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재배 선진기술 전파 앞장…산업 발전 원동력”

[한국농어민신문 조성제 기자] 

‘키큰세장방추형’ 밀식재배
3000평서 60톤 이상 생산
농가 평균대비 세 배 훌쩍

농사일 몸에 익숙해지도록
오랜 시간 노력, 트레이닝을

경북 농업명장 신종협(오른쪽)씨가 한용호 한농연경북도연합회장과 사과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경북 농업명장 신종협(오른쪽)씨가 한용호 한농연경북도연합회장과 사과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사과 과수원에서 ‘키 큰 세장방추형’ 수형을 유지할 경우 수관이 비교적 단순해 전정 작업과 생육기 관리가 용이하고 햇빛 이용 효율을 높여 상품과를 수확하는 유효면적을 넓힐 수 있는데다 착색과 꽃눈 발달에도 유리합니다. 그리고 조기 다수확이 가능해 투자비에 대한 빠른 회수가 가능하고, 병해충 방제에도 유리해 병해충 발생 확률이 낮아 농약 사용량을 줄 일 수 있습니다.”

경북 영천시 신녕면 신덕리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신종협(53) 신덕농원 대표. 신 대표는 조기 다수확에 대한 욕심과 한정된 면적에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키 큰 세장방추형’ 수형의 사과밀식재배방식을 국내에서는 초창기에 채택한 사과재배 선도농가다. 그는 현재 영천시 신녕면과 포항시 죽장면에서 사과농사 1만2000여 평을 짓고 있다. 지난 2005년에 농업경영인에 선정됐으며, 현재 영천시농업경영인연합회 신녕면회장을 맡고 있다.

신 대표는 자신이 농사짓는 사과품종과 관련해 “만생종인 ‘후지’ 품종을 8000평정도 짓고, 나머지는 중생종 ‘시나노 골드’와 올해 식재한 ‘아리수’ 품종”이라며 “시나노 골드는 노랑빛깔 사과라서 착색 걱정이 없으며, 후지는 늦게 수확할 수 있어 맛을 좋게 만들 수 있다. 아리수는 착색이 잘돼 심었는데 내년에는 본격적인 수확이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 대표는 “농가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면적당 사과나무를 많이 식재하는 밀식재배를 선택해야 한다”며 “3000평 재배면적에서 국내 평균 사과 생산량이 약 20톤 정도이지만 ‘키큰 세장방추형’ 수형의 사과밀식 재배방식을 채택해 사과나무가 3년 차에 된 시점에 3000평에서 60톤 이상의 사과를 생산해 낸다. 농가 평균보다 3배 이상 수확량이 많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잎에서 탄소동화작용한 양분을 뿌리로 보내고, 뿌리에서 흡수한 무기양분을 잎으로 보내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 줄기인 주관이다. 주관이 두꺼워지면 줄기가 양분을 다 흡수해서 사과 생산에는 좋지 않다”며 “나무의 수령에 비해 주관인 줄기의 굵기가 가늘수록 사과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 경제성이 좋은 사과나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새로운 재배 기술력으로 사과농사를 선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북농업명장(2020년)과 농식품부 신지식농업인(2017년)에 선정됐으며, 지난 2016년에는 경북농어업인대상 전체 대상(2016년)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신 대표는 현재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 명예연구관 및 한국농수산대학교 현장교수로 활동하며 사과재배 관련 선진기술을 농가에 전파하고 있으며, 국내외 농업인 및 관련 연구자 등 연간 5000여명이 재배기술을 배우기 위해 신 대표의 신덕농장을 견학하고 있다.

자신의 재배 노하우를 널리 알리는 것과 관련해 신 대표는 “자기만 알고 있는 농사 노하우를 세상에 공개해 검증을 받으면 여러 사람이 그 노하우를 활용해서 더 나은 재배기술로 그 노하우를 보다 확장시킬 수 있다”며 “이런 식으로 확장된 농사기술은 공개돼서 다수의 농가를 함께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돼서 그 산업전체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신 대표는 신규 농업인들에게 “1만 시간의 법칙이 농사에도 적용된다. 농사일도 오랜 시간의 트레이닝을 통해 몸에 밴 습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적과나 전정 등 다양한 농작업을 위한 기본적인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일단 다양한 농작업을 소화할 수 있는 기술력이 몸에 익숙해지고 숙달되도록 오랜 시간 노력해야 한다. 일단 그것이 기본이다”고 조언했다. 

영천=조성제 기자 ch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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