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한 줄 < 오피니언 < 기사목록 - 한국농어민신문

[책 속의 한 줄] 우리 바쁘지 말아요!

[한국농어민신문]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자기계발 담론과 주말 여가의 가족화가 동시에 확산되었다. 이제는 노동과 노동 아닌 것을 구별하기 힘들어졌고 노동 시간의 경계가 애매해졌으며, 노동이 일터라는 공간을 넘어 거리와 도시 공간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 정보와 소통이 생산 과정에서 근본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노동의 질과 본성이 변화하고 있다.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가 밝힌 것처럼, 이제 일터에서 요구되는 것은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뿐 아니라 정서와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다.- 중에서아버지와 전화 통화하다 보면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12.30 15:15
[책 속의 한 줄] 그들만의 법과 자유

[한국농어민신문] 이번 정부에서 내세우는 가장 큰 가치는 법과 자유인 듯싶다.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법과 자유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를 리 없는데도 무슨 말만 하면 법과 원칙, 자유란 단어를 남발하며 강조한다. 하지만 법과 자유의 기준을 그들이 정해놓은 것이기에 그들만의 리그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억압의 단어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취재할 자유는 그들의 취재받지 않을 자유를 이기지 못하며, 파업할 자유는 그들의 법과 원칙 아래 묵살된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12.09 18:48
[책 속의 한 줄] 과학적, 객관적이라는 헛소리

[한국농어민신문] “언뜻 보기엔 과학적인 것 같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과학과는 백만 년쯤 거리가 떨어진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마치 과학적으로 증명이나 된 것처럼 유포되어선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미혹시키지요. 태어나서 이때까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사실들, 하지만 알고 보면 과학적 근거는 별로 없는 이야깁니다.”- 중에서우리는 ‘과학적’이란 말만 붙으면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너도 나도 과학적이란 말을 쓰며 사람들을 홀리는 유사 과학을 사용한다. 특히 기업이 그렇다. 과학적인 효과가 있는 식료품,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11.18 19:10
[책 속의 한 줄] 책임지지 않는 나라, 존재하지 않는 나라

[한국농어민신문] 또다시 나라에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이태원 참사는 주최가 없는 행사이기 때문에 책임자를 말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눈치만 봤다. 답답할 노릇이다. 주최가 왜 없는가? 국민이 있는 곳 어디든 국가가 주최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행안부 장관은 경찰 배치를 통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하고, 집회 핑계를 댔다. 용산구청장은 행사가 아니라 현상이라고 했다. 국무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책임을 운운하며 비아냥거렸다. 모두가 책임을 개인에게 몰아가는 듯했다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11.04 21:24
[책 속의 한 줄] 노동 이야기를 그만해도 될 날은 올까?

[한국농어민신문] ‘책 속의 한 줄’에서 노동 이야기를 자주한 것 같아 다른 종류의 책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제빵 공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한 일, 회장님은 퇴직금으로 30억을 챙기고 사업 종료와 함께 전 직원을 해고한 일 등 노동 관련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니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을 다시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사고를 당하고 있다. 법 취지가 무색하게 기업은 이 법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 제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10.21 20:07
[책 속의 한 줄] 노동자가 죽어도 경제가 살아나는 나라는 없다

[한국농어민신문] 노조의 약화는 일부 기업엔 환영할 만한 일이었겠지만, 사회·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았다. 노조 조직률이 20% 이하로 떨어지면서, 노동자의 교섭력은 현저히 약화되었고 임금 인상은 억제되었다. 노동생산성은 비약적으로 상승했으나, 임금은 이를 따르지 못했다. 이윤 몫은 폭증했다. 임금 불평등도 증가했다.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새로운 경제의 도래’를 외치는 목소리에 묻혔다. 노동자의 상대적 구매력은 약화되면서, 가계 부채는 증가했다. 이런 여러 요인이 결합되어 나타난 것이 오늘날의 경기대침체다. -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10.07 20:19
[책 속의 한 줄] 스마트폰의 스마트하지 않음에 대하여

