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제값 받아야 마을도 살아”

[한국농어민신문 조성제 기자]

▲ 박성기 청도로컬푸드허브센터 대표는 농산물 유통과정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청도로컬푸드허브센터를 운영 중이다.

일본 ‘국도변 휴게소’에서 착안
뜻맞는 농민들과 재원 모아 설립
250여 농가 섭외해 납품계약도
카페 열어 감·딸기음료 판매 계획


지난해 11월 문을 연 청도로컬푸드허브센터(경북 청도군 청도읍 새마을대로 1352)는 농산물을 생산한 농민에게 판매장을 빌려주는 형태로 운영된다.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최종 소비자가격이 산지가격의 몇 배로 뛰는 고질적인 농산물 유통과정의 문제점을 바로잡아 직거래를 통해 지역 신선 농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취지에서다.

이곳 매장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은 가격을 농민들이 직접 정한다. 이곳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민들은 자신이 결정한 판매가격이 입력된 스티커를 매장 내 작업대에서 직접 출력한 뒤 판매할 농산물 포장용기에 부착해 진열한다. 유통과정에서 판매 상인이 아닌 생산 농민이 가격을 결정해 내놓는 시스템이다.

이 같은 시스템을 통해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해 농가 소득증대에 앞장서고 있는 농업경영인이 있다. 한농연청도군연합회 회원 출신인 박성기(55) 청도로컬푸드허브센터 대표이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를 만나 청도로컬푸드허브센터를 설립하게 된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들었다.

-청도로컬푸드허브센터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침체된 농촌마을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사회적기업 청도성수월마을 설립해 참여했으며, 현재까지 20여년 동안 마을 위원장을 맡아 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농촌마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제 값 받고 판매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 그래서 로컬푸드 직판장을 구상하게 됐다. 청도로컬푸드허브센터는 일본의 ‘미찌노에끼’(국도변 휴게소)에서 힌트를 얻어 구상하게 됐다. 차이가 있다면 일본에서는 국가지원을 통해 이들 휴게소를 만들지만 우리 매장은 참여자들이 스스로 재원을 통해 설립했다는 점이다. 나를 포함해 5명의 개인이 참여하는 농업회사법인 청도군농민회의소가 청도로컬푸드허브센터의 운영 주체다. 사업추진을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건물 매입 등 시설 마련에 25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예산지원 없이 개별 출자금으로만 재원을 마련한 것이다. 이후 성수월마을 공동체를 운영해온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로컬푸드 직판장에 청도지역 농산물을 공급할 250여 농가를 섭외해 납품약정을 체결했다.”

-운영 방침이 있다면?
“청도로컬푸드허브센터는 로컬푸드의 개념을 다소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청도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 농축산물을 최우선적으로 판매한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생산이 되지 않는 농산물이나 가공품 등은 인근 시·군이나 국내에서 생산된 것도 넓은 의미의 로컬푸드로 보고 매장에서 판매한다. 청도로컬푸드허브센터에서는 매장에 물건을 공급하는 지역 농가들에게 최소한의 판매장 수수료를 제외한 판매 대금을 10일 단위로 정산해 지급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향후 건물 3층은 감과 딸기 등 청도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한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를 운영할 계획이다. 청도지역에서 생산되는 전체 농축산물의 15% 이상의 물량을 직거래를 통해 청도로컬푸드허브센터에서 판매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구와 부산, 울산 등 인근 대도시에 10여개 이상의 직매장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매장에서 판매하는 농축산물의 품목을 보다 다양화를 위해 타 지역 로컬푸드 직매장들과 서로 필요한 지역별 신선 농산물을 물물 교환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타 지역 농산물 매입에 따른 추가적인 유통비용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청도=조성제 기자 ch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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