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제품의 도시로 만드는 게 목표”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찾는 이 없는 중산간 외진 목장
연간 40만여 명 찾도록 만들어

우유 생산·가공품·체험 등 통해
연매출 총 22억, 6차산업 선도   

지속적 공부·준비가 성공비결
SNS 홍보·이벤트화 등도 중요 

이성철 농업회사법인 (주)아침미소 대표는 6차산업을 통해 도시민들에게 제주 농촌과 농산물을 알리고 있다.
이성철 농업회사법인 (주)아침미소 대표는 6차산업을 통해 도시민들에게 제주 농촌과 농산물을 알리고 있다.

“농업을 통해 생산에 그치지 않고 가공을 하겠다면, 시작하기 전에 판매를 생각하지 말고 판매할 것과 누구에게 판매 할 것인가를 우선 공부를 해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낙농업 분야는 현재 레드오션이지만, 나만의 시장을 확보해 블루오션을 만들고 농업도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제주를 유제품의 도시로 유명하게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이다.”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농업 관련 유관기관들은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6차산업화 성공모델을 발굴하고, 지역에서는 농업을 관광, 식품, 문화예술, IT 등과 연계한 6차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6차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2014년 전국 최초로 6차산업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현장 중심형 중간 지원체계인 6차산업 지원센터를 출범 시켜 운영 중이다. 제주농업의 6차산업화는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개방화 등의 위기 속에서 생산, 가공, 유통, 관광 등을 결합해 농촌지역 일자와 소득 창출로 농업·농촌을 활성화 시키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제주 6차산업의 대표 주자가 ‘아침미소목장’이다.

누구하나 찾는 이 없는 중산간 외진 목장을 연간 40만여 명이 찾는 유명 목장으로 만들어낸 농업회사법인 (주)아침미소 이성철(67) 대표를 만나 6차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1984년 축산 부문으로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그는 제주시 월평동 일대 24ha 규모의 목장에서 착유를 위한 경산우 60마리, 송아지 60마리, 체험용 숫송아지 20마리를 키우고 있다. 

목장에서 하루 생산되는 우유는 1600리터로 이 중 400리터는 축협 납품, 나머지 1200리터는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치즈 등으로 가공·생산해 백화점과 목장 내방객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한 연매출이 우유 생산 및 납품 등 목장 운영 7억원, 관광객 체험 5억원, 가공품 유통·판매 10억원 등 총 22억원에 달할 정도로 6차산업을 통한 큰 성장을 이뤘다. 

후계농 선정 당시 젖소 3마리와 목장지 13ha를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이후 38년간 목장 운영하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그 과정에서 그가 강조하는 성공 노하우는 목장과 가공 등 해당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공부와 사전준비다.

그는 “어릴 적 꿈이 목장을 운영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위해 대학에서 축산을 배우고 낙농업을 더 배우기 위해 1년 반 정도 일본 유학을 다녀왔다”며 “국내에서 낙농업이 시작되는 단계라 목장 운영이 쉽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그는 “기존 방식과 다르게 목장을 운영하기 위해 1994년에 체험목장을 시작하려다 사정상 미루고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했다”며 “체험과 가공을 위해 순천대에서 유가공을 배웠고, 운이 좋게 요구르트를 대형프랜차이즈사와 백화점에 납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장이 유제품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목장 체험이 늘기 시작해 5년 전 2만여명 수준에서 지금은 연간 40만여명으로 방문객이 늘었다”며 “방문객이 늘면서 사업 구조도 개편하고, 직원도 25명까지 늘려 청년동행일자리우수기업으로 올해 선정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공을 시작했을 때 판매만을 생각했다면 지금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가공품을 판매할 생각에 앞서 가공 제품에 대한 공부와 상품을 소비할 타켓에 대한 마케팅적 공부가 미리 이뤄져야 한다”고 성공 팁을 얘기했다.

그는 “요구르트를 가공·생산할 때 어린이가 있는 엄마를 타켓으로 제품에 대한 고민과 공부를 해서 실패 확률을 낮췄다”며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 동물복지 인증을 받아 좋은 우유를 생산하고, 정직한 제품을 만들어 신뢰를 쌓은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장이든 가공이든 공부를 멈추면 발전도 멈춘다고 생각하고 있어 6차산업지원센터 등에서 진행하는 역량강화교육을 매번 받고 있다”며 “아내 역시 예순넷 나이에도 유가공 관력 석사 학위 공부를 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6차산업 추진에 있어 성공 열쇠가 되는 홍보에 대해 ‘내가 해야하는 것’과 ‘남이 해주는 것’으로 나눠 생각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방문객 사이에서 SNS가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어 젖소 방목을 비롯한 모든 작업을 이벤트화해 친근성을 높이고 있다”며 “농사용 트렉터도 포드오픈카란 이름을 붙여 어린이 체험용으로 활용하고, 체험과 포토존을 다양하게 마련해 운영하는 등 내가 해야 하는 것을 생각하고 실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이 해주는 것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에 올라오는 게시물이다"면서 "이 게시물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5년간 7만건에 달하는 게시물에 일일이 시간이 날 때마다 답글을 달아 아침미소목장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농업도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이 보여주고 싶고, 제주에 우리와 같은 목장 10곳 이상이 생겨 임실치즈처럼 유제품의 도시를 만들고 싶은 것이 목표”라며 “대형 기업에서 못하는 틈새를 블루오션으로 나만의 시장을 확보해 가공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 시켜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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