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업 안정화로 복지농협 실현 박차”

[한국농어민신문 양민철 기자] 

허수종 샘골농협 조합장이 샘골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에서 지역에서 생산된 고품질 채소를 선보이고 있다.
허수종 샘골농협 조합장이 샘골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에서 지역에서 생산된 고품질 채소를 선보이고 있다.

3곳 합병으로 탄생한 샘골농협
소통 앞세워 애로사항 해결
  
매년 직원 경제교육원 파견
교육지원사업도 연 13억 투입

벼·고추·배추 육묘장 등 마련
하나로마트 통해 판로 확대도

“리더가 조합의 ‘발전과 후퇴’라는 결과를 가져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조합에 직접 뛰어들어 건강한 농협을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습니다.” 전북 정읍 샘골농협 허수종 재선 조합장은 젊고 깨끗함을 강점으로 안정적인 신용사업을 발판삼아 경제사업 안정화를 통해 복지농협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제1회 전국동시선거에서 샘골농협 조합장에 처음 당선된 허 조합장의 샘골농협은 경제사업량이 지난 2014년 12월말 현재 583억원에서 2021년 12월말 기준 1128억원으로, 그리고 자산규모는 같은 기간 1863억원에서 2910억원으로 괄목할 만하게 성장했다.

허 조합장은 서울에서 농대를 졸업한 뒤 1995년 고향으로 내려와 벼·밀·고추와 함께 한우 150두를 사육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마을 이장과 영농회장을 맡았던 그는 30세의 젊은 나이에 농협 이사에 당선되고 농업경영인 사무국장을 맡았다. 민주적이고 농협다운 농협을 만들기 위해 그는 대의원들과 의기투합 했다.

당시 허 조합장이 속한 정읍 북면농협은 지난 2007년 3개 농협(북면·정우·이평)이 신설합병, ‘샘골농협’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허 조합장은 2015년 샘골농협장에 재도전, 신설합병 조합에 첫발을 내디뎠다. 40대의 패기와 젊음을 무기로 농협에 대한 변화·혁신을 꾀하기로 다짐했다.

허 조합장 당선 초기, 샘골농협은 신설 합병조합에 따른 지역적인(평야·과수·축산 등)갈등, 직원과의 힘겨루기, 상임이사제도 등의 부문에서 많은 애로를 겪었다. 이런 아픔 속에 허 조합장은 대화와 소통을 직접 꺼내 들어 하나둘씩 애로사항을 해결해 나갔다. 전직 조합장이 허가권을 따낸 가축분뇨자원화센터가 민원 문제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자 지역민들을 직접 만나 이해와 설득으로 숨통을 텄고, 취임 후 1년 3개월 만에 첫 삽을 뜨고 준공했다. 농한기에 지역민들이 부업을 할 정도로 상생의 장이 됐다. 한우농가들의 축분 처리와 함께 연 100만포의 퇴비를 판매하는 신소득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지역농협은 자본과 인적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신용사업에 대한 성과를 바탕으로 경제사업에 투자한다. 이를 위해 직원을 매년 농협중앙회에 파견해 상호금융전문역(경제교육원)교육을 받도록 하면서 견문을 넓히도록 했다. 농협·농촌 발전을 앞당기기 위함이다.

나아가 연간 교육지원사업비로 13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중 8억원 이상을 농사불편 해소와 생산비 절감, 고령화된 농촌 농작업대행 등에 사용한다. 조합원들의 사업 참여도와 충성도 또한 높다.

허 조합장은 지역 농업에 맞게 육묘사업을 펼친다. 벼육묘장과 고추육묘장, 배추육묘장을 마련했다. 조합원들의 편리와 생산비 절감 차원이다. 고추의 경우 산물로 수매하고 세척 후 건조를 한 뒤 판매에 들어간다. 또 복분자의 경우 거래처인 보해와, 찰벼는 5개 업체와 계약을 맺고 상호 신뢰를 구축했다. 조합원들의 높은 신뢰로 조합 관내에는 상인이 얼씬 못할 정도다.

허 조합장은 고령농의 농작업 대행과 관련해 주인은 물꼬관리, 논두렁깎기 정도만 할 수 있도록 했다. 최소한의 농업인 자격 유지를 위해서다. 보통 1필지(1200평)∼2필지(2400평) 정도다. 최대 5필지가 한도다. 또 샘골농협은 전국 최초로 한우생장물사업을 펴고 있다. 핵심은 신규로 한우사업을 시작한 소규모 경영주가 자립기반을 빨리 다지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이들에게 송아지입식자금 80%를 지원한다.사료는 출하 때까지 외상으로 공급한 후 소를 출하해서 상환하면 된다. 남는 돈은 농가 몫이다.  

허 조합장은 지역 농산물의 판로 확대를 위해 하나로마트도 지었다. 이곳 한쪽에는 ‘생소한 만남’(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코너가 자리한다. 바로 로컬매장이다. 판매하고 남는 농산물은 조합이 매취한다. 조합원과 조합의 신뢰 구축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허 조합장은 특장차량을 이용한 농촌지역의 고령화와 교통 불편으로 농협 방문이 어려운 지역과 취약계층에게 생필품 등 쇼핑 편의를 제공한다. 공과금 수납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

한농연정읍시연합회 사무국장과 정읍한우협회 사무국장을 지낸 허 조합장은 농협총화상수상, 농기계은행사업 연도대상 1위, 상호금융대상평가 최우수상 수상, 클린뱅크 금 달성, 종합업적평가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허수종 조합장은 “동학의 발상지인 정읍을 우리밀의 성지로 만들어야 하며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농협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나아가 농작업 대행사업은 논에서 밭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특히 조합원들의 소득 향상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노력해 조합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조합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한다.

정읍=양민철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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