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쌀파스타 새로운 활로 개척”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손상재 거류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쌀국수와 쌀파스타 등의 가공식품을 들고 우리 쌀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제시하고 있다.

쌀국수 가공전용 ‘고아미’ 재배 
쌀 자장면집 1년간 운영 경력
학교급식 공급의 길도 열어

2014년 ‘450㎡’ 가공공장 건립 
해외수출·쇼핑몰 진출 이뤄내
이달의 농촌융복합산업인 선정 


경남 고성군 거류면의 손상재 거류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우리 쌀 가공전용품종 계약재배와 쌀국수·쌀파스타 등의 면류시장 진출로 쌀산업의 활로를 개척해온 선도적 농업경영인이다.

손 대표는 농촌진흥청 육성 쌀국수 가공전용품종인 ‘고아미’를 2008년부터 재배하기 시작했다. 겨울철 자운영을 파종해 거름으로 삼는 등 ‘땅심’을 살려 미경운·무농약·무화학비료로 친환경벼를 재배하는 이재욱 전 노키아TMC 회장의 ‘지장농법’ 도입과정에서였다.

침체된 쌀 산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러일으킬 방안이라는 확신을 갖게 돼 이듬해 거류영농조합법인을 결성, 재배면적을 10ha(8농가)로 확대했다. 2010년엔 쌀 자장면집을 1년간 운영하며 우리 쌀면 대중화 가능성을 손수 타진하기도 했다. 학교급식 공급의 길도 열었다.

특히 2012년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행사장에서 ‘공룡나라쌀로 만든 맛있는 먹거리’ 코너를 운영해 쌀국수·쌀자장면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우리 쌀 가공식품의 인식을 개선시켰다.

2013년부터는 ‘새고아미’로 재배품종을 바꿨다. 농촌진흥청이 ‘고아미’ 품종의 내병성과 재배 안정성이 부족한 점을 개선해 도열병 및 도복 등 재배 특성을 보완해 육성한 품종이다.

가공전용품종 벼 생산현장에서 쌀면 가공까지 농민들이 손수 주도해 신뢰마케팅을 펼치고자 거류영농조합법인은 2014년 450㎡ 규모의 작은 우리쌀면 가공공장을 건립했다.

이후 주력 식품인 쌀국수 외에 쌀파스타·현미파스타까지 제품을 다양화하고, 활발한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였고, 해외 수출과 쇼핑몰 진출의 성과를 거둬내기도 했다.

가공기술력도 축적돼 즉석쌀국수 및 그 제조방법, 시금치를 포함한 쌀 파스타면 제조방법, 즉석떡국용떡 제조방법, 쌀을 이용한 빨대 제조방법 등의 특허를 획득했다. 경남농업기술원으로부터 양파쌀국수 제조기술도 이전받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는 TV홈쇼핑을 통한 판매의 기회를 갖게 됐는데,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주문물량을 맞추느라 애를 먹었다.

그동안 건조시설 등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자원복합산업화지원사업에 힘입어 ‘가공전용 쌀을 활용한 쌀가공식품 제조시설 구축’ 사업으로 660㎡(2층)의 시설을 증축해 최근 준공식을 가지면서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1일 생산량 3000개에서 1만개로 3배 이상 확대됐다. 2층에 교육장도 갖추어져 다양한 쌀 가공 체험이 용이하게 됐다.

이곳 쌀국수는 쌀 함량이 76%에 달한다. 많아야 50% 정도인 시중 쌀국수보다 월등히 높다. 그러면서도 면발이 잘 끊어지지 않고 쫄깃쫄깃하다. 가공전용품종 쌀의 특성 때문이다. 일반 쌀로 가공할 때 나타나는 이른바 ‘떡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멸치맛, 해물맛 쌀국수의 인기가 높다. 시금치나 부추를 활용한 쌀국수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굴국수, 오징어쌀국수, 귀리쌀국수도 출시됐다. 쌀파스타와 현미파스타의 경우 쌀 함량이 무려 99%나 된다.

손 대표는 1993년 복합영농으로 후계농(농업경영인)에 선정됐고, 현재 13만2000㎡(4만평)의 벼를 재배한다. 한농연고성군연합회장과 고성군농민단체협의회장을 지냈다. 경남도 자랑스런 농어업인상(창의개발부문)을 받았고, 농림축산식품부 ‘이달의 농촌융복합산업인’에 선정됐다. 경남도 농어업특별위원회 위원과 한농연경남도연합회 정책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거류영농조합의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 인증과 농식품가공수출전문업제 지정도 이끌어냈다.

손 대표는 “우리 국민들의 1인당 쌀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가공전용품종으로 재배한 우리 쌀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면을 만들어 수입밀가루제품 일색인 면류 시장을 제대로 공략한다면 대한민국 쌀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학교급식에 우리 쌀로 만든 자장면이나 쌀국수가 전략적으로 제공돼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기회가 늘어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고성=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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