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품질 이천쌀, 더 많이 공급하고파"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 김창기 씨가 자신이 생산한 임금님표 이천쌀을 들고 서 있다.

1980년대 초 트랙터 등 구입
지역 최초 기계화 영농 시작

벼 신품종·신농법 도입 앞장
'이천시 농업인대상' 수상 영예

쌀연구회서 신품 개발 등 몰두
백화점·온라인몰 입점도 힘써


“임금님표 이천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상품입니다. 그러나 전국의 쌀 품질이 평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브랜드 가치에만 안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천쌀 명성제고와 소비자 신뢰회복을 위한 품질 고급화와 판매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최근 이천시쌀연구회 수장으로 선출된 김창기(60) 신임회장의 당찬 포부다. 김 회장을 보면 ‘묵묵하다, 한 우물, 장인’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40년 동안 묵묵히 쌀농사에만 매진한 전문 농업경영인이기 때문이다. 이천시 마장면 표교리 농촌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영농일을 도왔던 김 회장은 농업에 대한 열정과 애착으로 군 제대 후 본격적인 쌀농사에 투신했다.

“이왕 할거면 제대로 해야겠다는 신념이 생겼어요. 그래서 80년대 초에 트랙터와 이앙기, 콤바인 등 값비싼 농기계를 지역에서 최초로 구입해 기계화 영농을 시작했죠. 이웃 농가들의 부러움도 샀지만 농사를 더 잘 지어야 한다는 막중한 부담감도 있어서 남보다 더 열심히 농사를 지었어요.”

일찌감치 기계화 영농을 시작했던 김 회장은 벼 신품종 재배와 신농법 도입도 남보다 앞서 추진했다. 오랫동안 이천쌀을 비롯한 경기미를 대표하는 품종이 추청벼였지만 정부와 경기도, 일본 등에서 개발하고 들여온 신품종 벼는 그의 손을 먼저 거쳐 갔다.

“벼농사가 다 잘된 것은 아니었죠. 발아불량과 도복·병해충 등에 저항성이 약해 피해본 적도 있었지만 그 중에 수량이 많이 나오고 밥맛 좋은 품종들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어요. 대표적인 품종이 최근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참드림과 일본 품종인 고시히카리, 하이야미인데 지금도 꾸준히 재배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현재 13만2000㎡(4만평)의 논농사를 짓고 있다. 미질 향상을 위해 토양검정은 철저히 한다. 액비농법을 이용한 과학적 영농과 체계적인 영농계획 등을 통해 생산된 쌀은 최우수 평가를 받아 ‘이천시 농업인대상’도 수상했다.

“더 욕심이 생겼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품질의 이천쌀을 더 많은 농가들이 생산해 국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죠.”

이에 김 회장은 이천시쌀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교육과 연구개발 등에도 몰두했다. 특히 이천쌀 신품종 개발, 공급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회장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이천시농업기술센터 공동으로 2016년부터 마장면 시험포장에서 조생 계통 2품종을 시험 재배하고 있다”며 “이들 품종과 또 다른 계통의 쌀을 비교 재배한 뒤 적정 품종을 선정해 2020년부터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품질 경쟁력과 함께 시장 마케팅에도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같은 이천이라도 토질에 따라 품질이 다르다”며 “품질 경쟁력을 갖추려면 품질 통일과 재배 매뉴얼이 필요하다. 회장 임기동안 이러한 재배 시스템을 확립, 정예화 된 50여 회원들에게 이를 보급해 임금님표 이천쌀의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가짜 이천쌀 근절을 위한 대책마련과 회원 마케팅 교육을 강화하고, 백화점·유통매장, 기업체·공공기관 급식, 온라인 몰 등에 이천쌀 입점 확대를 집중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쌀 시장 개방 확대와 소비감소에 따른 쌀값 하락으로 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 등은 농업경영비 절감과 수급조절개선, 농가 규모화, 쌀 직불금 확대 등을 통해 농가 안정소득 창출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지역사회 발전에도 공헌하고 있다. 13년 동안 마을 이장과 마장면 농업경영인회장 등을 맡으며 주민편의 시설 확충과 농민권익 보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섰다. 지난달 27일에는 표교초등학교 13대 총동문회장으로 취임해 ‘돌아오는 농촌학교 육성’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회장은 “학생수 감소로 학교 존립까지 위태로운 농촌학교를 지역사회와 함께 특성화학교 만들기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학생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 개발과 꿈나무 장학금을 조성, 학생 진로진학 지도시스템을 통한 특성인재를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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