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명이, 먹어본 사람은 계속 찾아”

[한국농어민신문 조성제 기자] 

김득호 ‘나리촌식당’ 대표가 재배 중인 울릉 특산물 ‘명이’ 밭에서 자라고 있는 명이나물을 살피고 있다.
김득호 ‘나리촌식당’ 대표가 재배 중인 울릉 특산물 ‘명이’ 밭에서 자라고 있는 명이나물을 살피고 있다.

고기와 궁합 잘맞는 명이 비롯
각종 특산 산채 재배 ‘전국 공급’

부부가 25년째 운영 중인 식당은 
‘한국인의 밥상’ 등 방송 잇따라

고로쇠 수액·마가목 열매도 판매
산채 조수익만 연 1억5000만원 달해  

“울릉도에서는 산마늘을 춘궁기에 목숨을 이어준다고 해서 ‘명이’라고 불렀습니다. 폭이 넓은 타원형의 잎에서 마늘향이 나고 섬유질이 많아 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 명이나물은 울릉도 대표 특산물인데, 명이를 비롯한 각종 울릉도 특산의 산채를 재배해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과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그를 통해 울릉도 섬 농업의 명맥을 지켜낼 수 있어 긍지를 느낍니다.” 

국토의 최동단 지자체인 경북 울릉군에서 동해안 섬 농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우수 후계농업경영인이 있다. 울릉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잘 알려진 ‘나리분지’에 위치한 울릉군 북면 나리마을에서 40년 가까이 명이와 삼나물, 부지갱이 등 울릉도 특산의 각종 산채를 재배하고 있는 김득호(61세·전 한농연울릉군연합회장) 울릉 ‘나리촌식당’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1986년 처음 농사를 시작한 이후 37년째 울릉군에서 산채농사를 짓고 있다는 김 대표는 1990년도 중반에 후계농업경영인자금을 받은 뒤 현재까지 한농연울릉군연합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몇 년 전에는 한농연울릉군연합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부인 김두순 여사와 함께 자신이 직접 재배한 각종 울릉도 산나물을 재료로 사용해 산채정식 요리를 만들어 판매하는 울릉 ‘나리촌식당’을 나리분지 내에서 25년째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나리촌식당은 ‘한국인의 밥상’, ‘한국기행’, ‘다큐멘터리 3일’, ‘신 대동여지도’ 등 공중파와 종편 등 각종 방송에 10여 차례 이상 소개될 정도로 울릉도를 대표하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나리분지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직접 재배한 각종 산나물로 만든 산채요리를 맛볼 수 있게 해 울릉도 산나물의 우수성을 미각을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산채요리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며 “울릉도를 오가는 대형 크루즈선 운항으로 요즘은 겨울철에도 나리분지를 찾는 관광객이 많아 연중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화산섬인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 일대에서만 주력 소득 품종인 명이나물을 1만여평 가량 재배하는 한편, 삼나물, 부지갱이, 미역취, 더덕 등 각종 산채 농사 1만8000여 평을 짓고 있다. 산채 판매를 통해서만 연간 1억5000만 원 이상의 조수익을 내고 있다고. 

산채농사와 관련해 김 대표는 “울릉도는 해양성 기후로 일조량이 많지 않다. 볕이 강하지 않다보니 울릉도에서 재배되는 산나물은 식감이 부드럽고, 향이 연해 자극적이지 않은 특징이 있다”며 “특히 울릉도 명이는 육지에서 재배되는 것 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질기지 않은 식감과 고유의 향을 가지고 있어 한번 먹어본 소비자들이 계속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명이는 한번 씨앗을 뿌리면 수확할 수 있는 기간이 5년 정도 되고, 평지와 비탈진 지형, 숲속 등을 가리지 않고 재배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며 “또한 울릉도산 명이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 수확해 도매로 내는 산지 가격이 kg당 1만4000원 정도이고, 육지의 소비자들에게 직거래를 통해 택배로 보내는 가격은 kg당 2만원이 넘는 고소득 작목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산채나물 외에도 농가소득 다변화를 위해 새로운 소득원 작목으로 3000여 평에 걸쳐 마가목 나무를 식재해 그 열매를 수확해 판매하고 있으며, 매년 2월초부터 4월까지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우산고로쇠 나무의 수액을 채취해 용기에 담은 수액을 택배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마가목 아래 그늘이 생기는 자리에 명이를 함께 식재한다. 마가목 열매는 술을 담그거나, 즙을 내서 건강식품 등으로 판매 한다”며 “고로쇠 수액과 마가목 열매 판매를 통해 산채농사의 40~50%에 달하는 조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고령화 등으로 울릉지역 농업인구의 숫자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어 영농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을 수급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울릉도 섬 농업이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영농인력을 외부에서 확보해 울릉지역 농가에 공급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군청과 농협 등이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울릉=조성제 기자 ch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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