[한국농어민신문] 결국 외로움으로부터 멀리 도망쳐 나가는 바로 그 길 위에서 당신은 고독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다. 놓친 그 고독은 바로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을 집중하게 해서’ 신중하게 하고 반성하게 하며 창조할 수 있게 하고 더 나아가 최종적으로는 인간끼리의 의사소통에 의미와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숭고한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이 그러한 고독의 맛을 결코 음미해본 적이 없다면 그때 당신은 당신이 무엇을 박탈당했고 무엇을 놓쳤으며 무엇을 잃었는지조차도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9.23 19:19
[책 속의 한 줄] 다문화 사회라면서 왜 문화 다양성을 존중해 주지 않는가

[한국농어민신문] “이주여성은 다문화가족의 일원이다. 다문화가족이란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가족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주여성들은 자신들의 생활이 다문화가족의 생활이 아니라고 말했다. 자신이 자라온 문화, 언어, 전통을 모두 버리고 한국문화에 동화되도록 강제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주여성에서 동화에 대한 ‘설득’ 과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주여성은 끊임없이 ‘왜 해야 하는지’ 물었지만, ‘한국에선 한국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만 대답으로 돌아올 뿐이었다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9.02 19:00
[책 속의 한 줄] 자연재해로부터 국민은 보호받을 수 있을까?

[한국농어민신문]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에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가 지구 온도 상승을 막지 못하는 한 이상기후 현상은 곳곳에서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발생한 자연재해로 힘없는 동식물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고, 그다음으론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소수민족이, 그다음엔 빈민국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테다. 국가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폭우처럼 기상 이변이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생존에 위협을 받는 건 빈곤층이다. 가장 안정적이어야 할 주거 공간이 침수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8.12 18:23
[책 속의 한 줄] 노동자는 대체 누가 보호할 것인가!

[한국농어민신문] 참으로 이상한 세상이다. 유통에 유통을 거치면 물건 값은 오르지만, 하청에 하청을 거치면 사람의 값어치는 내려간다. 하청 노동자들은 저임금을 받으면서도 노동자로서의 권리도 주장하지 못하고 산업 현장 최전선에 놓인다. 그것도 가장 위험한 현장 말이다. 하청 노동자들이 설비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원청에 개선 요청을 하지만 원청에서는 “요구는 들어주지 않으면서, 빨리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무조건 먼저 일이 되게 만들라고만” 한다. “고쳐달라는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7.29 19:18
[책 속의 한 줄] 종이를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국농어민신문]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플라스틱이 지목받으면서 플라스틱 대체재로 종이가 각광받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는 종이 빨대로, 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비닐봉지는 종이백으로, 에어백은 종이 완충재로 바뀌고 있다. 전자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너도 나도 나서서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사용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종이로 만든 포장재는 정말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을까?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7.15 18:20
[책 속의 한 줄] 노동 시간의 주체는 누구인가

[한국농어민신문] 정부에서 노동 시간 ‘주 52시간제’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 단위 시간을 월 단위로 바꿔서 유연하게 노동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건데 이건 노동자들의 현실을 모르거나 알고도 모르는 척 바꾸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 여기서 말하는 ‘유연함’이란 노동자들이 주체가 되어 직접 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하기보다는 자본가, 즉 사용자가 노동자를 유연하게 통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7.01 18:13
[책 속의 한 줄] 경제 성장이라는 허울

[한국농어민신문] 매해가 경제 위기다. 미디어에서 경제 위기론을 언급하지 않은 적이 없고, 선거 때마다 자칭 경제 전문가라는 후보가 난립하고, 시민들은 경제 살릴 후보를 우선 뽑는다 한다. 정부에서는 경제 성장에 기치를 걸고 활발한 경제 활동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국내총생산이 10위권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도 서유럽의 여러 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경제 대국에 살고 있지만 매해 경제가 어렵다 하고 국민들은 살기 팍팍하다 한다.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6.17 19:12
[책 속의 한 줄] 부유함은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의 대상 아닐까?

