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동덕 씨가 아내 이재숙 씨와 포도 수확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축적된 노하우로 유기농 포도를 생산, 전량 친환경 매장에 납품하고 있다.

인근 농가 13명과 함께
‘청심친환경영농법인’ 운영
알도 작고 송이도 안차지만
관행농사보다 가격 훨씬 높아


충북 옥천군에서 유기농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곽동덕(63) 씨. 포도 재배 경력 34년째인 그는 20년 전부터 친환경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저농약부터 시작했다.

“흙살림연구소 같은 친환경농업 단체에 가서 배우고 교육이 있는 곳이면 쫓아다니면서 배웠습니다. 지금은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짓고 있습니다.”

시설 하우스와 노지를 합해 1만5000㎡(5000평) 농사를 짓는 그는 유기가 3000평, 무농약이 2000평쯤 된다. 내년에는 전 면적이 유기로 전환된다. 그가 생산한 포도는 100% 친환경 매장으로 납품된다.

인근 농가 13명과 함께 ‘청심친환경영농법인’을 운영하고 있는데 회원농가 물량도 그가 맡아서 납품하고 있다. 새벽부터 수확한 포도는 오전 11시쯤부터 선별, 포장 작업을 거쳐 오후 2시면 트럭에 실려 나간다.

포도 종류도 다양하다. 켐벨얼리는 기본이고 환타지아, 경조정, 베니바라드, 썸머블랙 등 7∼8종을 한 팩에 담아 출하한다.

여기서 나가는 포도는 가격이 정해져 있다. 출하가격은 업체와 협의를 거쳐 매년 연초에 결정된다. 무농약은 kg당 5500원 이상, 유기농은 6400원 이상을 받는다. 관행농사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생산량이 적기 때문에 큰 돈을 버는 건 아니라고 한다.

“관행농사만큼 양이 많이 안 나옵니다. 알도 작고 송이도 안차니까 70%선 밖에 생산이 안 됩니다. 생산량을 늘리는 게 관건인데 쉽지 않습니다.”

포도는 유기농이 쉽지 않다. 옥천군에서 무농약 이상 농사를 짓는 이가 다 해야 열 댓 명 밖에 안 될 정도다. 그만큼 노하우가 쌓이지 않으면 실패확률이 높다.

“과수는 채소와 달라요. 한 번 실패하면 3년은 걸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어렵고 위험부담이 큽니다.”

그럼에도 병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시설하우스다 보니 노지에 비해 병이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석회유황합제와 보르도액을 직접 만들어 병을 잡는다. 골치 아픈 게 충이라고 한다. 쌍점매미충, 들명나방 같은 것들이다.

“백두옹, 재충국, 고삼같은 천연식물을 원료로 한 자재를 씁니다. 세 가지 정도를 돌려가면서 쓰면 웬만한 건 잡힙니다.”

응애나 공벌레 같은 해충은 비닐을 4∼5일간 땅에 덮는 식으로 잡는다. 땅 온도를 높여 벌레를 잡는 것인데 잡초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퇴비는 우드칩에 축분을 섞어 충분히 발효시킨 후 사용한다. 구매하는 경우에도 유기농 공시제품을 사서 1년간 발효시킨 후 사용한다. 유박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발효되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이다.

“제 포도는 볼품이 없어요, 알도 작고 무게도 덜 나가요. 그러나 맛과 향이 다릅니다. 소비자들이 맛을 보고는 ‘아 이래서 유기농이구나’ 합니다.”

옥천=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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