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이란 없다 정신으로 뭐든 시도”

[한국농어민신문 윤광진 기자]

지난 10월 중순 유호창 국장(좌)과 이대희 회장이 두북서래야친환경쌀생산단지에서 쌀 작황을 살펴본 후 기념촬영을 했다.
지난 10월 중순 유호창 국장(좌)과 이대희 회장이 두북서래야친환경쌀생산단지에서 쌀 작황을 살펴본 후 기념촬영을 했다.

농사 규모화에 승부 걸어 
영농 영역 36만평 달해

한우 92두 사육도 병행
34만평 조사료 단지 조성 
40여 농가 들녘공동체 조직도

“영농 과학화 이루도록 노력”

올 들어 농촌의 ‘인력 난’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그동안 고령화 및 부녀화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외국인 근로자 공급과 기계화가 가속돼왔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근로자가 떠나면서 농촌 인력 수급에 비상이 켜졌다.

이런 현실에서도 서천군 기산면 원길리에서 농사일을 거뜬히 해내고 있는 젊은 인재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한농연서천군연합회 사무국장을 겸하고 있는 유호창 씨. 

그는 2005년 농사일과 운명적인 인연을 맺게 된다. 일찍이 부친의 추천으로 농사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한국농수산대학교 식량작물과에 들어갔다. 그러나 2004년 졸업과 동시에 아버지가 운명하셨고, 그 어떤 계획도 없이 곧 바로 영농현장에 뛰어들게 됐다.

“농사 지을만하네요. 한 우물 파는 마음으로 열심히 한다면 못 할 게 없어요. 직업의 ‘호불호’는 없다고 생각해요.”

유호창 국장은 농사 규모화에 승부를 걸었다. 규모화를 하면서 건강한 몸은 자산이 됐으며, 현재 동백영농조합법인 대표로서 벼농사 18만평을 하고 있다. 자가 논 4만6000평과 나머지 위탁·임대 농사, 여기에 등외 농사를 더해 기산면 내 반경 5㎞ 두북서래야친환경쌀생산단지 일대 36만평의 뜰이 그의 영농 영역인 셈이다.

유 국장은 한우 사육(92두)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 지역 내 34만평의 조사료생산단지를 조성해 양질의 옥수를 축협에 공급하고 있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현 수준을 만족하고 살아간다면 발전할 수 없어요. ‘불가능 이란 없다’는 정신으로 뭐든 시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유 국장은 2018년 들녘경영체를 조직했다. 40여 농가가 참여하는 규모화를 이뤘다. 뿐만 아니라 조합원 모두 단일 품종을 재배하는 등 여러 혜택을 볼 수 있다. 규모화 공동 대응으로 농산물 가격 급·등락을 면할 수 있어 일정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또 각각의 여러 농산물을 소포장 세트로 묶어 판매해 소비자의 호 반응 속에 구매력이 증가하게 돼 조합원 소득이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농수산대학교 친구 4명이 협업하는 잡곡 소포장 세트가 눈에 띈다.

유 국장은 “시흥·보령·군산에서 농사짓는 친구들과 함께 각각 생산한 귀리·조·흑미·콩을 소포장 세트화 해 경기도 시흥농협 판매장에서 상시 판매하고 있으며, 명절 선물세트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귀뜸했다.

평소 유 국장을 가까이서 지켜봐 왔던 신동설 한농연서천군연합회장은 “근면 성실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농사일에 대한 열정 또한 대단해 마을 및 면 내 농사를 내 것처럼 잘 관리하고 있다”며“바쁜 가운데도 한농연서천군연합회 사무국장 일을 묵묵히 잘 해주고 있어, 항상 고맙고 때론 미안한 마음을 들게 하는 고령화 시대 농촌의 큰 버팀목이다”고 극찬했다.

요즘처럼 농촌 인력난에도, 유 국장은 협업을 통해 엄청남 규모의 농사를 무리 없이 해내고 있다. 

“농업에 대한 꿈은 있으나, 영농기반 취약으로 날개를 펴지 못 하는 이들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면서 공유하고 있어요.”

대학 선(1인)·후배(1인)과 대학 재학생(2인)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선·후배 2인에게는 월급을 지불하되, 별도 농토 또한 제공해 자신만의 농사를 짓게 함으로써 이곳에 정착토록 유도했다. 5명의 선·후배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으나, 미래 먼 훗날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 국장과 동향인 이대희 한농연충남도연합회장은 “유 국장은 고령사회 농촌에서 기대해 볼 만한 전국 최고의 희망이며, 정부의 농촌 인재 육성 기준으로 추천할 만한 인물”이라며 “작금에 만족하지 말고 보다 과학영농, 전국 네트워크화에 심혈을 기울여 타의 본보기로 성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유 국장은 지자체 농업직 공무원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아끼지 않았다.

“농사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정보 공유 및 행정적 지원 등이 밑거름 되는 걸  알게 됐어요”라고 말하는 유 국장은 “지난 봄 새벽 일찍 못자리 살피러 나가 보니 벌써 공무원이 나와 있는 걸 보고 놀랐고, ‘영농 준비가 잘 되고 있는 지 궁금해서 일찍 나와 봤다’는 공무원의 말에 힘이 났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유 국장은 “아직 이곳에서는 농촌 고령화를 피부로 느끼지 못할 만큼 모든 분들이 열정적으로 농사짓고 있다”며 “앞으로는 좀 더 여러 사람이 참여해 능률적인 영농 과학화를 이루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서천=윤광진 기자 yoonk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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