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기도 했지만 돌고 돌아 농사꾼으로”

▲ 수출용 약도라지 재배지를 살펴보는 이봉선 사무국장. 이 사무국장에 따르면 약도라지는 1포기 당 15∼30만원정도의 가치가 있다.

2010년 예천으로 귀농해 첫걸음
약도라지브랜드 ‘한도라지’ 개발
마스크팩·샴푸 등 가공제품 다양화
할랄시장 공략 수출 개척도 열심 


“제 몸에는 농사꾼의 피가 흐르나 봅니다.”

충남 예산에서 농사짓고 있는 이봉선 씨. 1인 다 역을 해내고 있는 귀농 출신 우수 농업경영인인의 첫 마디다.

그도 그럴 것이 직업 군인 생활을 접고 평창 동계올림픽 공사장의 인력시장을 운영해 봤지만, 결국 돌아온 종착지는 농촌. 

“부모님이 농사를 지었어요. 어머니는 제게 농사꾼 되지 말라고 했으나, 아버지는 농사일을 권하셨지요. 농사가 싫어 전북에서 특전사 직업 군인으로, 제대 후 서울에서 귀금속 세공 일을 했지요. 또한 강원 평창에서 동계올림픽 스키장 공사 관련 인력시장도 운영해봤고요, 수도권에서 합기도 사범 등을 했는데 결국 돌고 돌아 농사꾼이 됐네요.”

평창에서 동업자의 농간으로 사업 실패의 쓴 맛을 본 이 씨는 모든 것을 접고 고향인 경북 예천에 내려와 조용히 살고자 했다. 그러나 토마토 농사를 크게 짓는 형님의 모습을 보면서 농사짓기로 마음먹고 2010년 이곳 예천에서 귀농 관련 교육을 이수하는 등 농사꾼의 첫걸음을 뗐다. 

어떤 작물을 재배해야 좋을지 몰라 전국 벤치마킹하던 중, 안동에서 육종전문가를 만났고 약도라지의 종자를 구입하게 된다. 예천에서 시범재배를 해 본 이 씨는 2010년 처가가 있는 충남 예산군으로 이주, 약도라지 브랜드인 ‘한도라지’를 고안하고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했다.

귀농 8년 차인 그는 약도라지, 여주, 작두콩 그리고 수세미를 재배하고 있으며, 3년 전에는 예산군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됐다. 현재는 한농연예산군연합회 사무국장직을 수행하며 약도라지 농사를 병행하고 있다.

“요즘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잖아요. 특히 중국 발 황사는 물론 일반 대기오염이 심해 호흡기질환 환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말하는 이 사무국장은 “약도라지가 일반 도라지에 비해 약성이 5배정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단순 생산만이 아닌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2015년 약도라지 가공제품 생산을 위한 가공공장을 건립했다. 

또 지난해에는 한도라지영농조합법인을 설립, 5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등 예산 관내 보급 확산에 나섰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서 재배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법인 재배면적은 9000여평 정도다.

회원이 재배한 것을 수매해 전량 가공 제품화 하는데, 성인용 및 어린이용 한도라지즙은 물론 국내 최초로 한도라지마스크팩·샴푸·젤을 생산하여 온라인 및 오프라인, 직거래장터 등을 통해 판매한다.

내년에는 충남도 6차산업 관련 인증을 받을 예정이며, 수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6월 대전MBC가 주관하는 농산물(가공식품)장터에 처음 참여해봤는데,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 

한도라지가 소비자의 주목을 받자, 대전MBC 농업회사법인 F&C로부터 베트남 현지 장터 에 참여할 것을 제안 받았고, 11월 1일부터 일까지 7일 동안 베트남 호치민시를 방문해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예정이다. 

베트남을 수출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며, 지난 10월 24일 싱가폴에 수출용 한도라지 마스크팩 샘플을 발송하는 등 수출을 위한 ‘싹’을 조금씩 키워가고 있다.

“할랄시장만 잡으면 대박나지요.”

이 사무국장은 “다른 해외시장은 포화상태이며, 신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동 할랄시장이 금맥이 될 거라고 확신하고 관련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문화원이 주관하여 펼치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문화원 관계자를 예산 농장에 초대하는 등 수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끝으로 이봉선 사무국장은 “예산군은 사과 재배로 잘 알려진 사과 집산지잖아요. 농업이 존중 받고 농민이 잘 사는 시대를 앞당기려면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합니다. 현재는 물론 미래에 각광 받을 약도라지 특산품단지 조성을 위해 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예산=윤광진 기자 yoonk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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