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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우수 농업경영인 <32>충남 천안시 굼벵이 사육농가 안진두 씨“냄새 없는 굼벵이 가루 개발…주문 쇄도”

[한국농어민신문 윤광진 기자]

▲ 안진두 씨가 자신이 개발한 선반에 쌓아 둔 굼벵이 상자를 살펴보고 있다.

수차례 실패 거듭한 끝에
특유의 냄새 제거 성공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게

“건강 증진은 물론 환경지킴이”
썩은 과일·발효톱밥 먹어
식품 쓰레기 처리 등 주목
“혼자만의 성공 의미 없어”
사육기술 전수에도 앞장


흔히 ‘굼벵이’, ‘꽃벵이’로 불리는 ‘흰점박이꽃무지’는 사람들에게 왠지 혐오스런 곤충으로 여겨진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인간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곤충으로 알려졌음에도, 먹기에는 꺼림칙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굼벵이는 농가소득원이자 환경지킴이이며, 또한 아픈 사람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곤충이라는 긍정론을 펴는 농민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에 사는 안진두 씨(62)는 5년 전 처음 굼벵이 사육을 시작해 지금은 전국에서 유명 인사가 됐다.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부부싸움도 잦았지요. 돈 벌이가 안 되니까 집사람의 반대가 심했어요.” 미진한 사육기술과 판매처 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영악화의 늪에 빠져 들었던 것이다.

대부분 사육농가 제품이 그렇듯이, 안 씨가 생산한 굼벵이 가루도 냄새가 나서 먹기에 불편했다.

“냄새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만 있다면, 그래서 남녀노소 누구나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면 분명코 먹어 본 사람의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쇄도할 것으로 판단했어요.”

때문에 안 씨는 냄새 안 나는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타 농가 제품과 별반 차이 없는 제품 생산으로는 어렵다는 판단 하에, 굼벵이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는 제품생산 연구에 몰두했다.

의지만으로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고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실패에도 그의 의지를 꺾지 못했고, 노력 끝에 냄새 없는 굼벵이 동결건조가루 생산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신제품은 먹어 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갔고, 냄새 때문에 먹기를 주저했던 사람들 초차 주문 대열에 합류했다.

“전화 및 인터넷 주문이 쇄도했어요. 먹고 효과 봤다는 소비자가 많았어요.”

비법은 굼벵이를 죽여 물에 넣고 끓일 때 그리고 배설물을 제거하는 과정 속에 숨어 있었다. 100평 규모로 건립된 하우스 시설. 그 안에 마련한 50평 남짓한 사육실에는 지금의 안 씨를 있게 해 준 보물 상자인 굼벵이 사육상자가 선반 위에 수북이 쌓여 있다.

안 씨는 “인근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이 암 수술 받은 후 굼벵이 동결건조가루를 먹고 기력을 회복해 운동하며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간 건강을 위해 장복한 소비자는 ‘혈당까지 좋아졌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 오는 경우가 많다” 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그는 굼벵이를 단순히 건강식품 원료로만 볼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차원 즉 환경을 지키는 유익한 곤충 이라는 지론을 폈다.  

굼벵이의 주된 먹이가 썩은 과일과 참나무 배지 발효톱밥이기 때문이다. 과원 또는 마트에서 버려져 쓰레기로 남는 부패한 바나나, 수박, 배 등과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 요구르트 등을 먹어 치워 준다는 설명이다. 특히 참나무 배지로 사용했던 (썩은)발효톱밥 역시 주된 먹이인데, 여기에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나 요구르트를 섞어 먹이로 주면 굼벵이가 아주 잘 먹는 다는 것. 과원 밭에 버려진 과일 쓰레기를 처분해 주고 또한 마트에서 배출되는 식품 쓰레기를 먹어 치우니 ‘환경 청소부’ 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안 씨가 사육하는 굼벵이의 1주일 치 먹이는 과일 10 컨테이너 정도와 상당량의 참나무 (썩은)발효톱밥이다. 아울러, 안 씨는 “사육기간은 2∼3개월 정도이며, 전통방식(짚)으로 키우는 것보다 썩은 참나무 배지를 이용하면 연간 사육 횟수가 늘어 생산물량 증가로 이어지고 농가소득이 증가한다” 고 귀띔했다.

한편 안 씨는 자신이 터득한 제조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농가에 전수하고 있다.

“혼자만 성공해서는 의미 없어요. 굼벵이 산업을 살리려면 많은 사람이 굼벵이 사육에 뛰어 들고 모두가 성공해야 하지요.” 지금까지 11명의 굼벵이 전문 사육농가가 제조 기술을 전수 받아 곳곳에서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평택과 세종에 사는 두 사람이 제조 기술을 배우고자 자주 찾아오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모 제약회사와 굼벵이 동결건조가루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 확대를 넓혀 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월 50㎏ 물량의 동결건조가루를 납품하고 있는데, 이는 농장경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있어 최소한의 고정 판매 수익 물량에 해당한다. 제품의 안정성도 확보했다. 납품계약 체결 전에 제약회사 측이 납과 중금속 등이 검출되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제품 성분분석을 했는데, 전혀 이상 없는 것으로 나왔다. 앞으로 거래처를 좀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납품물량을 대거 확보할 경우 자신의 제조 기술을 전수 받은 농장주와 연계 판매 계획을 구상 중이다.

“이제 시작입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 굼벵이 사육 판매에 승부를 걸까 해요.”  

안 씨는 “굼벵이가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고 판매 촉진으로 농가소득이 크게 증가하는 그런 날이 조속히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천안=윤광진 기자 yoonk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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