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혁 한농연강원도연합회 부회장은 1988년 농업인후계자로 선정된 후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농권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쌀 수매가 항의 중 투신
3년여 긴 투병 끝에 회복

쌀콩·옥수수·고추 등 재배
산돌배 직거래로 소득 안정
“엄중한 농업현실 직시”
여전히 농권운동도 부지런히


김종혁 한농연강원도연합회 정책부회장은 2001년 이후의 삶은 하늘이 준 혜택이라며 세상에 감사하며 열심히 산다고 밝혔다.

인제군에서 논농사와 밭농사를 경작하던 당시 39세였던 김씨는 2001년 11월17일 한농연강원도연합회가 주관해 진행하던 정부의 쌀 정책과 농협의 낮은 쌀 수매가에 항의하는 ‘강원농민총궐기대회’에서 강원농협 3층에 설치된 간판을 제거하다 분노에 못이겨 바닥으로 투신했다.
3년이라는 긴 투병 끝에 수술을 반복하여 다행히 지금은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회복되어 농업에 전념하고 있다. 당시 부인은 36세, 딸과 아들은 초등학생이었다.

당시 한농연의 동지애가 넘쳐 인제군연합회를 비롯한 강원도연합회와 중앙연합회, 경주시연합회 등에서 성금을 보내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김씨는 88년 농업인후계자로 선정돼 1000만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논 2만3000㎡를 구입해 열심히 농업을 경영했으며, 90년대에는 밭 전업농자금 5000만원을 받아 1만2000㎡의 밭을 구입해 감자와 풋고추 등 경작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와 농협이 쌀을 비롯한 농산물에 대한 체계적인 수급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농산물가격은 폭락하고 농업인들은 농지구입대출금에 대한 연체가 늘면서 파산자가 늘면서 농업계가 흉흉해졌다. 다행히 김씨를 비롯한 농업인과 농업인단체들이 농권운동을 전개해 김대중 정부는 2001년 연말에 농가부채특별법을 제정해 농가부채에 대해 상환 연장과 금리인하를 단행해 농업인들의 파산을 막았다.

김씨의 현재 농업규모는 논 1만3500㎡ 밭 5만2000㎡ 산 2만9700㎡로 쌀, 콩, 고추, 옥수수, 산돌배를 생산해 직거래와 자체소비로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 산돌배는 1차 상품으로 판매하고 효소로 만들어 판매하는 등 대부분 직거래를 통해 판매한다. 생산한 농산물은 대부분 닭갈비를 전문으로 부인 이경숙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소비하며 서울의 몇 개 식당과 연계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직거래를 한다.

우리 스스로 변화하면서 여러 사람이 함께 노력해야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김씨는 이후 대외활동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3년 인제군연합회장을 맡았으며, 인제군 인사위원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기린농협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아직도 쌀값은 2001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줄어드는 등 농업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며 한농연회원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엄중한 농업현실을 직시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제 대부분 회원들의 나이가 50∼60대 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족을 중심으로 농업을 이양하는 시기가 도래했는데 제도적으로 어려운 것이 많다는 것이다. 농업의 특성상 이양 기간이 적어도 5∼10년은 돼야하기 때문에 농지의 증여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증여세를 내야하는 등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귀농으로 농업을 유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결국은 가족으로 이어지는 승계농업이 이뤄져야하는데 지금의 상속세나 증여세 구조로는 어렵기 때문에 농지 이양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김씨의 지론이다.

농업인 후계자를 선정하고 농지를 농업진흥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한농연회원들의 사회이동을 막고 농업에 전념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와 농협 등은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한농연회원들이 자식들에게 떳떳하게 농업을 권유하고 승계 시킬 수 있다고 김종혁씨는 강조했다.

인제=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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