성장했으며, 한우 생산단가와 소비자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대 목표다.
한우 3마리로 축산에 뛰어든 지명진 한농연횡성군현합회장은 한우 150마리를 키우는 전업농으로 성장했으며, 한우 생산단가와 소비자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대 목표다.

사육비 오르고 소고기 값 높아
생산자도 소비자도 힘든 구조

수입소고기로 옮겨 가지 않게 
생산단가·가격 안정시켜야

청년 농가 전수교육 도입 제안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열심

150마리 정도의 한우를 전업으로 농장을 경영하는 지명진 한농연횡성군현합회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급격하게 오른 한우가격이 급락 할 수도 있다는 연구기관들의 보고서가 자주 언론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경연은 올해 한우 사육두수를 지난해 보다 2.4% 증가한 348만9000마리로 전망했으며, 2023년 354만5000마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한우 생산은 6개월 정도의 송아지 한 마리를 400만 원 정도에 구입해 24개월 사육하면 사료 값 350만원 기타 약품비 등 50만원을 더하면 총 800만 원 정도의 생산비를 투입한다. 이후 1000만 원 정도에 출하하는데 순이익은 200만 원 정도다. 혹시라도 한 마리가 잘못되면 큰 손해가 발생해 순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구조다.

지 회장이 한우 3마리로 시작해 오늘의 농장 규모를 갖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변화가 있었다. 횡성고등학교 졸업 후 직장을 다니다 우유대리점도 경영해 보는 등 다양한 사회생활을 하다가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농업으로 돌아왔다. 2002년 축산으로 농어민후계자로 선정돼 3000만원의 자금을 받아 본격적으로 한우 농사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경영의 기본원칙이 한 마리 팔면 반드시 두 마리 산다였다.

이렇게 소를 늘려나가 300마리 이상의 농장을 경영하는 목표를 세우고 부지런히 일했다. 다른 사람보다는 그래도 여건이 좋았다고 말한다. 논농사 3만4000㎡를 경작하기 때문에 볏짚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으며 상호보완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우농사를 시작한 당시에는 1마리 출하하면 두 마리 사는 것이 가능했다고 한다.

지명진 회장은 “2000년대 초반에는 송아지 150만원, 사료 값 등 150만원을 들여 24개월 후 출하하면 600만 원 정도가 나왔다”라며 “위험도 적고 실질적인 소득은 지금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전체비용도 높아지고 가격도 높아져 생산자도 어렵고 소비자도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이 수입소고기 시장으로 옮겨 갈수 있기 때문에 생산단가와 소비자가격을 안정시켜 우리 한우 시장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 지 회장의 신념이다.

현재 우리나라 한우의 성지로 불리며 횡성한우를 생산하는 횡성축협 감사로 활동하는 지 회장은 “고급육 생산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우리 한우를 소비할 수 있도록 생산과 유통 등 전반적인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 회장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축사를 방문해 2시간 정도 작업을 하고 아침 식사 후 논 밭일을 하고 오후 5시쯤이면 다시 축사로 돌아와 관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끝낸다. 지금은 사료를 주면서 소와 한 번씩 눈을 마주치면 건강상태와 기분까지도 알 수 있을 정도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한우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처음에는 폐렴과 감기 등으로 1년 12마리를 실패한 경우도 있었다. 그 뒤로 동물약품과 한우의 생육발달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했다.

자신의 초년 시절 어려움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청년창업농이나 승계농으로 농업을 시작하는 청년들은 반드시 오랜 경험과 기술을 습득하고 있는 농가에서 전수교육을 받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혼자 경험으로 배우는 것보다 전수해 배우면 상당한 위험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부모님을 모시고 5자녀와 함께 살아가는 지 회장은 지역사회 봉사도 열심히 하고 있다. 전문분야인 횡성한우축제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적십자 활동과 자율방범대 등 지역사회 공동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그는 “한우는 6만3000두, 전체 군민은 4만6500명으로 사람보다 소가 많은 횡성군이 발전하고 살기 좋은 농촌이 되기 위해서는 환경과 조화로운 축산경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며 “농촌은 기본적으로 축산분뇨를 이용한 퇴비를 생산해 논밭에 이용하며, 그 곳에서 생산된 부수물인 볏 집 등은 다시 한우 사료로 이용하는 순환농법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런데 이것을 과도하게 규제하고 규정해 불필요한 시설과 농기계를 구입하게 만들면 축산농가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라며 “축산농가들도 너무 쉽게 경영하려고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일손을 더는 것보다는 그래도 주인이 직접 돌보면 세심하고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자가 노동력을 많이 투입 할 것을 당부했다.

횡성=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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