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흐름 맞춰 새로운 작목·기술로 승부”

▲ 변화의 흐름에 맞춰 농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는 송석교 한농연나주시연합회장.

지역서 처음 시설하우스 도입
젊은 패기로 참외농사 시작
농기계 임대사업 확장 이어
수도작, 화훼로 작목전환 시도
심비디움 내수·수출 두 토끼 잡고
과채류 전환 ‘끊임없는 도전’


“농사가 천하의 가장 큰 근본이 되는 ‘농자천하지대본’ 시대는 지났습니다.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이제는 경쟁력 있는 새로운 작목과 기술들을 개발하고 시대흐름에 맞춰나가야 합니다.”

40여년간 전남 나주 남평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송석교(54) 한농연나주시연합회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변화를 통한 농업 경쟁력 강화에 애를 써온 진정한 농사꾼이다.

평생 주소 한 번 옮긴 적 없는 남평 토박이 송 회장은 학창시절부터 농사꾼의 꿈을 품어왔다.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짓던 그는 광주농고에서 농업에 대한 지식과 기술들을 익혀 1984년, 본격적으로 시설하우스 농사를 시작했다.

“제가 지역에선 최초로 시설하우스를 도입했었죠. 도전의식이 강했던 터라 젊은 패기로 새로운 농사에 도전했습니다.”

2000㎡ 면적의 하우스에서 참외농사를 도전한 송 회장의 시작은 성공적이었다.

“그때 참외시세나 지금의 참외시세나 비슷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상당히 돈이 됐었죠.”

그 후 농기계로 눈을 돌린 송 회장은 참외농사와 더불어 농기계 임대(농작업 대행)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가 농기계 사업을 시작 한 것도 농사를 짓는 사람으로서 최소한 자신이 다루는 기계에 대한 기본적 지식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도전이었다.

농기계 사업을 하다 보니 수도작 면적은 확대되고 시설재배 면적은 자연히 줄어들었다. 그렇게 수도작 면적을 확대해 가던 그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타결된 1993년, 화훼로 작목 전환을 시도했다.

쌀농사만으론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전혀 새로운 작목으로 전환한다는 자체가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고, 시대의 흐름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생각했죠.”

송 회장은 시설하우스 현대화를 통해 신 소득작목이었던 서양난 ‘심비디움’에 뛰어들었다. 그의 3번째 도전도 성공적이었다. 그가 키운 고품질 심비디움은 내수시장은 물론 중국 수출길에 올라 수출탑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당시 송 회장은 심비디움을 통해 연매출이 3억원 이상을 올리며 전남 나주가 우리나라 최고의 심비디움 출하산지가 되는데 이바지 했다. 그렇게 20여 년간 심비디움 재배에 몸 담았던 송 회장은 다시 한 번 변신을 시도하게 된다. 

중국시장의 불황, 내수시장 판매부진과 함께 김영란 법 등으로 화훼시장 위축을 감지한 송 회장은 과채류 쪽으로 빠르게 전향을 시도한 것이다.

“변화의 바탕에는 ‘온고지신’의 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 새로운 것만 좇다보면 근본을 잊기 마련이니까요.”

그가 수도작과 함께 과채류로 전환한 것도 한국농업의 근본이 되는 작목들을 재배하며 마음을 새롭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새로운 도전은 있었다. 변화의 흐름에 맞춰 친환경농업을 시도, 송 회장이 재배한 농산물은 도내 학교급식으로 납품되고 있다.

“이제 18동의 하우스에서 대파, 호박, 가지, 양파 고추를 재배하고, 쌀농사도 지으며 1년을 누구보다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연합회 활동을 소홀히 하진 않습니다.”

‘사회활동은 시간이 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라는 송 회장은 87년도부터 한농연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특히 오랫동안 연합회 활동을 하면서 끈끈한 인맥을 바탕으로 지역에 어려운 회원농가들을 돕고 후배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석교 회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를 하면 좌절하지만,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며 “우리 농업인들도 시행착오를 두려워 말 되,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현명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농업인들을 위해 조언했다.

나주=최상기·김종은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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