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어느 직업보다 큰 비전 있어”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이주희 한농연용인시연합회장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 특화를 위해 자체 브랜드인 ‘모현미(米)’를 개발해 모현농협 하나로마트에 전량 납품하고 있다. 
이주희 한농연용인시연합회장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 특화를 위해 자체 브랜드인 ‘모현미(米)’를 개발해 모현농협 하나로마트에 전량 납품하고 있다. 

도시화 된 용인시 제약 많지만
고품질 전략으로 신뢰 구축

자체 브랜드 ‘모현미’ 출시하고 
깨끗한 목장 만들기 앞장 눈길

청년농 육성 힘쓰는 등 공로
지난해 국무총리표창 수상도

경기 용인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급격하게 성장한 인구 110만명의 거대 도시로, 현재 도농복합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다. 경기도에서 2번째, 전국에서는 9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이렇듯 급격한 도시화로 지역농업·농촌이 위축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농업 경쟁력 강화에 열정을 쏟고 있는 이주희(55) 한농연용인시연합회장이 지역사회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1968년 경기 용인시 모현읍에서 출생 후 꾸준히 고향을 지키며 대를 이어 농사를 짓고 있는 이 회장은 호탕한 성격에 뚝심 있는 추진력으로 주위의 신망이 두텁다.

“어릴 때 기억으로 젖소를 키우던 아버지가 돈을 많이 번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축산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나 역시 농업은 녹록지 않다는 것을 깨우친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우유 파동에 구제역까지 겪으면서 암담한 시절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농사꾼으로서의 삶을 꿋꿋이 살다보니 농업은 어느 직업보다 큰 비전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고교 졸업 후 1987년부터 부친과 함께 낙농업을 했던 그는 군 제대 후 농군으로서의 본격적인 삶을 개척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농지 6600㎡와 한우 40두로 독자적인 영농전선에 뛰어들어 성실히 운영하며 점차 영농규모를 확대했다. 1996년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된 그는 현재 6만600㎡ 농지에서 벼를 재배하고 한우사육도 70여두까지 늘렸다.

도시화 된 용인시는 땅값이 비싸고 가축 사육에 제한이 많아 영농에 고충이 뒤따랐지만 소비시장이 크다는 장점을 살려 지역 농축산물 고품질 전략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구축했다.

그는 우선 지역쌀 품질 고급화와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모현읍은 청경채와 쌈채 등의 시설채소가 유명하지만 쌀은 특화되지 못해 관내 수도작 농가 8명과 함께 2016년 모현읍 쌀생산자연합회를 발족시켜 품종 단일화와 재배 매뉴얼, 가공·유통체계 등을 구축하고 ‘모현미(米)’라는 자체 브랜드도 만들었다.

생산된 쌀은 생산자단체에서 모두 매입해 경기도지정 미곡종합처리장에서 가공, 모현농협에 전량 납품·판매되고 있으며 일부는 농협 조합원 환원사업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도정된 쌀은 10일 이내에 판매하고 취급상 훼손된 쌀은 전량 회수, 교환해 줘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 주민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이 회장은 “재배 규모는 크지 않지만 현재 참여 농가도 20여명으로 늘었으며 39만6000㎡에서 연간 150톤의 고품질 쌀을 생산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 품질 고급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깨끗한 목장 만들기에도 앞장섰다. 가축분뇨는 두엄을 만들어 벼 재배에 활용하는 자연순환농법도 솔선해 칭송을 받고 있다.

청년농업 육성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한농연용인시연합회 자체적으로 청년농업분과를 조직해 각 품목별 전문성 강화교육을 비롯해 농촌정착 및 복리증진 방안, 청년농업인 유대강화, 지역농업 경쟁력 강화방안 등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또한 지역 농산물 판매촉진과 도시 소비자의 신선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경부고속도로 죽전휴게소 내에 ‘용인시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해 연간 8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모현읍농업경영인회와 함께 휴경지 논에서 쌀을 생산해 10여년 동안 매년 쌀 50(200만원 상당)를 지역소외계층에 전달하고2020년 집중호우 수해지역 피해농가에 100만원, 2021년 사랑의 온도탑 100만원의 성금을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한 십수년간 농협 영농회장과 마을 이장직을 맡으며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농정시책 홍보 및 발굴 보급, 폐농자재 수거 환경정화 활동, 벼 육묘장 운영 고품질 모종 공급, 용인농업 도시민 홍보활동 등에도 헌신하고 있다.

현재 모현농협 이사직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전문 농업경영인으로서의 자질함양을 위해 농협대학교 협동조합과 학업에 열중, 2021년 학사학위를 받았다. 용인시농민기본소득 위원, 농업예산심의위원, 먹거리 위원 등의 활동을 통해 농민을 대변하고 지역농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용인시장, 경기도지사, 경기도의회 의장,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잇따라 수상했으며,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제27회 농업인의 날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도시화로 농업이 설 땅이 줄어들어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용인시는 수도권 최대 도·농 복합도시로 귀농·귀촌은 물론 젊은이들도 농업에 꿈과 희망을 품고 찾아오는 농업의 미래가 밝은 곳”이라며 “앞으로 더 용인농업의 가치증진과 농업인의 권익향상,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용인=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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