[한국농어민신문] 삼성 스마트폰은 이건희와 삼성 직원들이 ‘창조’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지난 수천 년 쌓아온 수학의 성과에 가장 크게 기대고 있고, 따라서 12세기 중동의 어느 이슬람사원 서고에 쌓여 있는 수학 관계 고대 문헌을 정리한 어느 수도승에게도 빚지고 있는 것이며,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낸 수억 년의 지질형성운동에도 빚지고 있으며, 반도체 칩을 만들며 유독성 화학물질을 들이마시다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황유미에게도 빚지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부는 사회적으로 형성된 모두의 것일진대, 그 끄트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6.03 19:42
[책 속의 한 줄] 우리 사회의 공정함이라는 그 헛헛함

[한국농어민신문] “특성화고 학생은 ‘현장실습생의 죽음’ 같은 기사를 통해서만 불우한 존재로 납작하게 재현된다. 매스컴에 의해 반복적으로 호명되면서 그들이 처한 부당한 상황은 그들 삶의 기본값처럼 인식된다. 원래 불우했으니 계속 불우해도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저지르는 무지와 무관심은 이렇게 폭력의 구조를 공고히 한다. ‘특성화고 학생’이나 ‘현장실습생’이라는 분류 코드의 구성원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우리 공동체에서 진지하게 시도되지 못했다.”- 중에서장관 후보자 자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5.13 17:28
[책 속의 한 줄] 내 관리비는 숭고하고 아파트 노동자의 일은 저속한가

[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실제로 아파트 경비원은 말 한마디면 자를 수 있는 직업이었다. 입사할 때 쓴 근로계약서에는 “사회 통념상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 통념’이란 자치회장이나 관리소장의 즉흥적인 기분에 따라 정해진다. 사회 통념을 이유로 쫓겨난 아파트 경비원이 내가 본 것만 해도 다섯 명이 넘었다. 그만두라는데 버틸 방법은 없었다. 혹독한 작업량을 추가로 부여하거나 반말과 욕설을 일삼으며 괴롭히면 견디기 어려웠다. - 중에서처음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4.29 18:46
[책 속의 한 줄]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한국농어민신문] “기업이 노동자를 고용하고 그들에게 지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화되는 까닭은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서 맺어지는 고용계약이 서로에게 이로운 것으로서 자유의지에 의해 성립되는 대등한 계약이라는 허구적 이데올로기가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데올로기가 진실이라면 노동자의 임금 총액이 회사의 이윤 총액에서 사용자에 대한 보수까지 포함하여 모든 생산비용을 제외한 액수와 같아야 할 것이다.”- 중에서회사를 다닐 때 경영진이 하는 이야기에는 의아한 점이 참 많았다. 세미나에 참여한 대표는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4.15 19:14
[책 속의 한 줄] 시위 방식보다 폭력적인 말 한마디

[한국농어민신문] “우리는 폭력행위를 인식할 때 ‘정상적인’ 비폭력 상황이 어떤 것인가라는 전제된 기준에 기초하여 판단한다. 그런데 바로 이 ‘정상적인’ 비폭력이라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기준을 바탕으로 다른 폭력적인 것처럼 보이는 사건들을 판단하는, 최고의 폭력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비폭력의 수단이자 상대를 인정하는 수단이기도 한 언어는 그 자체로 무조건 폭력을 필요로 한다.”- 중에서한 정당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 방식을 두고 “시민을 볼모로 잡지 말라” 발언하는 것을 보고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4.01 20:16
[책 속의 한 줄] 우리는 여전히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한국농어민신문] 처음 페미니즘 책을 읽을 때면 어렵기도 어려웠지만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다. 책 속에서 자꾸 나를 나쁜 놈으로 취급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건 당연했다. 지금껏 우리 사회에서 주류로 살아왔던 남성인 나에게는 아주 생소한 언어와 사상이었으니까. 페미니즘 강의를 들을 때면 옆에 있는 여성들은 아주 쉽게 공감하며 알아듣는데 나는 너무 어려워서 강의 내용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내가 다른 여성보다 공부를 덜한 것도, 책을 덜 읽은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도 당연했다. 그깟 책 몇 권을 더 읽는다 해서 한평생 타자로 살아왔던 여성을 따라잡을 리 만무하니까.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3.18 19:27
[책 속의 한 줄] 유머와 언어 속에 깃든 차별

[한국농어민신문] “누군가를 무언가로 호명할 수 있는 것은 권력이다. 누군가를 향한 놀림을 ‘가벼운’ 농담으로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와 권력을 알려준다. 반대로 원하지 않는 기표가 자신에게 부착되는 경험은 소수자로서 사회적 위치와 무력한 상태를 확인시켜 준다. 당신은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호명되고 있는가? 당신은 타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호명하고 있는가? 당신의 호명 권력은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중에서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도서 유튜브 시상식에 간 적이 있다. 수상자
책 속의 한 줄 한국농어민신문 2022.03.04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