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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우수 농업경영인 <30>하태홍 농진청 현장명예연구관“농업용 강변여과수 개발…물문제 해결을”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 하태홍 씨가 자신의 시설고추 재배 비닐하우스 안에서 ‘남지형비닐하우스’의 새로운 표준모델 마련과 낙동강변 농업용 강변여과수 개발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이후 지하수 사용
석회질 많고 산도·염분 높아 애로
창녕 함안보 용수도 ‘그림의 떡’

변화된 여건·높아진 기술력 반영
남지형하우스 새 모델 마련을


“낙동강변에서 맑은 물로 시설채소농사를 짓던 많은 농민들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온실을 강둑 밖으로 옮겼는데, 지하수 산도(pH)가 높고 염분까지 나와 물이용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낙동강 물이 지척에 있지만 ‘그림의 떡’입니다. 농업용 강변여과수 개발이 절실합니다.”

경남 창녕군 남지읍 들판에서 벼, 마늘, 양파, 시설고추를 재배하면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 논이용작물과 현장명예연구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농업경영인 하태홍 씨는 이와 같이 피력했다.

하 씨는 4만9500㎡(1만5000평)의 논에 벼를 수확한 후 마늘과 양파를 1만6500㎡(5000평)씩 재배하고, 3300㎡(1000평)의 비닐하우스에서 고추도 생산하는 부지런한 농사꾼이다.

또한 자신만 부자가 되는 농사가 아니라, 지역 농민들이 함께 잘 사는 농사를 짓고자 왕성한 농정활동을 펼치며 다양한 지원시책 수립과 제도 개선을 일구어낸 지역리더이기도 하다.

그는 창녕지역에 적합한 벼 신품종 도입을 촉진시키고자 농촌진흥청의 도움을 받아 매년 약 5종의 벼 신품종을 시범적으로 재배해왔다. 자체 비교전시포를 운영, 십수년간 품평회를 열며 지역농민들과 활발히 소통했다. 그 결과 밀양 165호인 주남벼, 백옥찰벼, 영호진미 등 우수 벼 품종의 창녕지역 보급을 앞당기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지금은 일반화돼 있는 벼 육묘매트 상토 지원사업도 하 씨가 한농연창녕군연합회 회장을 맡았던 시절에 전국에서 가장 발 빠르게 견인해낸 농정시책이다.

정부 추곡수매 폐지로 인한 농가소득감소분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며 벼 기계이앙 상토매트, 논 콩 재배 생산비, 유기질퇴비 지원을 대안으로 제시해 전액 군비로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 사업은 호평을 받으며 인근 시군으로 확산됐다. 벼 PP포대 구입지원사업도 이끌어냈다.

양파 종자 용량을 속이는 부정유통을 개선하고 표시방법을 변경시켜낸 것도 하 씨가 주도한 대표적 농업관련 제도 개선 사례로 손꼽힌다.

고가의 양파 종자가 표시수량에 못 미치게 용기에 담겨져 판매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결과, 국립종자관리소의 양파종자 부정유통 실태조사를 통해 5개 종자사업자의 부당한 표시행위에 대한 시정조치를 이뤄냈다. 그리고 양파 종자의 용량 표시방법도 기존 부피단위에서 중량이나 개수 단위로 변경시켜내 농민들이 손쉽게 측정할 수 있도록 개선해냈다.

또한 하 씨는 내재해형 비닐하우스 표준규격을 지역별 기후 특성과 재배작목을 고려해 다양화시켜 정부의 재해복구비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도록 하는 활동에도 각별히 힘써왔다.

최근 들어 하 씨는 ‘남지형비닐하우스’의 새로운 표준모델 마련과 시설하우스 농가의 고질적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농업용 강변여과수 개발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여나가고 있다.

하 씨에 따르면 낙동강변 충적토가 풍부하고 일조량이 많은 창녕군 남지읍 들판은 오래 전 시설하우스농업이 발달했다. 이에 측고가 남쪽 2m이하 북쪽 3~4m, 폭이 8~12m, 길이가 80~100m 가량 되는 ‘남지형비닐하우스’가 정착돼 인근 다른 지역에까지 보급됐다.

이 지역 주작물인 풋고추, 오이, 가지 등 시설채소의 가격이 3월까지 단경기에 무난히 유지됐던 시절에는 열손실을 최대한 줄여 난방비를 절감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지붕이 낮은 비닐하우스가 대세를 이루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비닐하우스는 낮아서 이중커튼을 못하기 때문에 겨울철 열손실을 줄이고 고온기 햇빛을 차단시키기에는 한계가 많다. 규격화와 과학영농이 여의치 않아 세밀한 온습도관리가 잘 안되고, 수확기간도 짧다.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폭락사태가 빈번해진 요즘에는 채산성을 맞추기가 더더욱 힘들어졌다. 자연재해에도 여전히 취약하다.

이에 하 씨는 “변화된 여건과 높아진 기술력을 반영한 ‘남지형비닐하우스’의 새로운 표준모델을 조속히 재정립해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예전엔 낙동강변 지표수의 맑은 물로 시설채소농사를 지었지만,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온실을 강둑 밖으로 옮긴 후에는 암반지하수를 개발해 농업용수로 사용하게 됐다”면서 “지하수가 석회질이 많고, 산도(pH)가 높고, 염분까지 머금고 있어 문제가 많다”고 토로했다.

특히 “4대강 사업으로 창녕함안보가 건립돼 낙동강 수량이 풍부해졌다지만, 시설하우스에는 용배수 시설이 연결되지 않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잦은 안개 발생으로 일조량 감소와 병해충 유발 등 심각한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하 씨는 “농업용 강변여과수 개발을 통해 만성적인 물 문제를 해결해야 낙동강변 창녕군 남지 시설농업의 ‘르네상스시대’를 다시 열수 있다”면서 “농민단체와 농협이 농민들의 절실함을 받아 안아 지자체와 정부를 적극 설득해 지원을 이끌어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창녕=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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