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좋은 값에 팔아주는 게 최우선”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한우 농가 큰 돈 벌지 못하는데
최근 사룟값 급등, 경영 더 악화

2019년 조사료생산사업단 꾸려
생산비는 낮추고 품질도 높여

조합 순이익도 큰 폭 확대
조합원 건강검진 등으로 환원

신동훈 원주축협 조합장은 사료 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조합원들의 생산비 절감을 위해 조사료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영실적 향상으로 발생한 수익을 모두 조합원들에게 환원사업으로 돌려주고 있다.
신동훈 원주축협 조합장은 사료 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조합원들의 생산비 절감을 위해 조사료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영실적 향상으로 발생한 수익을 모두 조합원들에게 환원사업으로 돌려주고 있다.

“조합원인 축산 농가들의 생산비는 최대한 낮추고 생산된 축산물은 책임지고 좋은 값으로 팔아주는 것이 경영의 최우선입니다.”

신동훈 원주축협 조합장은 지난 1992년 낙농업으로 농어민후계자에 선정돼 1000만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농지와 기반시설을 구축했다. 1998년 작목을 한우로 변경해 지금은 한우 300두 규모로 농장이 확대되고 안정돼 있지만 중간에 큰 시련도 몇 년 겪었다고 설명한다.

2000년 당시 구제역 발생과 한우 가격 폭락으로 기반이 크게 흔들렸지만 두수를 60마리로 줄이고 자체적으로 옥수수 등 조사료 생산을 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170두 규모로 늘어난 2010년 또 한 번 구제역이 닥치고 가격이 하락하자 옥수수 사료 생산을 더 늘리고 모든 수정도 자가로 돌리면서 원가절감을 실현해 두 번째 위기를 극복했다.

현재도 한우 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축산 농가들이 크게 돈 버는 구조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6∼7개월 송아지를 400만원에 구입하고 24개월 동안 400만원 정도의 사료비와 약품비 등을 들여 출하가격이 약 1000만원이다.

신동훈 조합장은 “송아지를 외부에서 구입하지 않고 자가 생산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그나마 경쟁력이 있지만 구입해서 키우는 농가들은 최근에 사료 값이 30% 이상 급등하면서 더 경영이 악화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조합장이 농가들의 생산비를 줄이려고 애쓰는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그는 2015년 조합장 취임과 동시에 구상해 2019년 조사료생산사업단을 만들어 조합원들이 자체적인 조사료 생산을 통해 생산비를 낮추고 품질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사업단은 3개 팀으로 직원 3명 조합원 6명으로 구성되며 트랙터 3대와 자주식 베일러 등 10여개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농가들의 조사료 생산에서 파종에서 수확까지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지난해 조사료 사업단은 137농가를 지원해 72만8000㎡ 농경지에서 옥수수, 수단그라스, 호맥, 등 1만602롤을 생산했다. 이 사업으로 농가들은 조사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논과 밭에 조사료를 생산하기 때문에 다른 농작물의 가격지지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사료 생산에서 꿀벌들의 중요한 밀원을 제공하기 때문에 양봉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우 130두를 키우는 조합원 김모씨는 “사업단이 없을 때는 엄두도 못 냈는데 지금은 쉽게 조사료를 생산해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 조합장 취임 이후 조합경영도 크게 신장되고 이익도 늘어났다. 취임 당시인 2015년 순이익이 4억7300만원 정도였으나 지난해 순이익은 21억900만원으로 450% 이상 늘었다. 총 자산도 5450억원을 넘어섰다. 이익을 환원하기 위해 조합원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인당 40만원을 들여 250명에게 검진을 실시해 종양 등 각종 질병을 발견해 치료했다. 조합원 자녀들 중 대학생들에게 1인당 200만원의 장학금을 주고 있으며 지난해 12명이 받았다. 사랑의 송아지 전달식도 실시해 지난해 20마리를 어려운 조합원들에게 전달했다.

이 같은 노력이 힘입어 2015년 구조개선조합이던 원주축협은 복지조합으로 승격됐다. 지난 5월 5∼7일 코로나19 규제가 풀리자 가장 먼저 원주축협은 ‘치악산한우·한돈숯불구이 축제’를 개최해 조합원과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동안 웅크렸던 생활에 활력을 주었기 때문이다.

신동훈 조합장은 지정초·중, 원주고, 상지대를 졸업했으며 한농연원주시 사무국장과 원주시한우협회장 등 지역사회에도 적극 참여했다.

신 조합장은 “축산농가들은 생산비가 폭등하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소비자들도 안정적이고 적절한 가격에 축산물을 소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조합원 지원사업과 소비자들의 요구에 호응하는 축협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주=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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