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우수 후계농업경영인

[한국농어민신문 이강산 기자] 

광주·서울서 유학 후 고향 돌아와
논·밭 일구고 한우 사육으로 성공

돈 좇기보다 ‘함께 잘사는’ 삶 꿈꿔
한농연 활동에 옥천농협 이사까지
지역 농업·농촌 발전에도 헌신

김성일(58) 한농연 해남군 연합회장은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두륜산이 내려다보고 있는 북일면에서 논 3만 5000평, 밭 3만평(동하계 조사료·콩 재배), 한우 250두를 사육하고 있다.

“농업이 천직”이라는 김 회장은 광주와 서울 유학 경험에도 졸업 후 바로 고향으로 내려와 농업인이 됐다. 

1984년 귀향한 김 회장은 부모님과 함께 일하다 1994년에 후계자에 선정돼 받은 1500만원으로 1200평 밭을 매입하면서 본격적인 농업인의 길을 걸었다. 해남 대표 밭작물인 배추와 마늘 농사를 짓다 2007년 한우 6두 입식을 시작으로 현재는 축사 세 곳에서 250두를 사육하고 있다. 현재는 한우 사육을 중심으로 벼 재배와 밭에서는 동·하계 사료작물 재배로 한해 1억5000만원 순수익을 거둔다고 한다. 

성공 비결을 묻자 김 회장의 대답은 “윤인미(58) 여사를 20대 초반에 만나 가정을 빨리 꾸렸고, 큰 돈 기대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면서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서 이웃과 함께 잘살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웃과 함께 잘살자는 김성일 회장의 생각은 10년 넘게 매년 면사무소에 쌀 20~30포대 기부로 이어졌다. “전부터 통장이 플러스가 되면 기부하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죽을 때까지 못 할 것 같아 바로 기부를 시작했다”면서 “풍족하고 넘칠 때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을 생각하고 도울 수 있는 것에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기부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밝혔다. 

한농연 활동과 함께 옥천농협 이사로 지역 농업 발전을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는 김 회장은 농업정책과 관련해 “정부에서 타 작물 재배 유도를 위해 조사료 재배를 권장하고 있으나 벼와 콩에 비하면 수익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농가에 현실적인 도움을 주려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신규 회원 유입이 줄어들고 있는 한농연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과거 후계자가 되면 한농연에 가입이 당연했고 적극적으로 활동했는데, 지금은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해 청년 농업인을 만나도 가입 유도가 어렵다”면서 “청년 농업인 유입을 위한 시스템과 인센티브 마련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성일 회장은 “최근 동생이 오랜 군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귀농했고 둘째 딸도 소를 키우기 위해 농장에서 일을 배우고 있는데, 가족이 함께해 든든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힘든 길을 가는 것 같아 걱정도 된다”면서 “아들도 최근 공무원으로 생활을 시작했는데 처음의 마음가짐을 잊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길 응원한다”라면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해남=이강산 기자 leeks@agri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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