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사는 것보다 함께 잘사는 것이 필요”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농업이 생명산업이고 식량안보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윤승오 전 한농연강원도연합회 감사.

1986년 농어민후계자 선정 뒤
35년 동안 농권 활동 펼쳐
복숭아·한우 연소득 억대지만
늘어가는 소 관리비는 걱정

귀농귀촌 늘어 영농활동 피해
진정한 농업인 투자 늘려야

 
“혼자만 잘사는 것보다는 다함께 잘사는 것이 필요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농권 활동을 펼치며 살았지만 아직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난 1986년 복합영농으로 농어민후계자에 선정된 윤승오 씨는 35년 동안 한농연 읍·면회장과 춘천시회장 강원도연합회 감사 등 23년을 연합회 활동을 했다. 동춘천농협 감사로 12년 재직했으며, 동내면 번영회장과 임원으로 8년을 재임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현재는 후배들을 지원하며 동내면 거두2리 마을 이장을 맡아 소소한 행정업무도 지원하고 있다.

농사는 복숭아 과수원 1만2000㎡와 670㎡ 우사에서 한우 60마리를 사육하며 연간 1억6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과수원에서 발생하는 소득 5000만원 정도는 영농비용 1000만원을 빼고 나면 4000만원 정도가 순소득으로 남는다.

하지만 한우는 1억1000만원 소득에서 사료비와 각종 관리비를 빼고 나면 순소득은 3000만원을 넘지 못한다. 860kg 한 마리를 팔면 1100만원 정도 되지만 송아지 값 400만원 사료와 관리비용 등 400만원 이상 들어가기 때문이다.

“소가 번 돈은 다시 소가 다 먹는다” 한우 농가들의 자조적인 한숨이라고 윤 씨는 말한다.

윤 씨 삶의 경로는 우리나라 농업발전과 같이 걸어왔다. 1977년 춘천농고를 졸업한 윤 씨는 아버지가 경영하던 조금만 양돈 농장에서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당시 시설도 낙후됐고 양돈기술도 부족해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모돈 10마리를 중심으로 규모를 늘려갔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결국 양돈을 포기하고 1986년 복합영농으로 후계자에 선정된 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 후에도 1997년 한우파동 때는 사료를 살 돈이 없어 3일 동안 사료를 주지 못하는 아픔도 겪었다.

2008년 미국과 중국 등 농업선진국들과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과수원도 위기를 맞아 폐원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효율적인 관리와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위기를 극복하며 오늘이 이르렀다. 우리나라 농업인들의 오랜 배고픔 역사는 최근 40년 동안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을 통해 해결한 것과 비슷한 것이다.

윤 씨의 최근 고민은 귀농과 귀촌이 늘면서 진정한 농업인들이 영농활동에 상당한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농업을 위한 노동력과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투입되어 농업생산력이 저하되고 농업인들의 소득도 줄어든다고 느끼고 있다. 자신이 속해있는 농협도 조합원이 2400명 정도지만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조합원은 1200명 정도라고 추산했다.

윤승오 씨는 “우리 농업이 한 단계 더 높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농업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경영승계가 자연스럽게 되도록 해야한다”며 “농업이 생명산업이고 식량안보는 갈수록 중요하다는 것을 정부도 잊지말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춘천=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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