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의견이 조합운영의 길잡이”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출근길 조합원 농가 2곳 방문
애로사항·요구 등 매일 청취
취임 이후 경제사업 성과 뚜렷
출자배당 확대 등 지원 늘려

농기계 수리 인력도 확충
신뢰도 높아져 대출금 등 ‘쑥’

민경영 원덕농협 조합장은 출근하면서 꼭 2곳의 조합원 농가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조합원의 실익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민경영 원덕농협 조합장은 출근하면서 꼭 2곳의 조합원 농가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조합원의 실익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매일 아침 5시 기상하면 50여 마리 우사를 관리하고 1만2000㎡ 논을 둘러본 후 아침식사를 하고 출근길에 반드시 2곳 정도의 조합원 농가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는다.

강원도 삼척시 민경영(63세) 원덕농협 조합장은 “현장에서 조합원들에게 듣는 생생한 바람과 요구가 조합운영의 길잡이가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2년 전 민 조합장이 들어서면서 원덕농협의 경영방식은 크게 바뀌었다. 기본적으로 조합원과 지역 주민들에게 대한 복지와 지원사업을 크게 늘려 삶의 질을 높여준 것이다.

지난해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삼척시 전체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을 때 연결도로가 끊겨 고립된 마을 10가구에게 생수 등 생필품을 전달하기 위해 산을 하나 돌아 들어가기도 했다. 자신도 자연재해로 피해를 여러 번 입었으며 그때마다 도움의 손길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알기 때문이다.

1986년 후계자로 선정된 민조합장은 1997년 한농연삼척시연합회장을 지냈고 15년 동안 마을 이장을 보면서 주민들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방식이 몸에 배어있다. 고향 삼척에서 태어나 산양초등학교, 원덕중학교, 원덕농고를 졸업하고 전국한우협회와 한농연, 죽서문화재 위원 등 다양한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펼친 덕분에 지난 농협 조합장 선거 때 당선됐다.

2번의 도전이 있었지만 동생이 전무로 근무하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은 쉽게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지난 선거 때 공약으로 당선되면 동생을 다른 농협으로 전출시키겠다고 했고 실제로 동생은 명예퇴직을 했다.

민 조합장 취임 이후에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에서 크게 성과를 내며 조합원 지원사업도 늘어났다. 경제사업은 총 446억 8700만원으로 목표대비 138% 달성했으며 이익도 4억4900만원에서 6억200만원으로 34% 증가했다. 신용사업도 공동대출을 추진해 전년도 보다 303억 원을 높였다. 현재 원덕농협의 전체 예수금이 1107억1400만원이며 대출금이 791억1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대출금 303억 원 증가는 대단한 것이다.

이렇게 신장된 사업성과를 조합원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출자배당 2.35%, 이용고배당 3.31%, 사업준비금 2.26% 등 총 7.92%를 조합원들에게 환원했다.

또한 직접적인 지원을 통해 영농자재, 농기계수리비용, 상토지원, 영농조직활동비 등 총 4억3300만원을 지원했다. 최근에 농촌이 고령화되고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방재와 농기계 관리가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에도 나섰다.

직원 2명이 드론조종자격증을 취득하고 방제단을 꾸려 60여 농가, 80여 ㏊의 논에 방제작업을 펼쳤다.

벼농사를 짓는 임문길(67세) 씨는 “장마와 태풍으로 병해충 발생이 갈수록 늘고 인력은 부족한데 농협에서 공동으로 방제를 해주니까 너무 효율적이고 편하다”고 말했다.

바쁜 영농철에 농기계 고장은 3일 정도 일을 못하게 하는 고질적인 병폐였다. 농기계수리가 이때 집중되고 기사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덕농협은 기사를 3명으로 늘리고 시설도 보완하고 이앙기 등 기본적인 농기계를 확보해 수리를 맡긴 농가에 대체해 주었다.

조합원과 지역주민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입소문을 타면서 농협의 신뢰도 높아져 대출금 증가와 예수금 증가를 평가하는 농협중앙회 시상식에서 큰 상을 받기도 했다. 예전엔 농협 직원들이 상당히 수동적이었는데 민 조합장이 들어서면서 능동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다는 것이 조합원과 주민들은 반응이다.

민경영 조합장은 “지역사회 발전과 조합원 실익을 높여주기 위해 작지만 강한 농협으로 거듭 나겠다”며 “농협은 농업인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했던 시절 스스로 뭉쳐서 자기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고 강조했다.

삼척=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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