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조 하나만 잘 키워보자 생각”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청년농부 최홍규 대박농원 대표는 고양시에서 희귀 관엽식물인 극락조를 재배하며 지역 화훼산업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로 고품질 극락조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청년농부 최홍규 대박농원 대표는 고양시에서 희귀 관엽식물인 극락조를 재배하며 지역 화훼산업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로 고품질 극락조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화훼농사 짓는 부모님 영향
1320㎡ 규모로 희귀식물 재배

공기정화·인테리어 효과 뛰어나
기업·카페·백화점 등 틈새 공략

지역 청년농 활성화에도 앞장
고품질 재배에 더 집중할 것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서 희귀 관엽식물인 ‘극락조’를 재배하는 대박농원 최홍규(34) 대표는 지역 화훼산업을 선도하는 청년농부로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최 대표는 현재 1320㎡ 규모에서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작물인 ‘극락조’를 재배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6년 동안 여러 관엽식물을 재배하다 2019년부터 희귀식물인 극락조를 고양시에서 저만 유일하게 재배하고 있습니다. 극락조는 공기정화 등의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기업체 및 카페, 백화점, 레스토랑 상업 시설의 주 인테리어용 식물로 수요가 높은 품종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제격입니다.”

고양고등학교 화훼과와 한국농수산대학 화훼학과를 전공한 그는 일찌감치 화훼 농군으로서의 삶을 준비해 왔다.

“어릴 적부터 화훼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보며 자라왔기 때문에 식물에 대한 매력에 빠졌었죠. 그래서 유년 시절부터 화훼농업인으로 진로를 결정했고, 현재 부모님도 바로 옆 하우스에서 관엽식물인 ‘여인초’를 재배해 서로 상생하고 있습니다.” 

극락조의 특징은 적응력과 생명력이 뛰어나 관리가 수월하다는 점이다. 적정 생육온도는 섭씨 15~25℃이며 월동기에는 섭씨 10℃ 이상 유지해야 한다. 또 통풍이 잘되는 것도 중요하다. 과습하지 않게 화분 겉흙이 마르면 아래로 흐를 정도로 관수해야 한다는 것.

최 대표는 “극락조는 희귀품종이었기 때문에 주변 농가에서는 재배를 꺼리는 분위기였다”며 “그 대신 잘 키워서 시장에 낸 극락조는 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있어 극락조 하나만 제대로 키워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극락조 재배의 길은 쉽지만은 않았다. 극락조를 바로 땅에 심어 키운 다음 화분에 분갈이를 하는 일반적인 재배방식으로는 극락조의 성장이 제한적이었다. 약 3m 길이로 성장하는 대형작물인 극락조 특성상 뿌리가 깊고 길어 이를 화분에 분갈이 하는 과정에서 뿌리가 다치거나 화분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죽기도 했다. 이에 바로 분 재배방식으로 전환했다.

분 재배는 모종을 땅이 아닌 화분에 심어 초기부터 경작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파종한 씨앗의 발아율이 크게 떨어져 또 다른 난관에 부딪쳤다.

최 대표는 “발아율이 50% 정도면 꽤 성공한 것이다. 극락조는 그만큼 모종 재배가 어렵다”며 “화분에서도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상토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인공 상토보다는 실제 땅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수제 상토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년 대량의 산흙을 받아 하우스 밭에서 낙엽과 퇴비, 액비, 비료를 함께 혼합해 로터리를 친 후 양질의 수제상토를 분에 담아 재배를 한다. 수제상토는 극락조의 줄기를 굵게 만들어 위로 곧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잎도 갈라지거나 시들지 않도록 도와줬다. 극락조의 상품성은 높이와 잎의 완전성에서 기인하기에 수제상토 재배에 집중하게 됐다. 


극락조는 병해충 피해는 없지만 온·습도 조절을 잘 못하면 일률적이지 못하고 웃자라기 때문에 상품성 유지를 위해 웃자람 방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모종 후 2년 재배해 출하가 이뤄진다. 그만큼 다른 화훼작물보다 재배 기간이 길다.이에 최 대표는 순차적으로 작물을 재배해 수확시기를 조절한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극락조는 내년 봄에 1만본이 6개월여에 걸쳐 출하될 예정이다. 수확 물량은 대부분 한국화훼농협 경매로 나간다. 1본당 가격이 평균 2만원으로 일반 관엽식물에 비해 월등히 높다. 

더욱이 수년전 한 방송 예능프로에서 연예인의 극락조 재배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없어서 못팔 정도도 높은 가격으로 판매됐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가격이 하락했지만 타 작물에 비해 여전히 경쟁력 있는 작물이라고 최 대표는 귀뜸했다. 극락조는 지역 5개 농협의 로컬푸드 매장으로도 납품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 대표는 고양시4-H연합회장을 역임하며 지역 청년농업인 활성화에도 앞장섰으며, 현재는 한농연고양시연합회 원당지구회 총무를 맡으며 지역농업 발전에 헌신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올해 8월에는 농협중앙회 우수 청년농업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우리 농원의 극락조를 믿고 찾아주는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고품질 재배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고양=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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