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적 화훼산업 통한 경제활성화 꿈꿔”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강원모·김성주 나리플라워·(주)꽃피는여름 대표.

제주 첫 나라장터 화훼 등록
도로주변 조경사업도 연계
연간 3~4억원의 매출 올려 

먹거나 화장품 원료 사용 등
꽃 활용 고정관념 벗어나야
으뜸농산물 장관상 등 수상도

“단산 생산·판매에서 벗어난 화훼산업, 융·복합적 화훼산업은 시장이 밝습니다. 화훼 활용 다양화를 통한 경제활성화, 환경조성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많은 사람들이 꽃으로 웃으며 함께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 이후 각종 행사가 취소되는 등 꽃 소비가 줄어들면서 화훼농가 얼굴에는 굵은 주름만 늘어나고 있다. 소비 부진 등 화훼농가의 어려움은 비단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화훼 수입 증가와 국내 시장 잠식, 경기침체 등 소비부진으로 국내 화훼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화훼농가는 이제 단순히 꽃을 생산하는 1차적 역할에서 벗어나 다각적인 역할과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제주지역 최초로 나라장터에 화훼를 등록하고, 도로주변 조경사업까지 연계하는 등 화훼 생산·판매부터 조경까지 융·복합적으로 제주지역 화훼산업을 이끌고 있는 후계농업경영인 부부, 나리플라워·(주)꽃피는여름 강원모(38)·김성주(37·여) 대표를 만났다.

지난 2004년 화훼부문으로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강원모 대표는 제주고와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는 등 10대부터 화훼에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 화훼 농사에 집중하고 있다.

김성주 대표 역시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이후 지난 2016년 화훼부문으로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돼 남편인 강 대표와 함께 화훼농사에 매진하고 있다.

강 대표는 “중학교 시절 백합 화훼 농사를 짓던 아버지 곁에서 네덜란드, 일본 등 종구 수입과정을 지켜보고 백합 수출작업을 도우면서 화훼 농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한농대 입학 이후 ‘농업이 없어지면 나라가 없어진다’는 문구를 본 이후 농업에 대한 생각이 뚜렷해 졌다”고 얘기했다.

김 대표는 “한농대 재학 중 뉴질랜드 장기 연수 이후 농업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었다”며 “한국에서는 상추가 쌈으로 활용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샐러드로 활용되고 있어 기존 관념에서 벗어난 농업을 하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이들은 현재 화훼 육묘·묘종장 시설 2300여㎡(700평), 노지 3300여㎡(1000평)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 생산된 화훼를 바탕으로 도로, 관광지, 골프장, 학교 조경과 도매시장 판매 등을 통해 연간 3~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들도 처음부터 화훼 생산부터 조경사업까지 함께 추진한 것은 아니다. 화훼 생산에 집중했던 초기, 장미를 재배했다가 화훼산업의 바닥을 경험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후계농 선정과 함께 장미 농사를 짓다가 장미 로열티 문제가 대두되면서 장미농사를 접었다”며 “아버지의 백합농사도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길을 모색하던 중 분화 생산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꽃을 생산만 했을 때는 상인들에게 휘둘리는 사례가 많아 쉽지가 않았다”며 “바닥까지 가보니 꽃 생산만이 아닌 꽃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됐고 그 방법 중 하나가 환경정비 등 조경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제주는 청정 이미지가 있어 주변 환경을 가꿔야 하는 부분이 크게 보였다”며 “단순 화훼 생산보다 조경과 연계된 융복합적 화훼산업은 시장성이 밝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화훼 판매에 어려움을 겪던 중 행정에서 추진하는 조경사업을 하나 둘 받고, 타운하우스나 등 일반 건설현장에 화훼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화훼 관리문제를 해결하면서 환경조성 등 화훼를 활용한 조경사업이 큰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화훼 생산부터 조경까지 일련의 과정을 겪은 이들은 화훼를 활용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강 대표는 “화훼산업과 관련한 정책 혹은 환경정비 사업 추진에 있어 지역 내부순환 구조를 기반으로 정책사업을 추진했으면 한다”며 “환경조성사업을 위해 필요한 꽃을 다년생이 아닌 계절화를 중심으로 설정, 농가와의 직접계약을 통해 위탁생산을 하고 공공근로를 확대해 환경정비에 투입한다면 일자리 창출과 농가 소득 확대 모두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농가나 행정에서도 꽃을 단순히 보거나 환경 조성에 활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먹을 수 있는 꽃, 화장품 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활용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기존 관념에서 벗어날 때 화훼 시장도 경제도 활성화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많은 사람이 꽃으로 함께 웃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한편, 강원모·김성주 대표는 전국으뜸농산물 한마당 화훼부문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해 제주지역 화훼산업을 이끄는 농가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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