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미나리 사계절 내내 생산”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전정후 지리산냉골짝미나리 대표가 백두대간 지리산 끝자락 해발 550m 고랭지의 미나리 농장에서 친환경 고품질 미나리 사계절 생산 비전을 전하고 있다.
전정후 지리산냉골짝미나리 대표가 백두대간 지리산 끝자락 해발 550m 고랭지의 미나리 농장에서 친환경 고품질 미나리 사계절 생산 비전을 전하고 있다.

‘도전정신’ 무장한 20대 청년
부모 육묘농장 승계 아니라
친환경 미나리 농사 창업 나서

올해 4차 시범재배 성공
내년엔 출하 규모 키울 계획
“여름 생미나리 만끽하게 될 것”

봄철 별미로 인기 높은 미나리의 향긋하고 아삭아삭한 맛을 사계절 내내 만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리산 자락 고랭지에서 친환경 고품질 미나리의 사계절 생산 시대를 열어가는 청년창업농업경영인 전정후(29) 지리산냉골짝미나리 대표의 당찬 도전이 맺은 결실이다.

전 대표는 경남 밀양시 상동면에서 농업인들과 고락을 함께하며 선도적인 육묘농사로 과학영농을 구현해온 아버지 전강석 씨와 어머니 강명자 씨의 어깨너머로 농업을 배웠다.

그는 농업으로 인생 1막을 열기로 일찌감치 결심을 굳히고 ‘청년농업인의 길’에 나섰다. 그리고 이 청년이 승계한 것은 부모의 육묘농장이 아니라, 치열한 ‘도전정신’이었다.

전 대표의 부모는 국내 최초로 접목묘를 일본으로 수출하고, 지역의 육묘산업을 혁신하고, 통일농업의 물고를 트는 남북농업교류협력사업에도 앞장섰던 우리 농업 선구자였다.

경남의 딸기 조직배양무균모주가 재배기술력과 함께 휴전선 너머 북녘으로 올라가 포기수를 늘려 다시 경남으로 되돌아오는 ‘통일딸기’사업을 부모님 곁에서 지켜보았던 전 씨는 처음엔 딸기에 매료됐고, 부모님이 걷지 않았던 딸기 수경재배의 길로 들어섰다.

사천시 용현면의 딸기 선도농가에서 수개월 실습하며 딸기 하이베드수경재배 기술을 터득하던 시기에 아내 이윤지(28) 씨를 만났고, 내친 김에 함께 필리핀으로 가 해발 900m 고랭지에서 딸기 수경재배에 도전했다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차질이 생겨 귀국했다.

귀국 후 전 씨는 딸기 대신에 다른 틈새작물을 물색하는 결단을 내렸다. 매년 국내 딸기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고, 특히 귀농인이나 청년농업인들도 생산성 높은 딸기 수경재배에 많이 뛰어드는 추세여서 몇 년 후엔 수급불균형이 도래할 것 같은 우려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마침 그러한 전 씨의 눈에 미나리가 들어왔다. 경북 청도군 한재미나리 재배지와 가까운 경남 밀양에는 제법 인기 있는 미나리농장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지만 생식이 가능한 고품질 미나리 생산 시기는 봄철에 국한돼 있어 연중 안정적인 농가소득원은 못 된다. 여름철 무더위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억지로 키워봐야 데쳐먹을 수 있는 수준이다. 몸에 좋은 미나리의 전국적 소비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에 계절적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고랭지에서 시설재배를 하면 미나리 사계절 출하가 가능하리라는 발상의 전환을 하면서 전 씨의 도전정신은 이내 부활했고, 경남 함양군 인근의 전북 남원시 주천면 백두대간 끝자락 해발 550m 지리산 고랭지에서 미나리 재배 적지를 찾아 농장을 확보했다.

그는 해발이 높으면서도 일조량이 풍부한 위치의 비닐하우스 3동(약3300㎡) 안 무논에 밀양지역에서 가져온 미나리 뿌리 모종을 식재해 여러 시기에 걸쳐 시험재배를 했다.

전 씨의 미나리는 식재 35~40일 후에 수확이 이뤄진다. 올해 4월말 1차, 6월말 2차 , 8월초 3차에 이어 지난 9월 27일부터 제4차 재배 미나리의 첫 수확이 시작됐다. 봄 미나리 못지않은 풍부한 향미와 아삭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며 여름미나리·가을미나리 시대를 열었다. 이 미나리를 맛본 수도권 삼겹살구이 식당들을 비롯해 소비자들의 재구매가 잇따르고 있다.

전 씨의 ‘지리산냉골짝미나리’는 △생식 가능한 수준의 고품질 미나리 사계절 출하시스템 구축 △100% 친환경농법 실현과 단계적 유기농 전환 △신뢰마케팅을 통한 직거래로 유통마진 최소화 등을 지향한다.

올해 성공적인 시험재배로 그 첫 단추를 꿴 전 대표는 향후 인근 지역에 6600㎡(2000평)의 미나리 시설하우스를 추가로 확보해 고품질 미나리 사계절 출하의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전 대표는 시설농업 전문가로서 최적의 미나리 재배조건을 맞추며 생산에 전념한다. 마케팅과 배송 등은 아내 이윤지 씨가 전담한다. 이 씨는 SNS 마케팅 전문가다. 소비자들이 손쉽게 ‘지리산냉골짝미나리’를 구매할 수 있도록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등을 발 빠르게 개설했다.

전정후 대표는 “농민운동가 출신 육묘전문가인 부모님은 ‘통일딸기’로 남북농업교류협력의 꿈을 키웠다면, 우리는 ‘지리산냉골짝미나리’ 사계절 출하로 농민이 행복한 세상을 향한 청년농업인의 당찬 도전을 실행으로 옮기고 있다”며 “많은 관심과 조언을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겨울에 풋고추를 먹는 시대가 왔듯이, 여름에 생 미나리를 만끽하는 시대도 열릴 것이라 확신했다”면서 “발상의 전환과 재배적지에서의 친환경 과학영농 실현, 직거래 신뢰마케팅 활성화로 지리산에서 ‘희망의 미나리꽃’을 활짝 피워나가겠다”고 전 대표는 밝혔다.

창원=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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